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TV 심취하면 정체성, 자기발견 기회 놓쳐
또래 놀이 통해 의미 있는 소통 끌어낼 수 있어

 과거, 청소년들이 오락이나 게임에 중독되는 것을 문제라 했다면 요즘은 스마트폰이나 타블렛 PC의 과도한 사용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보다 손쉽게 TV나 인터넷을 접할 수 있게 된 요즘의 환경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서로 대화하지 않고 연예인들의 기사나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와 영화 등을 보며 간접적인 만남이나 가상 현실을 즐기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쉽다. 영아기에 비디오만 틀어주고 아이와 직접적인 접촉자극을 주지 않았을 때 자폐성향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많은 연구들은 증명해 오고 있는데 이제는 영아기가 아닌 청소년기나 청년기의 과도한 인터넷 사용이 사회적 관계 능력과 인성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야 할 상황이다.
 교회학교 안에서도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인 곳에는 항상 스마트폰이 있고 그것으로 이곳저곳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다. 혼자 있는 아이들도 MP3 플레이어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요즘 인터넷상에는 각종 블로그, 카페, 미니홈피가 성행하고 있고 블로그나 미니 홈피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청소년은 없을 것이다. 이렇듯 인터넷상의 간접적인 만남과 소통 그리고 익명의 사람들과 정보교류가 성행하면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직접적인 접촉을 하지 않고도 누군가와 소통하고자 하는 기본적 욕구를 충족받을 수 있다.
 문자 서비스가 없던 시절 사람들은 누군가와 소통하기 위해 전화를 이용하는 일이 더 많았고 특별히 좋지 않은 일이고 피하고 싶은 대화일 때에도 어쩔 수 없이 전화로 목소리를 들으며 서로를 만나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어떠한가? 문자나 쪽지 그리고 인터넷 상의 댓글로 너무나 쉽게 뒷감당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절제되지 않은 말들을 쏟아낸다. 그 안에는 더욱 폭력적이고 원색적이며 조심성 없는 말과 행동이 포함되기 쉽다. 심지어는 본 적도 없고 서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서도 언어적 폭력을 가하거나 당하는 세상이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미니홈피를 폐쇄하고 블로그 활동을 접는 등의 대화 및 관계 단절을 하는 방법 또한 간단하다. 사람들은 더 이상 힘들게 용서와 화해를 해야 할 필요를 못 느끼고 단절된 관계로 인한 불편감을 느끼지 않고 외로움을 느낄 땐 인터넷 상의 익명의 사람들과 교제하며 관계를 원하는 심리적 욕구를 해결받는다.
 소통을 돕기 위한 기술이 발전할수록 건강한 소통은 점차 모습을 감추고 소통의 어려움을 돕는다는 미봉책만 늘어가고 있어 사람들은 더 이상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서로가 만나고 대화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청소년들은 친구관계를 통한 정체성 확립과 자기발견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렇다면 PC와 스마트폰에만 집중되어 있는 오늘날의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만남의 기술을 지도할 수 있을까? 관계지도에는 다양한 접근이 있겠지만 이번에는 청소년이 삼삼오오 모인 곳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신체놀이를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러한 놀이들은 간단하지만 자연스럽고 의미 있는 소통을 끌어내는 유익한 활동이다. 교회나 학교 등 청소년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함께 한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1 집단 외우기

① 4∼5명의 같은 또래 청소년들이 집단을 이루어 둘러앉도록 한다.
② 서로에 대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두 기억하도록 한다.
③ 모두 눈을 감게 한 후 리더는 “시계를 찬 사람은 몇명인지 손으로 표현해 보세요” “안경을 낀 사람은 몇명?” “청바지를 입은 사람은 몇명?” 등 다양한 질문을 하여 답을 손가락으로 표시해 보도록 도전한다.
④ 모두 손으로 답 표시를 하면 리더는 눈을 뜨게 한 후 정답을 확인시켜 준다.
⑤ 답을 맞춘 친구 중 한명을 리더로 세우고 나머지 친구들은 눈을 감게 한 후 친구들에게 “치마를 입은 친구는 몇명?” “운동화를 신은 친구는 몇명?” 등 한 가지 질문을 하고 다른 친구들은 같은 방법으로 맞춰 볼 수 있도록 한다.
⑥ 다시 정답을 맞춘 친구 중 한 사람을 리더로 세우고 “우리 중 머리가 제일 긴 친구는 누구?” “키가 제일 큰 친구는?” “손가락이 제일 긴 친구는?” 등 다양한 친구들의 특성에 대해 묻고 답을 맞춰 보도록 하는 식으로 활동을 응용하도록 한다.

 2 풍선 날리기

① 풍선을 한 사람에 하나씩 나누어 갖도록 한다.
② 리더가 풍선을 불어 손으로 잡은 뒤 다른 아이들에게 자신과 같은 크기로 풍선을 불어 잡아 보도록 도전한다.
③ 모두 풍선을 불어 손으로 잡으면 리더의 풍선과 가장 크기가 같은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해 보고 조금 더 크거나 작은 풍선의 사람은 바람을 빼거나 바람을 불어 넣는 등 크기를 똑같게 조정해 보도록 돕는다.
④ 모두 같은 크기의 풍선이 준비되면 이제 풍선을 잡고 한 줄로 나란히 선다.
⑤ 리더가 신호를 보내면 사람들은 모두 일제히 풍선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 풍선 날리기를 한다.
⑥ 풍선이 모두 날아가면 아이들은 그대로 서 있고 리더가 풍선 중 가장 멀리 날아간 풍선을 찾는다. 가장 멀리 날린 아이가 다시 리더가 되어 바람을 불고 남은 친구들은 그의 풍선과 같은 크기로 바람을 불어 다시 풍선 멀리 날리기 시합을 한다.

3 풍선 배구

① 풍선 하나를 적당한 크기로 불어 묶는다.
② 아이들을 두 팀으로 나누어 마주보고 앉힌 뒤 중앙에 테이프로 중앙선을 표시해 준다.
③ 리더는 풍선공을 손으로 쳐서 공중에 띄우고 어느 한 팀이 상대편으로 공을 패스하도록 한다. 공을 받은 팀은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쳐 올리고 상대팀으로 보내줘야 한다. 
④ 리더는 패스가 이뤄질 때마다 “하나 둘 셋” 등 숫자를 세어 준다.
⑤ 20개 이상 떨어뜨리지 않고 패스가 이어지면 목표치를 높여서 다시 놀이해 보도록 하고 이후에는 팀이 자리를 바꾸거나 팀 구성을 바꿔서 다시 놀이하도록 한다.
⑥ 풍선공 패스가 모두에게 익숙해지면 풍선배구로 놀이를 전환한다. 풍선배구 시에는 두 팀에 점수를 부여하고 상대가 받을 수 없는 영역으로 공을 보내거나 중앙선에 나뉜 영역 중 자신의 팀 영역에 풍선공을 떨어뜨리면 상대팀이 1점을 득점하도록 한다. 먼저 3점을 획득하는 팀이 승리한다. 역시 승패가 결정되면 자리를 바꾸거나 멤버를 교체해서 다시 활동해 보도록 한다.
글: 김수정(김수정심리발달연구소장)   그림: 염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