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이 임박한 프로젝트 때문에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있는데 휴대전화가 울렸습니다. 뉴스 속보 문자였습니다. 연평도에 포탄 수십 발이 떨어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직관적으로 북한이 큰 사고를 쳤겠구나 하는 불안감이 스쳐갔습니다. 서둘러 사무실로 돌아와 뉴스를 확인해 본 뒤 할 말을 잃었습니다. 국지전에 준하는 무력 도발이었습니다. 최근 이어져온 일련의 호전적 언행으로 미루어 북한의 돌발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영토, 그것도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직접적인 군사 공격을 감행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최전방에서 희생된 장병들의 소식은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너무 마음 아팠습니다. 전방 철책선을 지키던 군대 생활이 기억의 저편에서 다시 되살아났습니다. 정직하게 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온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는 소식, 섬을 탈출하는 피난민 소식 등 속보가 이어질 때마다 슬픔의 탄식이 터져 나왔습니다. 아무리 너그럽게 생각하려고 해도 참을 수 없는 배신감,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을 저런 사람들에까지 적용해야 하는가…하는 의문을 쉽게 삭일 수가 없었습니다.

 우울함 속에,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차분하게 상황을 되짚어 봤습니다. 무엇보다 예수를 믿는 크리스천으로서 이런 황망한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등을 생각해봤습니다. 분명한 것은 ‘세상은 안전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과거에도 안전하지 않았고 지금도 안전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안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유사 이래, 세상에 ‘죄’가 들어온 이후, 인간의 삶이 완전히 평화롭고 행복했던 적이 있었던가 싶습니다. 크고 작은 사건 사고와 재난, 재해, 테러가 이어졌고, 우리는 날마다 무사함을 간구하며 살아오지 않았던가요?

 믿는 사람들이 이런 때일수록 더욱 기도에 힘써야할 것 같습니다. 북한의 잔인한 도발에 대해 우리는 분노할 수 있고, 슬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분노와 슬픔을 넘어서는 기도를 원하실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현실을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이기 고통스럽지만, 낙담만 하고 앉아 있을 때가 아니라고 봅니다.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원대한 계획과 은혜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인간의 명철과 의지와 능력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의 절대적인 능력과 은혜를 간구하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의 군대, 우리의 정부, 우리의 정치인, 그리고 우리 스스로가 올바른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기도를 멈추지 않았으면 합니다. 
 “하나님, 이 나라를 도우소서!”

나신하 기자(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