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향기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

 영국 잉글랜드 남부의 어느 놀이공원에서는 금지된 행동이 하나 있다. 롤러코스터 탈 때 두 팔 들어 ‘만세’를 부르지 말라는 것. 겨드랑이 냄새 때문이다. 인간이 가진 가장 민감한 감각은 후각이다. 청각, 시각, 촉각, 미각 중 그 어느 것도 후각을 따라갈 수 없다.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냄새에 의해 누군가와 친밀함을 느끼기도 하고, 혹은 거부감을 갖기도 한다. 냄새는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잘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분명 냄새는 인간의 행동을 움직이는 특별한 요소로 작용한다. 서울대학의 한 연구진에 따르면 볶은 커피의 향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린다고 한다. 라벤더향이 주의력을 높이고 오후의 나른함을 쫓아준다는 일본의 한 연구소 보고서도 있다. 

  창세기 27장에 보면 야곱이 아비 이삭을 속여 축복을 받을 때 눈이 어두운 이삭은 야곱의 옷의 향취를 맡고 야곱을 축복한다. 야곱의 인생을 바꾼 향취, 인터넷에서 향수의 종류를 찾아보면 수만가지가 검색된다. 그 중에 하나가 영화 ‘향수’. 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스물다섯명을 살해한 살인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향수제조사 주세페 발디니(더스틴 호프만)에게 향수 제조 방법을 배워나가는 천재적인 후각의 소유자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벤 위쇼). 그의 향수에 대한 애착은 어느 여인의 매혹적인 향기에 끌리면서 그 향기를 소유하고 싶은 강한 욕망에서 시작된다. 

 개인의 욕심을 따라 만들고 사용되어진 향수는 비극을 초래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향을 제조하는 법대로 향기름을 만들라고(출 30:25) 명령하신다. 이 거룩한 향기름은 회막과 증거궤 그리고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발라서 거룩함을 유지하게 했던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소합향 나감향 풍자향 등의 언급을 보아서 발달된 향수의 수준을 엿볼 수가 있으며 모든 향품이 하나님을 위해 만들어졌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향을 우상에게 바치는 안타까운 모습 또한 성경을 통해 찾아 볼 수 있다(겔 16;18).

 성경에는 아름다운 향기로 가득찬 장면들이 나온다. 베들레헴의 한 마굿간에 도착한 동방박사들이 갓 태어난 아기 예수께 경배하고 유향과 몰약과 황금을 예물로 드린 모습이 그러하고, 마태복음 26장에는 마리아가 북인도와 히말라야 산맥에서 자라는 핑크빛 꽃으로부터 채취한 감송향의 매우 비싼 향유가 든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의 머리로 발을 씻겨 드리는 감동적인 장면이 나온다. 이스라엘에서는 귀한 손님이 방문할 때 집안에 향료를 뿌리고 손님의 머리에 기름을 발라 환영을 표시하는 관습이 있었다. 그래서 성경은 기름과 향이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잠언 27:9)고 말씀한다. 

 가장 값비싼 향수는 향기로운 제물이 되신 예수님(엡5:2)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구원받은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고후2:15)가 된다. 패션의 완성이 향수라면 그리스도의 향기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다. 가장 아름답고 향 좋은 값비싼 향수를 품고 다니는 우리들, 어깨피고 당당하게 살아갈 만하다.     

임 훈 목사(강서대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