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팀워크’와 예레미야의 ‘열정’

 김연아는 90년 9월 5일생. 아사다 마오(淺田眞央)는 그보다 20일후 출생했다.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보다 키가 1cm 작으며 몸무게는 47kg으로 똑같다. 아사다는 2004년 ISU 주니어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1위를 하며 세계빙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05년에도 역시 1위를 차지하며 여왕천하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사다 천하는 2년만에 혜성과 같이 나타난 김연아에 의해 깨지게 된다. 2006년 주니어대회에서 김연아에게 1위 자리를 빼앗긴 후 아사다는 김연아와 라이벌이 되었다. 그리고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2인자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역사적으로 라이벌 관계는 흥미진진하다.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부러워하던 살리에르는 좌절의 구렁텅이 속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영화 적벽대전의 제갈공명과 주유는 동맹군으로서 묘한 경쟁구도를 보여준다. 성경에도 여러 가지 형태의 라이벌이 등장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죽이고자 했던 하만과 그에 굽히지 않았던 모르드개, 라이벌이었지만 함께 승리한 자매지간 마르다와 마리아, 아브라함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경쟁을 했던 사라와 하갈, 지도자로서 갈등을 빚었던 사무엘과 사울 등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의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보여준 따뜻한 미소를 기억한다. 김연아를 ‘행복한 스케이터’로 바꿔주기위해 노력했다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연아를 ‘완벽주의자’라고 한다. 김연아의 코치진은 완벽한 임무수행을 통해서 실수없는 프로그램을 완성할 수 있었다. 김연아를 도운 코치 진영은 완벽한 컨설턴트였다. 성경에 나타난 최초의 컨설턴트로는 모세의 장인 이드로를 꼽을 수 있다. 이드로는 모세가 백성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했다. 이드로가 제안한 ‘관리’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배에서 키를 잡는 사람을 뜻하는 조타수’라는 단어와 관련이 있다. 모세는 이드로와 아론과의 협력이외에도 권한 이임을 통해 완벽한 팀워크의 전형을 보여준다.

 코치들이 하는 말 가운데 ‘도망치는 자는 승리할 수 없고, 승리하는 사람은 도망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다. 김연아에게는 예레미야처럼 중심에 불붙는 열정이 있었다(렘 5:14, 20:9). 1000번의 튀김을 통해 KFC의 고유한 맛을 찾아낸 데이비드 샌더스와도 같이, 김연아는 한번의 점프를 위해 1000번을 날아올랐다. 인생 좌우명이 ‘NO PAIN NO GAIN’이 될 정도로 연습에 열정을 다했다. 고통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연아의 열정 앞에 고통은 축복을 향한 디딤돌에 불과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사다 마오의 일기장에도 김연아가 그랬던 것처럼 “왜 하필 김연아와 같은 시대에 태어났을까”라는 문구가 적혀있을지 모른다. 김연아 깎아내리기에 열정적인 일본언론과 올림픽 채점 방식에 불만이 많아 보이는 아사다 마오에게 모세의 ‘완벽을 향한 팀워크’와 예레미야의 ‘불붙는 열정’을 비법으로 제시한다.

임 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