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시기에는 자기 발견과 성장을 위해 에너지 사용해야
성 에너지는 운동으로, 감정에너지는 창조 활동으로 전환하는 것 중요
기성세대와 구별되는 십대 청소년 시기의 대표적 특성을 찾는다면 바로 넘치는 에너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남녀를 불구하고 넘치는 에너지는 그들을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게 한다. 친구와 쉴 새 없이 이야기하고 가만히 앉아 상대에게 집중해야 하는 수업시간 조차도 문자를 보내거나 낙서나 그림을 그리는 등 끊임없이 무언가를 발산하게 한다. 청소년기의 이러한 행동특성을 주의집중력 떨어지고 고집스러우며 반항적이라 쉽게 평가하지만 그 밑에는 항상 에너지의 문제가 있다.
청소년기 넘치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주로 운동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모든 청소년들이 움직이는 것을 즐기고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다. 요즘처럼 컴퓨터 게임이나 메신저, 휴대폰 문자 메시지에 익숙한 세대들은 에너지를 몸을 이용해 격렬하게 쓰는 것 보다 앉아서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이런저런 생각에 이끌려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거나 다른 사람의 미니홈피를 방문한다. 그들은 인터넷상에서 자신들의 문화가 아닌 대학생이나 청년기의 문화를 접하고 그것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기도 한다. 학교와 학원 등으로 바쁜 일상에 쫒기는 청소년의 경우는 인터넷을 통한 욕구충족의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하여 집중을 요구하는 수업시간에 다른 생각에 빠지거나 친구와 장난을 치거나 잡담을 한다.
기성세대들은 이러한 청소년들을 지도하기 위해 그들이 보이는 적절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지적하고 바로 잡을 것을 요구한다. 그들은 그러나 여러 번의 같은 문제행동을 지적받아도 쉽게 자신의 행동을 고치지 못한다. 5~6살짜리 어린 아이를 차에 태우면 대부분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금세 자리 위를 밟고 올라가거나 창문으로 가서 이것저것을 보고 만지려 한다. 어머니가 차에서 일어나면 혼낸다고 말하면 아이는 다시 자기 자리에 앉지만 이내 앞좌석을 발로 툭툭치며 장난을 친다. 그러한 아이의 행동을 보며 하나 느낀 것은 성인과 다르게 아이는 체구가 작고 따라서 의자에 앉혀도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성인도 낮은 소파의자에 앉았을 때 보다 바(bar)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높은 의자(high chair)에 앉았을 더욱 몸의 자세를 자주 바꾸거나 이리저리 움직이기 쉽고 길게 앉아 있기보다 짧은 시간 머문 뒤 이동하기 쉽다. 그와 마찬가지로 아동도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의자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쉽지 않고 잠이 들지 않는 이상 몸을 계속해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아동이든 성인이든 한 개인의 의지 뿐 아니라 그가 처해 있는 상황이 행동을 조율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사람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보다 전략적이고 효과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다면 청소년기에는 어떠한 상황이 그들의 행동을 조절하는 데 실패하게 만들까?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넘치는 에너지이다. 우리 몸에 열 에너지가 넘치면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바람을 쐬어 몸의 열을 발산하려 하고 시원한 물을 마시거나 찬물에 손이나 몸을 씻어 체온을 낮추려 한다. 신체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신도 에너지를 갖고 있고 이것이 넘칠 때에는 공상이나 상상을 통해 발산하려 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에는 육체 에너지와 정신 에너지로 나누어 볼 수 있고 다시 육체 에너지는 신체 에너지와 성 에너지로, 정신 에너지는 감정 에너지와 창조 에너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각각의 에너지는 각 영역에서 사용되어지는 것이 건강한 것이다. 특히, 성 에너지와 감정 에너지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사용되어질 때 더욱 건강하게 발산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각 개인의 상황에 따라 모든 종류의 에너지를 적절한 방법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물이 끓어서 넘쳐버리는 것과 같이 우리 안의 잉여 에너지가 적절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분출되어져 나오게 된다. 자기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할 때, 자신 안의 에너지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다.
청소년기는 2차 성징이후 성 에너지까지 더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만 학업으로 인해 그것을 적절히 처리할 여유도 경험도 부족하다. 그들은 자신안의 에너지를 누르려고만 한다. 자신의 에너지를 적절히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무기력하거나 수동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고 자신에게 맞는 사람과 상황을 찾기보다 만나는 사람과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려고만 한다.
그렇다면 청소년기에 갖는 에너지를 어떻게 발산하는 것이 좋을까? 신체 에너지는 운동으로, 감정 에너지는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으로, 창조 에너지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시도하는 것으로, 성 에너지는 이성교제로 해소하는 것이 반드시 청소년기에 필요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청소년 시기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자기 발견과 성장을 위해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타인과의 만남이나 교류가 제한된 청소년 시기에는 특히 성 에너지와 감정 에너지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성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감정 에너지를 창조 에너지로 전환하여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필요하다. 청소년 수련회에 가면 다양한 신체 게임과 퀴즈를 통해 에너지가 많은 청소년들을 한자리에 모은다. 신체 게임은 운동 에너지를, 퀴즈는 주어진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창조적 정신 에너지를 사용하게끔 돕는다. 그것은 청소년기에 매우 소중한 경험이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은 자신의 에너지를 건강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경험하고 배우게 된다. 사람이 갖는 에너지는 억압하고 억제하는 것을 통해 지배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배출구를 찾고 가장 건강한 방법으로 발산하는 것을 통해 그 유익성을 누려야 하는 소중한 각 사람의 선물인 것이다.
▲나의 에너지는 어떠한 상태일까?
준비물: A4 용지, 색연필
종이 위에 동그라미를 그려보도록 한다. 동그라미가 종이의 크기에 비해 지나치게 작거나 한쪽 귀퉁이로 치우쳐져 있는 것은 에너지의 위축이나 자신에 대한 수치심과 죄책감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종이에 꽉 차게 그려진 경우는 과잉행동이나 충동성을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동그라미를 그리고 나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면을 나누어 보도록 한다. 동그라미를 여러 개의 면으로 나누어 보고 나서 자신이 원하는 색으로 각 면을 색칠해 보도록 한다. 활동이 끝나고 각자가 그린 동그라미와 그 안의 색 배합 및 형태를 보고 느낌을 이야기 나누어 보도록 한다.
우선, 면 분할의 형태가 중앙을 향해 집중된 모양일 때 안정감과 집중력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부정형일 때 자기 자신에 대한 혼란을 표현하고 있는 경향이 있으며 일일계획표를 그리듯 파이그래프의 형태로 면을 분할하는 경우는 집중력은 있으나 융통성이 부족하고 변화에 대한 저항이 있음을 표현한다. 색의 구성에서는 붉은 계열은 감성을, 푸른 계열은 이성을 표현하는 경우이고 검정이나 갈색 또는 보라 색 등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으로 면을 색칠했을 때에는 내면의 어두운 감정이나 기억을 처리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음을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글 김수정(김수정심리발달연구소 소장)·그림 염미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