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학부모 되는 법

요즘 학부모들은 장성한 자녀를 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해 열심히 과외를 시켰고, 해외 영어연수를 보내고 6년씩 대학을 다녔는데도 취직을 못한다. 특히 이해가 잘 안되는 대목은 토익 점수를 만점가까이 받았는데도 취업이 안된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지금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 세대들은 영어만 잘해도 '출세'를 할 수 있었다. 그때는 다들 전쟁을 겪으며 어려운 시절을 몸소 체험했던 부모로부터 혹독하게 훈육받으면서 자랐기 때문에 헝그리 정신이 왕성했다. 또 그 시절엔 대학생이 귀했다. 그래서 공부 잘해서 대학 가고 덤으로 영어를 잘하면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영어는 기본이다. 또 석박사가 수두룩한데 대학 졸업장 가지고는 그냥 기본은 했다는 정도다. 공부 잘하면 좋은 학교는 갈 수 있겠지만 공부 잘한다고 회사에 취직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회사 사장이라도 신입사원을 뽑는데 시험성적보다는 진취성, 참을성, 조직과의 융화 등 품성과 잠재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한마디로 지금은 공부와 영어만 갖고는 취업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난 성경 인물만큼 현명한 학부모 되는 법을 가르쳐주는 모델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브라함, 모세, 다윗, 요셉 등 하나같이 고난을 통해 연단된 인물들이다. 그들의 성장 과정을 잘 살펴보면 자녀 교육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크리스챤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위해 철야기도하는 것도 좋지만 자녀들이 성경 인물을 본받을 수 있는 체험 교육을 시키면 어떨까 생각한다.
 

사실 교육 당국과 교육학자들은 전인교육을 강조하고 무던히도 입시위주의 교육을 탈피하려고 노력해왔으나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과거의 관념에 집착해왔다고 할 수 있다. 정치인들은 이상적인 전인교육과 학부모들의 입시공부 집착 사이를 왔다갔다 하다가, 지금 30만명이 넘는 대졸실업자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입시공부에 집착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인 교육을 받은 젊은이라야 취직도 거뜬하고 스스로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이 일자리를 찍어내는 '공장'도 아니고 대기업에게만 일자리를 만들어내라고 할 수 없다. 아브라함과 모세처럼 고향을 떠나 이국땅을 개척하는 정신을 가져야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주인'이 될 수 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녀들과 함께 절기를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4월 4일 부활절을 앞두고 고난주간이 다가오는데, 한번쯤 금식을 통하여 배고픔을 체험하게 하고. 어릴 때 가족들과 함께 먼 여행을 가거나, 집을 떠나 유학을 보내고 기숙사 생활을 통하여 조직생활을 경험하도록 하는 등 이제는 독립된 성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전인 교육을 가르쳐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상용 부국장(mbc 보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