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동의 건강한 경계설정 돕는 구조적 놀이
아이와 함께 자는 것은 생후 30개월까지가 좋아   
분리로 인한 스트레스는 놀이로 함께 줄여가야  

 상담실에서 행동이 부산하고 주의가 산만한 아이들을 만났을 때 부모님께 하는 질문들 중 하나가 “아이를 언제까지 함께 재우셨나요?”이다. 그러면 부모님들은 어김없이 지금도 함께 잔다고 대답한다. 그들의 이유는 너무 간단하다. 아이들이 혼자 자는 것을 무서워하거나 못한다는 것이다. 자녀들이 원하는 대로 해준다면 학교가기 전까지 엄마 젖을 빨아야 할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그것이 한 때 자녀의 정서발달에 좋은 것이었다 하여도 자녀의 발달연령에 맞지 않는 것이 된다면 중단해야 하는 것이 있다.

 자녀를 따로 재우는 것 또한 그러한 육아의 문제 중 하나이다. 자녀들이 스스로 따로 자겠다고 결정하려면 초등학교 4-5학년인 10대에 들어서야 가능할 것이다. 부모님들은 하기 싫은 숙제를 시키는 문제나 먹기 싫은 음식도 억지로 먹이는 것은 할 수 있다 하신다. 그것이 아이가 싫어해도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게임과 컴퓨터를 오래 하거나 너무 오랜 시간 만화책이나 TV를 보고 있다면 부모는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때에 제지할 것이다. 그것이 유익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부모님들이 자녀를 따로 재우는 것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부모의 품어주는 환경이 자녀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자녀가 아직 혼자 자기엔 충분히 어리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모님과 한 방을 사용하였을 때 아이들은 부모를 제한 없이 경험하게 되어 예의가 없고 자기조절력이 약하여 쉽게 짜증을 내거나 무언가를 금새 포기해 버리는 등의 문제를 보인다. 부모와 자녀가 한방에서 함께 잠을 이룬다는 것이 정서적으로 어린 아기 때에는 부모의 보호를 받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부모와 자신이 동등한 위치에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어 부모님 특히 어머니를 좌지우지하는 문제행동을 보이고 그 어머니는 따끔하게 혼내지도 달래지도 못하는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되는 것이다. 

 모든 유익하고 건강한 관계에는 함께 하는 시간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공존한다. 함께 할 때 즐겁고 떨어질 때 아쉬움을 이기는 가운데 자신과 타인에 대한 적절한 경계를 형성하게 되고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에 대한 구분도 생긴다. 이렇듯 유익한 분리는 보통 생후 24-30개월 전후 아이가 언어로 자기 의사를 잘 표현하는 때에 이뤄지는 것이 좋으며 그렇지 못한 가정에서는 지금이라도 자녀를 따로 재우도록 해야 할 것이다. 뒤늦게 잠자리를 따로 하게 된 아이들은 원하지 않는 분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놀이는 이러한 자녀의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 준비물: 인형, 무릎 담요

#1 인형인사
 * 활동방법
부모와 아이가 마주보고 앉은 후 부모는 아이의 머리위에 인형 하나를 얹어 놓는다. 부모의 손을 아이의 손 위로 올라오도록 잡는다. 부모가 눈신호(윙크)를 하면 아이가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해 마주잡은 두 손위로 인형이 떨어지도록 한다. 반복해서 다른 가족원들에게도 전달해 본다.

 * 유의사항
① 아동이 눈신호를 잘 기다리고 지킬 수 있도록 돕는다.

#2 점점 작아지는 배
 * 활동방법
무릎 담요 크기의 작은 담요를 준비해서 바닥에 펼친다. 가족원이 담요를 가운데 두고 키순서 또는 생일 순서대로 둥글게 선다. 가족원 모두가 좋아하는 짧은 동요를 하나 선택하고 담요 주변을 돌며 함께 동요를 부른다. 놀이를 진행하는 부모님이 “앉으세요”라고 말하면 가족원 모두가 담요 위에 앉는다. 처음에는 담요를 모두 펼친 상태로 시작했다가 담요의 한쪽 끝을 접어서 조금 더 작게 만들어서 다시 활동해본다. 담요를 접고 다시 접어서 가족원 모두가 협동을 해서 모두 앉을 수 있는 크기가 되면 활동을 멈춘다.

 * 유의사항
① 한 명도 앉지 못하는 가족원이 없도록 아이를 부모가 안고 앉거나 조금씩 나눠서 앉도록 한다.
② 가족원 모두가 협동하는 게임으로 먼저 앉으려고 다른 가족원을 밀쳐내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주의시킨다.

#3 김밥말기
 * 활동방법
이불을 얇게 펴고, 이불 한 켠에 아이를 바로 눕힌다. 부모는 아이가 누워 있는 쪽에 앉아 김밥 속에 들어가는 재료를 하나씩 얘기하면서 어깨부터 발끝까지 손으로 쓸어내린다. 재료를 다 넣은 후에는 아이가 누워있는 쪽에서부터 조심스레 아이 몸을 이불로 감싸 말아간다.
 이불로 한바퀴를 말고 난 후에는 이불 안에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고 불편함이 없는지 체크한다. 이불말기를 끝내면 다른 부모가 이불 위에서 아이의 몸을 만져 팔꿈치 무릎, 옆구리, 손, 다리, 발 등을 찾아본다. 다시 조심스레 말려 있던 이불을 풀어 준 다음 아이를 꼭 안아준다.

 * 유의사항
① 아이의 몸을 손으로 쓸어내릴 때 만지면 불쾌할 수 있는 몸통부위는 피하고 팔이나 다리부위만 손으로 터치하도록 한다.
② 이불을 말 때에 얼굴을 완전히 가리지 않도록 한다.
③ 김밥을 만 후 아이의 특정신체부위를 손으로 만져 찾을 때에도 가슴과 배를 포함한 몸통을 터치하지 않도록 한다.

#4 이불 그네
 * 활동방법
담요 위에 아이를 바른 자세로 눕힌다. 담요의 머리 쪽과 다리 쪽을 부모가 잡아 올린 후 어린 시절 불러주었던 자장가를 부르며 담요를 좌우로 천천히 흔들어준다. 아이는 자장가가 끝날 때까지 이불그네를 타고, 자장가가 끝나면 소파나 침대 같이 푹신한 곳에 아이를 살며시 내려놓는다.  

 * 유의사항
① 아이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담요를 천천히 흔든다.
② 담요를 너무 높게 올리거나, 낮게 해서 아이의 엉덩이가 바닥에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글 김수정(김수정심리발달연구소)/  그림 염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