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없이 가장 노릇하기 힘들어요”
“권위적인 아버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천적인 프로그램이 가득해요”

 3040세대에 들어서는 남자들이 쉽게 하는 실수가 바로 ‘결혼하면 자동으로 아버지 혹은 가장이 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아버지가 되어 보면 아버지란 단어가 가지고 있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교회 허훈 안수집사(종로중구대교구)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전쟁으로 아버님을 잃고 제가 기억하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그림자만을 쫓아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같은 세대를 산 아버지들도 그렇겠지만 저 역시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제 사위도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의고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또한 신앙 없이는 가장 노릇하기 힘들다는 저의 삶의 경험을 비추어 사위에게 파더스드림을 권유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장인인 허훈 안수집사와 사위 조영범 성도가 함께 파더스드림(제8기)을 수료하게 됐다. 조영범 성도는 장인인 허 집사의 적극적인 권유로 참여했지만 수료한 지금은 본인이 더 적극적인 파더스드림의 봉사자가 되어 참가자들을 섬기고 있다.

 “제 자신도 모르게 가정에서의 제 자신을 권위적인 아버지로 만들어 가고 있었어요. 그런 아버지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도 했지만 알게 모르게 제 자신은 권위적인 아버지가 되고 말았던거죠. 그 사실을 파더스드림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런 잘못된 것들이 ‘자녀에게 되물림된다’는 말에 깜짝 놀랐어요. 파더스드림을 통해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고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과 남편으로서 혹은 아버지로서 잘못된 행동 등에 대해서 서로 공유할 수 있었던 것들이 큰 도움이 됐어요”

 조 성도는 지금도 딸을 재우면서 파더스드림에서 배운대로 축복기도를 해준다고 한다. 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아내와 딸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조 성도는 고백한다.

 지난 9기에는 좋은 아버지를 목표로 하는 예비 사위가 파더스드림을 수료했다. 홍영표 성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의 장모 이금숙 집사(금천대교구)는 파더스드림을 수료하면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다’는 소문만 듣고 사위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덜컥 신청해버렸다.

 “큰 딸을 통해서 파더스드림에 대한 소식을 접했어요. 첫째 사위와 둘째 사위가 꼭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첫날 교육을 받고 나온 사위들의 표정이 좋지 않아 교육 내내 걱정됐어요. 그래서 사위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했어요”

 하지만 이 집사의 걱정은 기우였다. 사위들은 처음에는 많이 낯설어 한 것도 사실이지만 교육을 수료하고 나서는 마치 파더스드림 홍보대사라도 된 것 마냥 파더스드림 장점에 대해 역설한다. 오는 12월 결혼을 앞둔 홍영표 성도는 파더스드림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형님과 함께 파더스드림에 가서 가장 놀란 것은 대부분의 분들이 저의 아버지 세대의 분들이라는 점이었어요. 비슷한 나이대의 분들을 만나리라는 기대와는 반대로 나이차가 많이 나자 말과 행동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웠어요. 평소 아버지학교나 파더스드림 같은 프로그램에 필요성에 대해서는 느끼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교회에서 구역활동도 제대로 안하던 저에게는 파더스드림도 큰 부담이었죠”

 하지만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홍 성도는 많은 인생선배들로부터 조언을 듣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또한 단순한 세미나나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라 실천적이고 토론하는 프로그램들이 자신을 변화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한다.

 “파더스드림을 통해 앞으로 가정을 어떻게 꾸려 나가야겠다는 점도 배웠지만 그에 앞서 제 가족관계가 파더스드림을 통해 바뀌게 됐어요. 지난해 어머니가 천국으로 가시고 집안 분위기가 많이 좋지 못했는데 프로그램에 있는대로 가족들과 스킨십 등을 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아버지가 주무시기 전 옆에서 축복기도를 해드렸는데 아버지도 처음에는 많이 어색해하셨지만 지금은 기도해 주는 것을 기다리시고 또 기뻐하신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또한 아버지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부담과 어려움이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라는 것도 알았고 아버지로부터 위로 받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제가 적극적으로 다가가 위로해야한다는 사실도 알았어요”

 현재 파더스드림은 10기가 진행 중에 있다. 아직까지는 낯설고 어색한 표정의 아버지들이 근엄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하지만 앞서 파더스드림을 수료한 선배 아버지들이 그러했듯이 10기 참가자들의 얼굴은 감사와 기쁨 그리고 행복으로 가득할 것이다. 파더스드림을 수료한 선배 아버지들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참석하라”는 것이다.

 조영범 성도는 “파더스드림은 일종의 아버지 면허증을 발급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좋은 아버지가 되는 지름길이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성도 역시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도, 타교회에 출석하시는 분도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다”며 파더스드림을 통해 “‘결혼’에 앞서 자신을 완벽히 ‘분석’하고 앞으로의 삶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정승환 / 사진·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