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면서 잃은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아요!

 주일 아침 7시 30분이면 우리교회 고등부 회장단은 어김없이 주님께 기도를 드린다. 다른 친구들이 예배시간에 맞춰 오기 급급한데 회장단 친구들은  기도회도 갖고 큐티(QT)를 통해 준비된 마음으로 예배를 준비한다. 그리고 특별한 행사나 수련회를 준비할 때는 아침부터 회의와 준비를 하느라 바쁘게 움직여야만 한다. 물론 다른 봉사를 하고 있는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봉사부는 헌금수전을, 또래상담부는 새신자들을 안내하는 등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다하는 친구들이다.

 사실 어른이든 학생이든 봉사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시간을 들여 주님께 드리는 것이다. 봉사를 핑계로 학생의 본분인 공부를 소홀히 하게 되지 않을까 자연스레 걱정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주일에 집에 하루 종일 있다고 공부만 하는 건 아니니까요” 우리교회 고등 3부 김혜숙 학생은 솔직하게 답변했다.

▲ 봉사는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보따리

 회장단으로 봉사하다보면 다른 친구들보다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손해를 본다거나 내가 할 일을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도리어 얻어가는 것이 더 많아요”라고 학생들은 입을 모아 대답한다. 이들은 과연 어떤 것들을 얻어갈까. 친구들이 하나님으로부터 받는 것은 첫째로 더 깊은 은혜를 체험한다는 것이다. 고등 2부 최예진 학생은 “봉사를 하면서 하나님이 내게 능력을 주시는 것을 체험해요”라고 말한다. 회장단의 역할은 예배를 위해 중보기도하는 것은 물론 행사나 수련회의 기획과 일정, 회의주관과 준비, 부서간의 연결고리 역할 등 눈에 띄진 않지만 중요하고 많은 일들을 감당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헌신과 담당 선생님 등의 도움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리고 학생들은 든든한 하나님께서 힘을 주시기 때문에 어떤 어려움도 문제없다고 고백한다. 이것은 봉사하면서 접하는 어려움을 만날 때만이 아닌 교우관계 학교 생활에서 일어나는 문제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고등 2부 원기쁨 학생은 “예수님을 믿지 않는 학교 친구들은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불평하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요. 그리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불평과 좌절을 반복하죠. 하지만 우리들은 문제가 생기면 우선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위로 받아요. 봉사를 하면서 신앙이 성숙되니까.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고등 2부 조정청 학생은 특이하게 교회에 등록하자마자 봉사를 시작했다. “저도 모르게 확 끌렸어요. 분명 주님이 이끌어 주신 거라 생각해요. 학생회 봉사를 하면서 주님을 더 빨리 알게 됐고 더욱 알아가고 싶어요. 중간에 포기하고 싶지도 않고 내게 주신 사명이라 생각해요. 무엇보다 봉사를 하면서 제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너무 즐거워요. 항상 웃을 수 있어요”

 고등부에 들어와서 봉사를 시작한 고등 2부 고현창 학생은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라고 말한다. “시작할 때 큰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맡은 일이 모든 부서들을 하나로 뭉칠 수 있게 하는 연결고리와 같은 역할이죠.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지만 제게 맡겨진 사명은 크다고 생각해요.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달란트를 주심에 기쁘고 감사하죠”

 고등 2부 박에스더 학생은 “가끔은 힘들다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봉사를 하면서 느끼는 기쁨들이 봉사를 포기하지 않도록 만들죠. 봉사를 그만두어야지 다짐해도 그만 둘 수가 없어요”라며 봉사의 기쁨에 중독됐음을 고백한다. 또한 학생들은 “돌이켜보면 즐거운 추억들이 많아요”라며 봉사가 힘들기보다는 기쁨의 시간임을 강조했다. 

▲ 고민은 많지만 해결법이 있어요!

 하지만 이와 함께 학교친구들과의 마찰도 끊이지 않는다. 한 학생은 “학교에서 성경을 읽고 있는데 같은 반 친구가 다가와 ‘넌 왜 판타지 소설을 읽고 있냐’며 성경을 무시했어요. 순간적으로 감정을 조절 못하고 그 친구와 주먹다짐을 한 적이 있어요”고 고백했다. 또 어떤 친구는 “학교 선생님 중에도 기독교를 무시하고 진화론만을 가르치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주일 봉사를 하다보니 학교친구들과의 관계가 소홀해지는 등 세상과 교회 사이에서 발생하는 괴리감에 힘들어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교회선생님이나 부모님 혹은 목회자와 상담을 통해 고민과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지만 아직 많은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거나 마음에 묻어두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기도를 멈추지 않고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계획과 시간을 기다리며 기도한다.

 고등 3부 강온유 학생은 “학교 친구들한테 교회에 간다고 했을 때 그말을 한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모범적인 아이면 잘 다녀오라고 해요. 반대로 그렇지 못한 아이가 교회에 간다고하면 너 같은 아이가 무슨 교회를 다니냐고 하죠”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하나님을 생각해서라도 타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의 행동을 점검한다.

▲  제 삶이 아주 많이 달라졌어요!

 하나님은 봉사자들에게 전과 달라진 자신을 선물로 주신다고 말한다. 고등 2부 윤성덕 학생은 봉사를 하면서 스스로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회장을 맡으면서 부담감이 심했어요. 욕심이 앞서다보니 욕심을 채우지 못해서 제 스스로가 싫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하계수련회를 계기로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봉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함께 기쁘고 즐겁게, 실수하더라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어야죠”

 ‘변화’라는 키워드에 학생들은 “대인관계 혹은 친구관계가 많이 원만해졌다”고 말한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친구관계 문제로 힘들어한 경험이 있었다. 특히 내성적인 성격 탓에 쉽게 말붙이기도 힘들었고 남들 앞에 나서는 걸 두려워했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교회에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남을 섬기는 봉사를 하다보면 자연스레 솔선수범하고 먼저 친구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들도 모르게 섬김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점도 이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과 다른 점이다. 쓰레기가 떨어져 있거나 어딘가 어질러져 있으면 ‘아! 저건 내가 할 일이다’하고 다른 아이들이 주저할 시간에 몸이 먼저 움직인다고.  

▲ 주님이 주신 큰 꿈을 우리는 마음 놓고 꾸어요

 학생들은 학교친구들과의 차이점을 “세상 친구들은 오로지 공부가 전부예요. 늘 성적과 점수에 매달리고 불안해하죠. 하지만 우리는 꼭 하고 싶은 꿈이 생기고 욕심이 생겨요”라고 말한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김혜숙 학생은 “전 세계를 취재하는 기자가 되고 싶어요. 더불어 교회에 대해 잘못된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바른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글을 쓰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봉사를 하면서 성적도 오르고 공부도 자발적으로 하게 되는 친구들도 있다. 조정청 학생은 “같이 봉사를 함에도 불구하고 공부도 잘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원래 꿈이 없었는데 꿈도 생길 것같고 공부도 하고 싶어졌어요”라며 의욕을 불태우기도 한다. 학생들은 어른들의 눈에는 아직 어린 것 같아도 한사람의 그리스도인의 대사로서 자부심과 책임의식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가진 고민도 어른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회장단이라는 직책을 통해 청소년 리더로서 세움을 받고 그들 또래가 가질 수 없는 다양한 경험과 하나님의 은혜로 성장해 나가고 있었다. 

글/복순희,정승환 기자
사진/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