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위장 기적으로 회복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어

 청소년 무렵부터 소화가 잘 안됐다. 23살에 결혼도 하고 삼남매도 낳았지만 항상 소화제를 달고 살았다. 누구하나 나에게 강요하지 않았지만 우상을 섬기는 시댁의 분위기 때문에 열심히 절에 다녔다. 하루는 법당에서 절을 하다 힘들어서 앉아 있는데 ‘내가 이게 뭐하는 짓인가’하는 회의감이 왔다. 제일 크고 금으로 된 불상에 다가가 가만히 손으로 들어보았다. 무거울 줄 알았는데 너무도 가볍게 뒤로 넘어가 버렸다. 놀란 마음에 원위치 해놓고 절에서 나오고서는 다시 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부터 새벽마다 어린 시절 동네 교회에서 울려 퍼지던 종소리가 들려왔다. 교회에 가고 싶어져 남편에게 가까운 곳에 종소리가 날만한 교회가 있는지 찾아봐달라고 했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속앓이는 점점 더 심해졌다. 몸무게도 계속 빠졌다. 괜찮다가도 하루에 네 다섯 번 씩 온몸이 뒤틀릴 것 같은 고통에 몸부림쳤다. 1985년 서울대학병원을 찾았다. 검사를 한 의사는 위장이 완전히 망가졌다며 심각해했다. 한 달 내에 수술로 상한 부분을 자르지 않으면 3∼4개월 밖에 살 수 없다고 했다. 집에 돌아오는 내내 눈물만 흘렀다. 내가 죽는다면 아이 셋은 어떻게 되나 걱정이 됐다. 수중에는 돈이 하나도 없고 막막해 남편에게 말도 못했다.

 막연히 교회에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 딸아이 학교 학부모 모임에 나갔다가 한 학부형이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학부형을 따라 처음 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내 생각과는 너무나도 다른 교회였다. 울고 소리 지르면서 기도하는 사람들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조용기 목사님이 ‘암이 나았다’, ‘무슨병이 나았다’고 말하는 게 꼭 사기 같았다. 마음이 닫혀 그 다음주에는 가지 않았다. 그런데 너무나도 후회가 됐다. 또 한주가 지나고 이번에는 혼자 스스로 교회를 갔다. 남편에게 부탁해 성경도 구입했다. 성경을 펴니 십계명이 눈에 들어왔다.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첫계명부터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주욱 읽다보니 다섯 번째 ‘네 부모를 공경하라’라는 말에서 나도 모르게 무너졌다. 부모님께 잘못한 것이 생각나고 그동안 했던 행동이 억울하기도 하고 괴롭기도 해 하루 종일 울면서 기도했다. 또다시 주일이 되서 예배를 드리면서 목사님을 사기꾼 같다고 생각했던 것을 회개했다. 이튿날 아침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위장병과 함께 변비도 심했는데 시원하게 변을 봤다. 뱃속이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이튿날 새벽에 일어났는데 집에 있는지도 몰랐던 책이 눈에 보였다. 표지가 기도하는 손인 조용기 목사님이 쓰신 설교집이었다. 서너장 보다가 가슴에 얹고 잠이 살짝 들었는데 무엇인가가 아픈 곳을 살며시 누르는 느낌이 들었다. 머릿속이 번쩍하고 조용기 목사님이 말하셨던 대로 하나님이 나를 치료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 감사해요. 조용기 목사님 말씀이 맞나 봐요” 그리고 겁 없이 일반인처럼 밥을 먹었다. 낮이 되면 사람들에게 자랑을 하고 싶어 집안일을 다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다시 통증이 오고 두배로 아팠다. 너무 아파 하나님을 원망하는 마음도 생겼지만 ‘오늘만 아프고 이제 안 아플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한켠에는 실낱같지만 절대 지워지지 않는 희망이 계속 있었다. 염려는 잠시였다. 몇 달밖에 살 수 없다고 했던 내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위가 아파서 다시 병원에 간적이 없다.

 나의 이런 변화를 보고 교회 다닌 지 1년쯤 됐을 때 남편이 “나는 교회가면 안돼?”라고 말을 걸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나는 남편과 함께 교회에 갔다. 이후 남편은 주도적으로 가정예배 드리자고 할 정도로 신앙이 자랐다. 나는 하나님께 받은 사랑이 감사해서 농어촌선교회를 통해 봉사하고 있다. 절망의 순간에 하나님께서 내 손을 붙잡아 주신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