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한인교회 5대 목사로 지난해 부임  
‘성령’ ‘말씀’이라는 사역 두 축 가지고 전진          

 할렐루야! 주님의 이름으로 터키에서 성도들에게 새해 인사드립니다. 제가 사역하는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에 걸쳐 있으면서 두 지역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나라입니다. 유럽, 중동,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의 이점을 통해 정치, 경제, 종교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지요. 북쪽에는 흑해, 서쪽에는 에게해, 남쪽에는 지중해가 자리잡고 있어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유럽의 2개국(불가리아, 그리스), 아시아의 6개국(그루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이란, 이라크, 시리아)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터키인들은 한국을 형제의 나라라고 부릅니다. 터키인들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돌궐(오늘날 터키라는 국가 명칭은 돌궐에서 유래되었다)은 고구려와 긴밀한 군사, 교역 협력관계를 유지했던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터키는 6.25 전쟁 때는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의 전투병을 파병했고, 721명의 용사들이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이러한 인연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는 오랜 세월 서로 무심하게 지내다가 1999년 터키가 대지진으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 한국이 터키 돕기에 나서면서 가까워지기 시작했고,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오랜 우정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양국은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지요.

 또한 터키는 전국 각지가 고대에서부터 중세, 근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넘나드는 다양한 문화유산들이 넘쳐나 인류역사의 흔적을 두루 간직한 문명과 역사의 박물관과 같은 나라입니다. 우선 사도행전에 기록되어 있는 사도 바울의 선교여행지와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소아시아 일곱 교회가 이곳 터키에 있습니다. 초대교회 당시 베드로 사도가 편지를 보냈던 소아시아의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아시아와 비두니아 지역이 오늘의 터키에 있습니다. 한 마디로 터키 전역은 초대 교회 당시 바울과 베드로를 비롯한 사도들과 그 일행들의 발걸음이 닿은 곳들이며, 교회가 세워지고 복음이 전해졌던 성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위대한 사도 바울의 고향이기도 하며, 노아의 방주가 머문 아라랏산이 터키의 가장 높은 산이랍니다.

 그러나 현재 터키는 인구의 99%가 무슬림인 나라입니다. 동네마다 세워져있는 이슬람사원(터키어로 ‘자미 Cami’)에서 하루에 다섯 번 이슬람교도들에게 기도 시간을 알리는 ‘에잔’(Ezan)이 확성기를 통해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사원에 가지도 않고 금식(라마단)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이들도 주민등록증의 종교란에 이슬람이라고 적혀 있는 무슬림입니다.

 터키는 테러와 지진의 위험과 함께 영적으로 볼 때 어둡고 황폐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긍휼과 성령의 능력, 복음의 빛이 필요한 나라이지요. 이중 이스탄불은 콘스탄틴 대제 때 동로마 제국의 수도(콘스탄티노플)이기도 했던 도시입니다. 그 후 오스만 제국이 점령한 뒤 이슬람식 이름인 이스탄불로 개명했습니다. 이스탄불은 유동인구를 포함해 약 1500만 명이 거주하는 대도시입니다. 각종 문화유산이 있는 곳이며 특히 보스포러스 해협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바다이지요.

 이곳에는 제가 사역하는 이스탄불 한인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는 21년의 역사를 가진 초교파 연합교회로서 그동안 장로교 목사들이 담임목사로 사역했으나 지난해 5월 담임목사로 청빙이 결정되면서 제가 5대 담임목사로 부임해 사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스탄불 한인교회는 이스탄불에 있는 유일한 한인교회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위한 영적인 안식처요, 또한 초대교회 사도들과 성도들의 땀과 피와 눈물이 베어 있는 터키 땅을 위한 복음의 등대로서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스탄불 한인교회는 주님이 기뻐하시는 건강한 교회요 행복한 교회로 든든하게 세워지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령의 능력이 함께 하는 교회, 사랑으로 하나 되는 교회,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 기도로 깨어 있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하며 달려가고 있습니다. 또한 터키 땅과 열방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일에 귀하게 쓰임 받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않고 능력에 있기에(고전 4:20) 무엇보다도 기도하는 일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스탄불 한인교회는 예전에 예배 시간에 통성기도를 하지 않았으나 현재는 간절하고 뜨거운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을 구하고 있습니다.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는 성도들의 간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수요예배는 처음보다 3배 이상 많은 성도들이 출석하며 말씀으로 은혜 받고, 30분 이상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일예배는 장년 120명, 교회학교 40명이 출석하고 있답니다.

 우리는 목회사역 외에도 14개의 현지인 교회에 정기적으로 물질과 기도의 후원을 하고 있고, 9명의 터키인 크리스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사역도 전개하고 있습니다. 구제를 위해 지난해 10월에는 사랑의 바자를 개최했습니다. 전 성도가 정성껏 준비한 행사를 통해 1만2000달러의 기금이 마련되었고, 이는 터키 심장재단을 통해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로 지원됐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터키 땅에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며 복음의 빛을 비추는 일에 더욱 매진할 계획입니다. 새해에는 우리에게 맡기신 영혼을 품고 전도하는 운동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이스탄불에 거주하는 한인이나 터키인 친구들을 주님께 인도하는 목표를 세우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위한 특화된 예배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터키인들이 예배에 참석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통역도 이미 마련해 놓은 상태입니다.

 이스탄불 한인교회는 주일학교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에 있었던 성경캠프에는 선교사 자녀들과 불신 가정 자녀들까지 포함 약 110명의 아이들이 참석해 복음을 배우고 잊지 못할 추억도 만들었습니다.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교회’라는 목표를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을 위한 좀 더 넓은 예배 공간 마련을 위해서 기도하며 준비 중에 있습니다.

 영적으로, 또한 환경적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움이 있지만 주님의 일에는 부족함이 없이 채우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우리는 달려가고 있습니다. ‘성령’과 ‘말씀’이라는 사역의 두 축을 가지고 주님의 기쁨 되기 위해 달려가는 이스탄불 한인교회를 통해 터키 땅 가운데 주님의 뜻이 이루어질 것을 믿습니다. 이스탄불 한인교회 부흥과 사역을 위한 중보기도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