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甲은 2002. 3. 8. 乙로부터 乙 소유의 서울 강서구 방화 2동 순복음아파트 11동 1101호를 임차보증금 1억원, 임차기간 2년으로 정하여 임차하고, 그 날 입주하면서 전입신고도 마쳤다. 그런데, 甲이 모르는 사이에 해당 아파트의 소유자가 2004. 2. 12. 丙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었다.

 甲은 2004. 3. 2. 임차기간이 끝날 무렵에야 비로소 이러한 사실을 알고 乙과 丙에게 누구든 임차보증금을 돌려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乙과 丙은 서로 책임을 미루고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그 후 甲은 2004. 4. 15.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임차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우선 다른 곳으로 이사하고 주민등록도 새로운 주소지로 이전하였으나, 종전에 살던 순복음아파트의 자물쇠는 채운 채 그 열쇠는 계속 가지고 있었다.

<질문>
甲은 乙과, 丙 중에서 누구로부터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가?

<결론>
갑은 새로운 소유자인 병으로부터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한편 갑은 종전 소유자이던 을로부터는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이유>
우선,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주택, 임차인에게 주어지는 대항력의 요건은 무엇이 있는지, 누구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인지를 간단히 살펴본 다음, 본 사안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건의 순복음아파트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대상인 주택이 맞습니다. <예컨대, 방 2개 (약 15㎡짜리 1개, 약 13㎡짜리 1개)와 주방 1개(약 17㎡)가 포함된 근린생활시설 건물 120㎡을 임차하여 그곳에 살면서 미용실을 경영하고 있는 경우에는 비주거용 건물 중 일부인 방과 주방을 미용실 영업에 부수하여 주거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위 근린생활시설에 대하여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대상이 될 수 없고 다만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이 될 수는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관련 법률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1항에는 “임대차는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이 경우 전입신고를 한 때에 주민등록이 된 것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임차인의 대항력을 갖추기 위하여 ① 주택의 인도, ② 주민등록(전입신고)이 있어야 하고, 대항력의 발생일자는 양자를 모두 갖춘 날의 다음날 오전 0시부터 발생합니다. 특히 주택인도 및 전입신고를 한 날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아간 사람이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받은 사람에게는 대항력을 주장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니, 대항력의 발생시점에 유의하여야 합니다. 이와 같이 요건을 구비한 임차인은 대항력을 가지게 되고, 대항력을 취득한 시점 이후의 당해 임차주택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은 새로운 소유자(양수인), 경매 절차에서 소유권을 취득한 매수인(종전 경락인), 대항력 취득 후의 지상권자, 지역권자 등, 대항력을 갖춘 다른 임차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법 제3조 3항에는 3항에는 ‘임차주택의 양수인(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하여 보면, 甲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1항, 3항의 해석상 주택의 소유자가 바뀌었을 때, 그 당시의 임차인이 새로운 소유자 丙에게 임차인으로 대항할 수 있으려면 주택의 점유와 전입신고라는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주택임차인 甲이 새로운 소유자 丙에게 그 지위를 대항할 수 있게 된 이상 그 뒤에 대항요건이 상실되었다 하여도 이미 발생한 임차보증금 반환채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대판 93다36615). 

 따라서, 甲은 2002. 3. 9. 주택 임차인으로서 대항력을 갖추었고, 그러한 상태에서 소유자가 乙에서 丙으로 바뀌어 법 제3조 3항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丙에 대하여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가지게 되었으므로, 나중에 甲이 순복음 아파트에서 전출신고를 하게 되어서 대항요건을 상실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丙으로부터 임차보증금 1억 원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임대인의 지위가 신소유자에게 승계되는 경우에는 임차보증금반환채무도 부동산의 소유권과 결합하여 일체로서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신소유자에게 이전되는 것이므로, 종전 임대인 乙의 甲에 대한 임차보증금반환채무는 소멸합니다(대판 86다카 1114, 대판 93다 29648 등). 따라서, 甲은 乙로부터는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을 수는 없습니다. 

 조동현 변호사는 종합법률사무소 정윤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전문기관 연수, 서울남부지방법원 조정위원을 거쳐 남부지방법원 국선변호인 등으로 활동중이다. 우리교회 법조선교회 상담위원으로 봉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