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소중히 다루는 것 생명존중, 사랑실천 위한 첫 단추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생각해 볼 때 타인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타인의 몸을 자신의 몸처럼 생각하여 배려하고 사랑하며 때로는 희생한다는 것이 특별한 노력과 의지를 가지지 않고는 실천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러할까? 어떤 이들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는 눈물을 흘려도 자신의 일에는 무감동 무감각하다. 다른 사람을 위해 쓰는 돈은 넉넉한데 자기 자신을 위해 쓰는 돈은 아까워하고 인색해지는 사람도 있다. 타인을 위해서는 밤낮으로 중보해도 자기의 유익을 위해서는 길게 기도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과연 그들에게는 어떠한 문제가 있는 것일까?

  한 어머니는 자식에게 좋은 것을 선물해도 학교 가서 친구들에게 모두 나눠주고 온다며 속상해 하셨다. 자녀가 너무 똘똘하지 못하다고 이 험한 세상을 저렇게 무른 사고로 어떻게 살아갈지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었다. 이러한 아이들은 거절할 줄 모른다. 처음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을 가지고 싶은 욕구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나도 그 물건을 소유하고 싶지만 다른 사람이 강하게 원하면 그를 거절하고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갖는 것보다 그에게 줘 버리고 소유하고 싶던 자신의 욕구를 털어버리는 것이 더 편했기 때문에 양보하게 되었던 것이다. 부모의 의사가 너무나 분명하고 강할 때 그 자녀는 부모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억압하고 부모의 뜻을 따르게 된다. 그런데 가정에서 매사 이런 식으로 관계를 하게 될 때 아이는 밖에 나가서도 친구들의 의견에 끌려 다니고 손해 보기 일쑤이다. 착한 딸, 순종적인 아들이었던 이들은 밖에서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예스 맨으로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은 그런 어려움과 고통을 감수할 수 있는데 타인은 그렇지 못할 것 같다고 인식하는 사람들, 타인에게는 불편할 것 같은데 나는 감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늘 양보만 하는 사람들, 이러한 사람들은 가정에서도 항상 희생과 양보를 강요당해 온 경험이 있다. “네가 형이니까 참아라” “부족해도 부모는 부모다” “부모 공경하고 말씀 잘 듣는 자식들이 성공하더라” “우리 형편에 너까지 이러면 어떻게 하니?”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양보가 미덕이다” 이러한 말들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참으로 이해하고 실천하려면 먼저 자신이 사랑을 받아 보고 스스로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보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돌보는 경험을 해 본 사람은 건강한 자기가치를 가지고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갈 것이다. 또한 그들은 사랑받는 것이 어떠한 기분인지 알고 그것이 없는 사람들을 긍휼히 여길 수 있으며 그들을 참으로 도울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남녀차별이 심한 가정에서 태어난 한 여성은 태어났을 때 떡두꺼비 같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산파가 동네에 아들이 태어났다고 소문을 낸 것이 계기가 되어 5살까지 아들행세를 하고 다녔다고 한다. 목소리도 하는 행동도 남자같이 하였고 언니의 보디가드 역할을 하며 자라던 그녀는 사춘기가 되면서 감정의 기복이 점점 심해지고 심지어 자살 충동도 보이는 등 문제행동이 심각해져서 상담소를 찾았다. 상담을 통해 자신이 타인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만 살아왔고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 주는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건강한 자아 형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그녀는 오랜 습관들을 바꾸고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면서 점차 밝고 명랑해질 수 있었다.

  과거, 펌프를 사용하여 물을 사용할 때 그 앞에는 항상 한 바가지의 물이 있었다. 메마른 펌프에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붓고 펌프의 손잡이를 두어 번 움직이면 펌프에선 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이 펌프를 나 자신이라고 생각한다면 펌프에 붓는 한바가지의 물은 나 자신을 위해 쏟아야 하는 관심, 사랑, 배려 그리고 공감일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내 생각과 의견이 무엇인지, 나의 필요가 무엇인지 알려고 하고 이에 반응하는 것 그것을 성실히 할 때 나는 비로소 타인도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타인 사랑은 금새 소진될 수밖에 없다. 자신을 기뻐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조금만 의지를 가지고 노력할 때 지치지 않고 이웃을 기뻐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내 생명을 귀히 여기고 나 자신을 소중히 다루는 것은 하나님을 만난 우리에게 이기주의나 개인주의가 아닌 생명존중과 사랑의 실천을 위한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1 다리 위의 사람 그리기

① 종이와 연필을 나누어 준다.
② 종이를 가로로 놓은 뒤 다리(bridge) 위에 있는 사람을 그려보도록 지시한다. 
③ 다리의 시작과 끝을 모두 표현했는지 체크한다. 다리의 시작과 끝이 표현되어 있다면 사람이 이 다리를 어느 정도 건너왔는지 질문한다. 그림을 그린 사람의 인생이 다리라면 사람의 위치는 현재의 연령대라고 할 수 있다. 가운데를 중심으로 종이의 좌측에 사람을 그렸을 때는 과거에 미해결된 심리적 주제를 가지고 있거나 미성숙함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고 종이의 우측 영역에 사람을 그리는 경우는 조숙함이나 우울증 등을 표현하는 것일 수 있다.
④ 다리를 지지하는 지지대가 있는지 체크한다. 정서적인 안정감과 충동성, 현실감각 및 계획성 등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다.
⑤ 그림 속에 사람이 한명 등장하는지 아니면 여러 명 등장하는지 체크한다. 한 사람이 등장하는 경우에는 본인을 표현하는 경우일 수 있다. 그림을 그린 사람이 여성인데 남성을 한명 그렸을 때에는 남성선망의 마음을 표현하거나 남성 중심적 가족관을 표현하는 것일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등장하는 경우 그들의 관계성에 관심을 갖고 추가 질문을 해 볼 수 있다. 인생의 동반자로서 누구를 등장시키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경우이다. 또한 이것은 의존성이나 관계 불안을 표현하는 경우일 때도 있다.
⑥ 다리와 사람 외에 다른 장식이 있는지 체크하자. 강물 표현을 상세히 하고 그 속의 물고기 표현까지 하고 있는 경우 공감받거나 위로받아야 하는 억압된 감정이 있음을 표현하는 것일 수 있다. 하늘에 구름을 표현하거나 달을 표현하였다면 우울감이나 외로움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태양을 표현했다면 주목받고자 하는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것일 수 있다.

글: 김수정, 그림: 염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