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2009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됐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사람들은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며 자신이 세웠던 계획과 삶의 과정을 반성하게 되고, 스스로를 하나님 앞에 겸허하게 한다.
오늘날 많은 성도들이 교회 안에 머물러 있기를 좋아한다. 하나님의 사랑에 감격하며, 교회를 위하여 헌신한다고 하지만, 정작 세상으로 향해야 하는 빛의 사명을 감당하는 일에는 소홀하다. 변화하는 것을 거부하고, 현재에 만족하며 편안함에만 집중한다. 내가 소속해 있는 조직의 화합이 깨어질까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는 것조차 거부하기도 한다. 내가 가진 신앙의 틀에서 내게 익숙해진 것들을 내려놓지 않으려고 한다. 이와 같은 비슷한 경우가 초대교회 사도들에게도 있었다. 그들은 하나님의 선택된 민족이라는 선민의식에 사로 잡혀 복음의 사명을 온전히 수행하지 못했다. 그들이 성령으로 충만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들의 생각의 틀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베드로를 들 수 있다. 복음서에 나타난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체포되자 예수님을 부인하며, 도망치는 삶을 살았다. 그러나 사도행전에 나타난 베드로는 성령충만을 받고난 후 사람들 앞에 서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순교신앙으로 그들에게 예수님을 증거하였고,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회개를 일으켰다. 또한 성령의 충만함으로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마음까지 꿰뚫었고, 죽은 사람까지 살리는 기적의 사람이 됐다. 하지만 아직 그의 사역의 대상은 유대인들뿐이었다. 성령충만한 사람이었지만, 자신의 생각의 틀을 바꾸지 않았기에 예수님의 명령(마 28:19∼20)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하나님의 뜻을 제한하였던 것이다. 비단 베드로만 아니라, 초대교회의 모든 성도들이 이와 같이 하였다. 이에 하나님은 예루살렘 교회의 핍박을 통하여 성도들을 온 사방으로 흩으셨고, 이를 통해 복음이 이방인에게도 전해지는 계기를 마련하셨다.
마찬가지로 우리 안에 있는 참된 생명을 우리끼리만 나누고 보호하려고 하면, 그 생명은 참된 가치를 발휘할 수 없다. 이 생명은 세상의 이치와는 달리 나누면 나눌수록 더 커지고 풍성하게 된다. 물은 흘러야 썩지 않는 것처럼, 우리 안에 흐르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의 은혜 또한 세상 사람들에게 흘러야 참된 생명력을 가져올 수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해를 맞이하는 기로에 놓인 우리는 이제 변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바꾸려고 하지 않고, 민족을 사랑하는 애국심이란 이유로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고 투정부렸던 요나처럼 이기적인 신앙관에 사로잡히지 말고, 과감하게 우리의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한다. 이제 우리는 세상으로 담대하게 나가야 할 때이다. 우리가 세상을 리드해가며 섬겨야 할 때이다. 세상을 향해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을 외쳐야 한다. 이것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요, 성령운동이요, 사랑실천 운동이다. 우리를 먼저 믿음 안으로 부르신 하나님의 이유이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 사명을 감당하시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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