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새 소망과 새로운 목표를 품는다. 그러나 새해가 되어도 새해를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누군가에게서 상처를 받고 상한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상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다. 가슴속에 심겨진 깊은 거절감이 분노를 만들고, 그 분노로 인하여 관계는 깨어지고 고통 가운데 살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상한 마음을 치유 받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용서’에 있다. 미국의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 교수 ‘에버렛 워딩턴’은 자신의 어머니가 강도에게 살해를 당하자 그 강도에 대한 분노 속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마음속의 분노를 이기고,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용서 밖에 없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이후 그는 용서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자신의 삶에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준 그 강도를 용서하고 자신의 상한 마음의 회복을 경험했다.

 성경에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상처와 상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참된 자유를 경험하고, 자신의 상한 마음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용서에 있으며 그러한 상처가운데 하나님은 합력해서 선을 이루실 것을 믿는데 있다(창 50:20). ‘에버렛 워딩턴’ 교수는 용서를 위한 다섯 가지 중요한 요소를 가르친다. 그 앞 글자를 따서 흔히 용서를 위한 ‘REACH’라고 말한다.

 첫째로, 용서하기 위해서는 상처를 회상하라는 것이다(Recall the hurt). 상처를 받은 사람은 본능적으로 상처를 기억하기 원치 않는다. 그러나 상처에서 치유받기를 원하면 오히려 자신의 상처를 객관으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가해자에 대하여 화를 내고, 사과를 바라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상처는 이미 받은 것이다. 내가 부정해도 상처의 사건은 없어지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용서의 출발점이다.

 둘째로, 공감이다(Empathize). 공감이란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 사람은 당시에 어떤 상황에 있어서 내게 그런 상처를 주었을까? 내게 상처를 준 사람의 처지를 생각해 본다는 것이 말이 그렇지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생각해 보자. 내가 그 입장이라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대부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은 그 마음속에 깊은 거절감과 분노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의 과거의 이야기나, 그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 사람에게 동정의 마음이 생기고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생기는 경우도 생긴다. 셋째로, 용서의 이타적 선물을 베풀라는 것이다 (Altruistic gift of forgiveness).  살면서 부모나 형제나 친구들에게 부지불식간에 상처를 입혔던 적은 있지 않은가? 그때 내가 그들에게 대하여 얼마나 깊은 죄책감을 가졌는가 생각해보자. 나에게 상처를 입힌 사람도 그런 죄책감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내가 그런 상처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용서하였을 때 나의 마음의 자유함을 생각해보자. 그렇게 되면 내가 다른 사람을 용서할 때 상대방도 죄책감에서 벗어난 삶을 살 수 있다. 넷째로, 용서를 선언하라(Commit publicly to forgive). 용서를 마음에만 품고 있지 말고 내가 상처 받은 것을 아는 친구나 주변의 사람들에게 선언하는 것이다.

 다섯째로, 용서를 지속하라(Hold on to forgiveness). 용서해도 마음속에 또 상처를 준 사건이 떠오르고 분노의 마음이 생길 수 있다. 용서를 지속하기 위해서 우리는 매일 십자가로 나가야 한다. 예수님은 십자가상에서 자신을 모욕하고 죽인 백부장을 용서하시고, 그 용서를 선언하셨다. 예수님이 주시는 용서의 힘으로 우리에게 상처를 주고 고통을 준 사람을 용서하자. 용서하지 않고 사는 삶은 나도 모르게 나를 감옥에 가두고 살아가는 것이다. 상처받은 것만도 고통스러운데 감옥과 같은 삶을 살아야 되겠는가? 용서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라도 해야만 하는 것이다. 해결책은 용서에 있다. 용서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자.

임동환 목사(여의도순복음하남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