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자녀의 교우관계를 유익하게 형성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친구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이다. 가까운 관계일 뿐만 아니라 그 관계를 어느 정도 지속하며 함께 나눌 만한 좋은 기억과 추억이 있는 관계를 뜻하는 것이다. ‘물이 너무 많으면 고기가 없다’는 옛 속담이 있듯 너무 많은 사람과 어울리다 보면 친구라고 말할 만한 가까운 누군가를 얻지 못하고 결국 수많은 만남 가운데에도 마음이 허전해질 수 있다. 또한 공부에 지치고 가족과의 갈등에서 고민하는 아픈 마음이 있을 때 가까운 친구가 없다면 어디에도 마음을 털어 놓지 못하고 혼자 벙어리 냉가슴을 앓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짝을 이루길 원한다. 꼭 이성과 이루는 짝 만이 아닌 동성간의 깊은 소통도 짝을 이루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친구라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 마음에 여유로운 쉼과 따뜻한 배려가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학업에 쫓기는 현대의 청소년들은 친구와 관계 맺는 시간에 대해 쓸데없이 낭비되어지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이 모이면 쉼을 갖는 것이 일반이다. 같이 영화도 보고 간식도 같이 먹고 운동을 함께 하는 등 여가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다. 그런 자연스런 시간 가운데 공부와 다른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이해를 갖고 올바른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데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기성세대들은 공부할 시간에 놀러 다닌다는 생각에 친구들 간의 만남 자체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공부해야 할 시간에 문자를 주고받거나 어른들에게 들통이 나지 않도록 숨어 만나다 보니 만남을 건강하게 지속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녀의 교우관계를 건강하고 유익하게 형성해 줄 수 있을까? 친구와 함께 할만한 건강한 놀이문화를 부모세대가 먼저 제안하는 것도 자연스런 교우관계 지도가 될 수 있다. 배드민턴을 친다거나 함께 인라인을 탄다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 야외활동을 제안하거나 때로 지도해 줄 수도 있고 아이들이 볼 만한 영화를 추천해 줄 수도 있다. 부모가 친구 만나는 것을 싫어하거나 방해한다는 생각이 들면 자녀들은 부모에게 점점 마음의 문을 닫고 자신의 생활을 알리려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부모가 건강하고 건전한 친구와의 만남을 제안한다면 자녀는 더욱 자유로운 마음으로 친구와 유익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부부가 서로 닮아가는 것과 같이 친구도 서로 닮아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많은 부모님들의 걱정은 혹시 우리 자녀가 나쁜 친구를 사귀어 잘못된 길로 빠질까 하는 것이다. 술, 담배를 하거나 학교나 학원에서 공부해야 할 시간에 놀러 다니는 등 몰려다니며 나쁜 행동을 하는 무리 가운데 자녀가 들어가게 된다면 여간 고민이 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청소년 상담을 해보면 이들은 대체로 부모와의 관계가 좋지 않거나 가족 안에 대화가 단절되어 있거나 맞벌이나 이혼 가정 등으로 부모와 접촉하는 시간이 적은 아이들이었다. 이들은 청소년기에 적합한 놀이문화를 알지 못했고 성인들의 놀이문화를 그대로 따라 하다 보니 주변에 제지를 받게 되고 문제아로 낙인찍히게 된 경우들이 많다. 아동에게 아동문화가 있고 성인에게 성인문화가 있다면 청소년에게도 청소년문화가 있고 청소년 놀이 문화가 있다. 악기를 배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의 예술 활동은 비교적 시간이 여유 있는 아동기에 많이 한다면 청소년기에는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바깥 놀이나 스포츠, 여행 등이 적합하다.
 우리 모두에게는 쉼이 필요하지만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기 아이들은 자기들만의 놀이 문화를 찾기 어려워할 수 있다. 어른들이 먼저 아이들의 욕구를 이해하고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적절한 놀이문화를 제안하는 것은 성인문화의 유입으로부터 청소년기 자녀들을 보호하고 건강한 성장을 촉진하는 보다 적극적인 교육방법이 될 수 있다. 우리 자녀세대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다음의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
글: 김수정(김수정심리발달연구소 소장)
일러스트: 정연문(joyful_ym@daum.net)

1 비밀을 그려봐!
준비물: A4용지, 연필 또는 색연필

① 각 사람에게 종이와 연필을 나누어 준다.
② 종이위에 자신이 갖고 있는 비밀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도록 한다. 여기서 비밀은 남들이 모르는 자신의 신체 특징이 될 수도 있고 소중한 물건이 될 수도 있다. 부모님도 모르는 내가 했던 실수일 수도 있고 친구들이 모르는 어린 시절 에피소드 일 수도 있다. 자신의 비밀을 표현하는 무언가를 그림으로 표현해 보도록 한다. 
③ 그림을 완성한 후 다른 사람들에게 그림을 보여 주면서 다른 친구들에게 마치 탐정이 된 것과 같이 그림을 보고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비밀이 무엇인지 맞춰 보는 활동을 해 본다. 
④ 고등학교 학생 이상일 경우에는 활동의 난이도를 조금 높여 그림을 그린 사람은 “예” 또는 “아니오”로만 대답할 수 있게하고 스무고개를 하는 방식으로 위 활동을 진행해 볼 수 있다.
⑤ 각자의 비밀을 집단에게 노출하는 가운데 서로를 알아가고 친밀감을 높이는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다.

2 나만의 보물상자
준비물: 잡지책, 가위, 풀, A4용지

① 한 사람당 한 장씩 A4 종이를 나누어 갖는다.
② 잡지책을 보며 자신에게 소중한 것 3가지를 찾아 자신의 종이 위에 오려 붙이도록 한다. 물건이 될 수도 있고 장소가 될 수도 있다.
③ 활동이 끝나면 한사람씩 돌아가며 왜 내게는 이것이 소중한지 설명하게 하고 다른 사람들의 그림 설명을 들으며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알아 가도록 한다. 본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을 타인에게 표현해 보고 타인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게임기, mp3 플레이어 등 요즘 청소년들은 타인과 소통이 필요 없는 놀이기구들 많이 표현하는데 우리를 위해 필요한 것을 생각해 보고 소통과 만남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④ 이번에는 우리 모임에 필요한 3가지를 찾아 종이에 붙여 보도록 한다.
이번 활동은 2명이 짝을 이뤄 서로 의논하며 하는 것도 유익하다.
⑤ 활동이 끝나면 역시 활동한 종이를 보이며 종이 위에 모은 사진들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왜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나누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아이들이 이 집단(교회 모임 또는 가정, 학교)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충족되지 않은 욕구는 무엇인지 알아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모임을 더욱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