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은혜로 만들어진 성극동아리
다양한 레퍼토리 공연으로 한걸음씩 성장

 지난 22일 바울성전에서는 어린 학생들로 이뤄진 특별한 공연이 펼쳐졌다. 수많은 찬송가를 지은 화니 크로스비 여사의 일대기와 그녀의 찬송을 담은 작품 ‘화니 크로스비’는 참석자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은혜를 전했다.
 이번 작품은 지도 조경수 교사와 학생들이 기도하고 묵상하는 가운데 ‘찬양과 찬송’이라는 주제로 만들어져 더욱 뜻 깊은 공연이었다. 
 2000년 ‘천국과 지옥’ 공연을 시작으로 성극동아리는 교회학교 하계수련회와 부활절, 성탄절, 교회학교의 날, 송구영신예배에 공연을 올렸다.
 처음 시작은 현재는 유학을 가 자리를 비운 오영숙 교사와 아동 6부 학생들을 주축으로 성극동아리가 결성됐다. 이어 6학년이던 학생들이 중학교를 가고 고등학교에 가서도 성극동아리를 떠나지 않고 후배들을 돌보며 전 청소년 연령대로 확대됐다. 10년 전 13살이던 학생들 중 몇몇은 대학생이 된 후에 교사로 봉사하며 자신이 성극동아리에서 배우고 익힌 것을 제자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성극동아리에 모인 아이들은 배우가 꿈이어서 온 아이는 반 정도 비율, 나머지는 봉사처를 찾던 아이들과 자녀에게 밝은 성격을 주고 싶은 부모들의 이끌림으로 온 아이들 등등 다양하다. 모인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작품을 제작하며 아이들은 하나님의 성품을 배워간다.
 성극동아리의 한 축은 교사 못지않은 열정을 가진 학부모들이다. 아이들이 열정을 갖고 나아가는 모습에 적극 조력하며 내 아이 남의 아이 구별 없이 간식도 챙겨주고 안전을 돌본다.  
 그동안 발표된 성극동아리 공연은 ‘최후의 만찬’, ‘여호수아’, ‘삼손과 데릴라’, ‘그 사랑전하리’, ‘순교자’, ‘낮은 자의 하나님’ 등이다. 또한 ‘소년 다윗’, ‘꿈꾸는 사람’, ‘굿뉴스’ 등 뮤지컬 작품과 국악극 ‘은혜일세’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성극동아리는 모든 연령층에 다가갈 수 있도록 레퍼토리를 다양화 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극동아리의 공연은 어린 학생들이 배우이다 보니 이에 맞게 각색한 것이 특징이다. 
 조경수 교사는 “작품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학생들의 마음속에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담기는 것이죠. 그 은혜가 학생들의 동작과 노래를 통해 표현되어져 나온다면 더 바랄게 없죠”라고 말했다. 서울예전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현역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조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는 무한대다. 조경수 교사의 별명은 ‘조칼린 쌤’이다. 학생들에게 열정을 쏟는 조 교사의 모습은 모 예능프로그램의 오합지졸 합창단을 강한 카리스마와 사랑으로 하나되게 한 박칼린 음악감독을 떠올리게 한다.
 성극 활동은 학생들의 품성과 인격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무대 경험이 많아지며 단순히 소극적 성격이 적극적으로 바뀌었다는 이상의 결과를 보인다. 단체 활동을 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 몸에 배였다. 좁은 성극동아리 방에서 이뤄진 인터뷰 가운데도 서로에게 음료수를 먼저 권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정현경 학생(아동 5부)은 “남자라서 물건을 나르는 일이 많긴 하지만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도 어렸을 때는 더 가벼운 소품을 맡았고 형들은 나보다 더 힘든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평소에는 금요일과 토요일, 주일에 정기 연습을 하고 방학 중에는 무조건 매일 모여서 연습한다. 학기 중에도 공연이 잡히면 방과후에 여지없이 모인다. 성극동아리의 열악한 환경은 한편의 공연이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수많은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성극 준비하면 흔히 연기 연습만 떠올리지만 성극동아리의 구성원들은 대본 리딩과 안무 연습 외에도 소품과 의상까지 모두 함께 만들어나간다.
 6년 째 성극동아리에서 연극을 하고 있는 박서희 학생(중등 3부)은 “지금은 힘들지만 배우라는 꿈을 이루고 싶고 공연을 하며 보람도 많이 느끼기 때문에 계속 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공부도 잘하고 싶고 배우도 하고 싶은 꿈많은 이예림 학생(중등 3부)은 “내가 맡고 싶은 역 대신 할머니 역을 맡아서 정말 많이 운적도 있고 또 한번은 드럼을 치는 역할이었는데 몰입하다 스틱이 부러져 곤란했던 적도 있어요. 하지만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나니 뿌듯했죠”라고 말했다.  
 이한빈 학생(중등 2부)은 “예수님의 역할은 큰 역할이라 연기를 잘하는 다른 사람이 해야하는데 부족한 제가 맡게 돼서 정말 기도를 많이 했어요. 주변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이 도와주셨고 연기를 하면서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확실히 알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학업과 연기를 병행하는 생활 속에 시간이 많이 부족하고 공연 할 때마다 한 두번씩 밤샘 작업을 해야하는 것도 힘들 텐데 학생들은 그래도 성극 동아리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한목소리로 말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모두 다 같이 모여서 기도하는 것이다. 한마음으로 무릎 꿇고 눈물 흘리면서 기도할 때 느껴지는 하나님의 손길과 이어지는 기도응답의 체험이 성극동아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조경수 교사는 “늦은밤 공연을 위한 녹음을 하다가 연습실에 갔는데 불이 꺼져있어 모두 자는 줄 알았어요. 가까이 가보니 모여서 기도를 하고 있더라고요. 녹음을 하고 있는 친구를 위해, 선생님을 위해, 녹음이 잘 진행되도록 기도하고 있어요. 저 역시도 지금까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었어요. 하나님께 구해야만 주신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는 아이들이 이 모습 이대로 성장하기를 바랄 정도죠”
 그저 연기를 하는 아이들이어서 다른 아이들보다 개성과 끼가 넘치겠거니 넘겨 짚었던 것은 큰 오산이었다. 서로 힘을 모아 하나님을 위해 연기하는 성극동아리 학생들은 밤하늘의 별보다 더 아름다운 열정과 우정을 반짝 반짝 빛내고 있었다.
글 복순희 / 사진 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