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 불신 퍼뜨리는 신천지
신천지로 인해 교회의 본질 훼손되면 안돼
피해자들 위해 기도하고 치유와 회복 도와야
신천지교회 문제가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다. 신천지교회로 인한 가정파탄과 설립자 이만희 씨에 대한 신격화 문제가 언론에 상세히 보도됐고, 신천지가 성역화하고 있는 경기도 과천에 ‘신천지대책 과천시 범시민연대’가 최근 발족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주목할 만한 일은 최근 신천지교회를 비판한 사람들을 신천지 측이 고소를 했는데, 이에 대해 법원은 “신천지교회는 내부적으로 상당부분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종교”라며 피고소인들을 불기소했다. 한국교회의 공익을 위해 신천지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법적인 계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신천지의 사단법인 신청도 불허되었다. 그 이유는 신천지가 문제가 있는 종교단체라는 이유 때문이다. 신천지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신천지로 인해 교회 안에 상호불신이 싹트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천지교회 추수꾼들(교회 안에서 정체를 감추고 포교활동을 벌이는 신천지 신도들)로 인해 교회 안에서 서로를 신뢰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목회자들은 이제 새로운 신자들이 와도 그렇게 기쁘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신천지의 ‘비정상적인 포교활동’도 문제이지만, 이로 인한 ‘신앙공동체의 내적분열’이 심각하다. 소위 ‘신천지교적부’로 인한 피해사례들이 그것이다. 교적부에 이름이 거명된 당사자들과 그 가족들의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 신천지에 있을 때에는 신천지에게 피해를 당하고, 신천지를 이탈한 후에는 교회로부터 오해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설상가상으로 신천지는 교회갈등을 더욱 부추기기 위해 신천지에 단순하게 참가했거나 이탈한 사람들의 명단으로 만든 거짓 교적부를 역으로 살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근본적인 원인제공자는 신천지다. 이들의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포교방법이 교회로 하여금 강한 방어벽을 세우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신천지문제에 대해 교회와 사회가 한 목소리로 대응해 나가고 있는 지금, 교회의 내부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만 한다. 이단과의 영적싸움에서 순수한 그리스도인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단과의 싸움이라는 명분으로 인해, 우리 안의 하나님의 형상이 파괴돼서는 안된다. 이는 이단사이비들의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단에 대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순결한 그리스도의 신부로 살아남는 것이다. 신천지에 대한 성급한 대응으로 인해 기독교의 본질이 훼손돼서는 안된다.
신천지가 장기적으로 존속될 가능성은 다소 부정적이다. 하지만 신천지로 인한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신천지의 비상식적이고 공격적인 포교전략에 수세적으로 방어하는 시기를 넘어, 신천지 피해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치유와 회복 프로그램의 운영을 논할 시기가 되었다.
많은 교회와 가정이 신천지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부모, 배우자, 혹은 자녀들이 신천지에 미혹되어 고통 받는 피해자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 이천년 교회역사 가운데 이단문제로 인한 피해자가 없었던 적이 없다. 우리는 안이한 호기심의 눈이 아니라, 피해자의 애통하는 마음으로 이단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
신천지에 빠진 분들도 피해자들이지만, 이들을 가족으로 둔 이들은 더 큰 피해자들이다. 신천지를 비판하고 대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신천지의 몰락과정이 시작되는 것을 보며, 피해자들의 치유와 회복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회와 가정이 이들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품었을 때만이 진정한 치유와 회복이 일어날 수 있다.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학교 교회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