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마 6:32b∼34)

 한국전쟁 시절, 이른 새벽이면 어머니는 장사하러 시장에 나가셔서 멸치, 미역 등을 파셨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어머니가 들어오시더니 훌쩍거리며 우시는 것입니다. 저는 어머니께 피곤해서 그러시냐고 여쭤봤더니, 어머니는 부모 잃은 고아들이 불쌍해서 운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니가 아침 일찍 장사하러 나가시다가 어느 여관 부엌에서 빨간 것 세 개를 보셨는데, 그것은 추위에 언 아이들의 엉덩이였습니다. 피난 내려온 아이 셋이 추우니까 부엌에 들어갔는데 아래옷을 못 입어서 엉덩이가 빨갛게 얼어 있었던 것입니다. 어머니는 대여섯 살밖에 안된 아이들이 옷도 못 입고 떨고 있는 것을 보시고는 마음이 아파 우셨던 것입니다.
 제가 어릴 적에 버스 정류장 옆에서 얼어 죽어 가던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거친 호흡을 내쉬며 죽어 가는 그 사람을 보고는 어떤 할머니가 “이 불쌍한 놈아, 너도 자식이라고 부모에게 귀여움을 받았겠지. 너 낳고 네 부모가 얼마나 좋아했겠냐? 그저 따뜻한 물 한 모금 마시고 황천으로 가라”며 숟가락에 따뜻한 물을 떠서는 입에 넣어주었습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할머니가 떠주는 물을 받아먹고는 이내 죽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이 세상에서 아무도 없이 혼자 사는 인생은 참으로 불쌍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하나님 아버지가 계시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러시아의 유명한 문인 고르키가 하루는 개를 데리고 산보하는데, 나무에서 새끼 새 한 마리가 떨어졌습니다. 개가 그 새끼를 보고 잡아먹으려고 달려들자, 조그만 어미새가 맹렬한 기세로 개에게 달려들어 개를 쫓아버렸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 어미새도 지쳐서 자기 새끼 옆에서 퍼덕거리며 죽어갔습니다. 고르키는 이 모습을 보고는 온 몸을 전율케 하는 모성애의 장엄함을 느꼈다고 그의 글에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미물도 자기 새끼를 위해서는 목숨을 내놓습니다. 하물며 우리에게 독생자를 주셔서 몸 찢기고 피 흘려주신 하나님께서 무엇을 더 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가 살면서 주의할 것은 일의 순서를 명확히 하는 일입니다. 먼저 할 일과 나중 할 일을 정확히 구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할 수 없습니다. 하늘나라를 먼저 구해야 하는데 세상 나라를 먼저 구하고, 하나님의 의인 예수 그리스도를 먼저 구해야 하는데 내 욕심을 먼저 구해서 일의 순서가 뒤바뀌면 안 됩니다. 먼저 주의 나라와 의를 구하면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우리에게 더해주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일에 더욱 힘쓰고 열심을 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때 하나님께서는 하늘의 신령한 복과 땅의 기름진 것으로 우리를 채워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