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을 가족게임으로, 개인놀이를 집단놀이로
오락에 빠진 아이, 부모의 노력으로 달라질 수 있어  
같은 놀이를 여러 차례 반복하는 것이 유익  

 요즘은 혼자서도 외롭지 않게 잘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현상은 어른이나 아이나 예외가 아니다. 가족은 핵가족화되고 부모는 맞벌이를 많이 하고 자녀를 적게 낳으면서 아동기에 일찍부터 혼자 시간을 보낼 것을 요구받는 경우들이 허다하다. 너무나 분주한 어머니는 아이를 혼자 두는 것이 불안하기도 하지만 먹을 것과 놀이감 그리고 읽을 책을 챙겨주고 일을 보기 위해 집을 나서게 된다. 아동이 책과 먹을 것에 집중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더군다나 혼자 먹을 것을 먹거나 책을 읽을 때는 집중조차 하지 못한다. 그럴 때 아이들은 어머니에게 전화를 하게 되고 이런 횟수가 늘어난다. 어머니가 장시간 아이와 떨어져 있을 때에도 아이가 어머니에게 연락을 안한다는 것은 아이가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TV, 컴퓨터, 또는 게임이 될 수 있다. 이렇듯 어머니 또는 친구와 같이 함께 해야 할 시간을 요즘 아이들은 TV, 컴퓨터, 게임 등을 하며 보낸다. 그러한 활동을 하다 보면 1∼2시간은 쉽게 지나가고 횟수가 늘어날수록 이용시간도 늘어나서 하루 종일 또 밤새워 TV를 보거나 게임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요즘은 보지 못한 드라마를 밤새 몰아서 보거나 종일 인터넷 게임, 주식시장 조사 등을 하며 수시간 컴퓨터나 TV 모니터에만 집중해 있는 부모세대를 보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컴퓨터나 게임은 살아있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아니라 기계와의 상호작용이다. 기계는 우리가 조작할 수 있는 대상이므로 이런 매체와 지나치게 상호작용하는 사람들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속에도 상대를 자기 맘대로 조작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관계에서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상대를 사랑하고 그 사람과의 관계가 소중하기 때문에 내가 양보하고 배려하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 의견이 상대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게임을 종료하듯 관계를 종료하고 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가 버리기 일쑤인 문제의 아동들이 되는 것이다. 게임과 인터넷 중독은 공부할 시간에 놀기만 한다는 측면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궁극적으로 가족간의 관계 단절을 일으킨다는 더 큰 문제를 수반하는 것이고 나아가 사회적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놀이들은 게임과 인터넷 사용시간이 장시간 지속되는 자녀들과 부모님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관계하는 것을 돕기 위한 것이다. 게임중독인 아이에게는 지나치게 친밀함을 강조하는 놀이보다 적당한 관계의 간격을 두고 접근하는 놀이로 시작하는 것이 적합하고 일회적으로 끝나지 않고 같은 놀이를 여러 번, 여러 날 반복하는 것이 유익하다. 게임하는 시간을 공부하는 시간으로 바꾸기에 앞서 게임하는 시간을 가족과 놀이하는 시간으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조금 더 지혜롭게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 준비물 : 나무블럭 (젠가), 도너츠 (또는 버터링 쿠키)

#1 엄지손가락 씨름
 그림과 같이 손을 맞잡고 엄지손가락을 올린 후 ‘시작’ 신호가 있으면 상대편의 엄지손가락을 먼저 누르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오른손으로도 실시하고 왼손으로도 실시하며 활동을 변형시킬 수 있다. 짝을 바꿔 다시 놀이해 본다. 가족 중의 엄지손가락 씨름 챔피언을 찾아본다.

 * 주의사항
① 손톱으로 인해 상대편의 손바닥이 아플 수 있으므로 손톱이 긴 사람과 놀이할 때에는 손수건이나 휴지를 손톱부위에 대고 손을 잡도록 한다.

#2 나무블럭 쌓기
 같은 크기의 나무블럭(젠가)을 가로방향으로 3개를 붙여서 나란히 놓는다. 그 위에 세로방향으로 3개를 쌓는다. 다시 위에 가로방향으로 3개를 쌓는다. 이렇듯 나무블럭을 층층이 모두 쌓으면 맨위에 쌓인 3개의 나무블럭을 제외한 나머지 것 중 하나를 나무블럭탑이 쓰러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빼 본다. 탑에서 뺀 나무블럭은 다시 탑 맨 위에 쌓아 올리도록 한다. 가족 한사람 한사람 돌아가며 나무블럭을 빼고 쌓아 올리기를 해본다. 나무블럭탑을 쓰러뜨리지 않고 몇층까지 쌓아 올릴 수 있는지 게임해 본다. 이번에는 가족을 두 팀으로 나눠 팀별 게임으로 진행해 본다.

 * 유의사항
① 자녀의 연령에 맞게 나무블럭탑의 높이를 조절하여 쌓도록 한다. 5∼6세 정도는 10층 이하에서 시작하고 9∼10세의 연령은 10층 이상에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3 나무블럭 도미노
 가족원 모두 둥글게 둘러앉은 후에 나무블럭을 10개 정도씩 나눠 갖는다. 어떤 모양으로 도미노를 만들지 결정한 후에 순서를 정하고 한명씩 자기차례에 도미노 조각을 세운다. 모양을 완성 했으면 아이는 부모의 신호에 맞춰 도미노를 무너뜨린다. 다 함께 모양을 완성해 보았으면, 각자 두 팀으로 나눠 같은 모양의 도미노를 만들고 무너뜨리는 것을 해 보도록 한다.   

 * 유의사항
① 도미노 조각을 세울 때에 세워진 조각을 건들지 않고 세울 수 있도록 주의한다.
② 처음 만드는 모양은 직선이나 동그라미, S자 모양의 비교적 간단한 모양으로 시작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4 도넛 먹여주기
 부모가 아이에게 도넛을 입에 넣어 주고 아이는 도넛의 가운데 둥근 부위가 깨지지 않도록 조심스레 베어 문다. 아이가 도넛을 베어 문 후 가운데 둥근 모양이 깨지지 않았는지 함께 확인하다. 부모는 도넛을 옆으로 돌려가며 가운데 둥근 부위를 빼고 모두 베어 물도록 돕는다. 부모와 아이가 역할을 바꾸어 같은 활동을 해 본다. 가족들이 모두 자신이 베어 물고 남은 도넛을 모아 놓고 이야기를 나눈다.

 * 유의사항
① 부모가 먹여주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 아이에게 부모를 먹여줘 보도록 활동을 전환할 수 있다.

글 김수정(김수정심리발달연구소)/   그림 염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