Home > 신학ㆍ선교 > 칼럼
자승자강(自勝自强) - 심두진 목사(양서성전 담임)
 신경과학자 다니엘 레비틴이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주장을 펼쳐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 국민들이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 피겨스타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보면 ‘어쩜 저리 스케이트를 잘 타나’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김연아 선수가 환상적인 묘기를 선보이기까지 1만 번 넘게 빙판에 엉덩방아를 찧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적어도 한 분야에서 이름을 얻기까지 그들은 1만 시간, 다시 말해 10년 이상의 세월을 투자했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그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러면 1만 시간, 10년이라는 세월이 말하는 게 무엇인가? 단순한 노력만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일본 에도 시대에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무사가 있었다. ‘무사시’라는 영화로도 유명하다. 인격이 출중하고 용맹스러운 덕장이자 용장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사람을 흠모했다. 어느 날 한 젊은이가 미야모토 무사시를 찾아와서는 아주 간절하게 물었다. “만일, 제가 열심히 수련하면, 몇 년 만에 일류 무사가 될 수 있겠습니까?” 미야모토가 대답했다. “한 평생이 걸릴 것일세”, 젊은이는 그렇게 오래 걸려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에 다시 물었다. “만일 제가 모든 노력을 다 쏟아 붓고 당신의 시종들과 함께 곁에서 당신을 모시면서 배운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리겠습니까?” “아마도 10년은 걸리겠지”라고 미야모토는 대답했다. “하지만 저에게는 그렇게 허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살아 계실 적에 훌륭한 무사가 되어야 합니다. 저에게 알려주십시오. 제가 정말 거듭 노력을 한다면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젊은이는 아주 간절하게 다시 물었다. “흠, 그렇다면 한 30년은 걸릴 걸세” 젊은이는 화가 났다. ‘뭐 이런 게 다 있어? 어떻게 노력을 하면 할수록 시간이 더 걸린단 말이야?’ 그때 미야모토가 젊은이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지금 네 눈은 모두 최고의 무사가 되는 데에만 팔려 있구나. 너 자신을 보는 눈은 어디에 있단 말이냐? 일류 무사가 되기 위해서는 너의 두 눈 중 하나는 늘 네 마음속을 들여다 봐야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밖으로부터 오는 도전을 이겨야 하고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지지 않아야 하며 무엇보다 기량을 연마하기 위해 무수한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그러나 미야모토 이야기가 들려주는 것처럼 진짜 핵심 요인은 자기 자신이다. 앞에 놓인 목표나 밖으로부터 오는 장애가 중요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자기와의 싸움이다.

 논어에 자승자강(自勝自强), 자지자명(自知者明)이란 말이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다’ ‘자기 자신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밝은 사람이다’ 신앙인들이 종종 사용하는 말 중에 “시험에 들었다. 유혹에 넘어갔다”는 이야기는 내가 유혹에 진 것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진 것이다. 내가 유혹을 이겼다는 것은 유혹을 이긴게 아니라 사실은 내가 나를 이긴 것이다. 남을 이기는 건 쉽다. 진짜 어려운 것은 나 자신을 이기는 것이다. 나를 알고 나를 이기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는 것 뿐이다. “내게 능력 주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기사입력 : 2011.04.01. pm 16:2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