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면 손해 본다는 풍조가 만연돼 있다. 신앙인이든 비신앙인이든 정직은 하나님 축복의 손을 움직이게 하는 왕도라고 생각한다. 당장은 손해 보는 것 같지만 그게 아니다. 정직한 사람의 마음엔 천금보다 귀중한 평화가 머물고 사람들의 꾸준한 신뢰를 얻게 된다.

 링컨은 “정직과 지식은 나의 보배요 재산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  일리노이주 뉴살렘에서 잡화상 점원으로 일한 적이 있었다.

 어느 날, 링컨이 저녁 늦게 장사를 마치고 수입을 결산하는데 아무리 계산을 해보아도 셈이 맞지 않았다. 그는 그 날 가게를 다녀간 손님들의 얼굴을 하나씩 떠 올렸다. 한 사람씩 주고받은 금액을 따져 보다가 단골손님인 앤디 할머니에게 거스름돈을 덜 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가게 문을 닫고 늦은 밤에 수마일이나 떨어진 앤디 할머니 댁을 찾아가 거스름돈을 돌려드렸다. 앤디 할머니는 링컨의 정직함에 탄복해 그를 정직한 에이브라고 불렀다.

 입술의 말과 행동이 별개인 사람들이 대가를 치르는 것을 자주 본다. 특히 지도층 인사들의 일구이언을 성토하는 민심들이 뜨겁다. 그런데도 정작 가난한 서민들 중에 정직한 사람들이 많은 것을 느낀다.

 내게 잘못 건네간 1000원짜리 한 장을 돌려주신 노점상 할머니도 그 중 한 분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할머니는 그 자리에 앉아 계셨다. 주름 가득한 얼굴이지만 언제나 짱짱해 보이신다. 할머니가 앉아계신 곳은 건물주차장 옆 골목길 입구이다. 좌판엔 몇 가지 나물과 콩 종류, 상추, 두부, 젓갈 몇 봉지가 전부다. 오고가는 길에 나물도 사고 상추도 사면서 차츰 얼굴이 익었다. 여름엔 그대로 혹서를 견뎌야 하고 겨울이면 고스란히 추위를 견뎌야 하는 노천이니 고생이 말이 아닐 것이다. 그날도 상추와 나물을 사면서 4000원을 내밀었는데 돈이 더 왔다면서 천원을 돌려주셨다.

 할머닌 당연히 돌려주실 걸 돌려주셨겠지만 내 마음은 애틋했다. 하지만 저 분의 바른 양심이 후대에 복을 쌓고 있구나 돌려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우리는 보고 있다. 지금 현재 이 나라 대통령의 어머님께서 그 옛날 좌판 앞에서 부르튼 손 호호 불며 장사하는 분이었음을. 그 어머니의 정직한 눈물과 기도가 오늘의 영광을 일구지 않았는가.

 나는 다음에도 또 다음에도 할머니를 찾아가 물건을 더 많이 살 것이다. 입술로 정직을 선포하지 않아도 행동으로 말하는 사람이 존경스러운 법이니까.

 조임생 권사(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