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중반 나이에 자궁경부암 이겨내 
항암치료도 주님과 함께라면 힘들지 않아

내가 교회에 다닌지도 벌써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1979년도에 친척의 전도를 받았다. 원래 아무 종교도 갖고 있지 않았던터라 교회에 대한 느낌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지만 당시 내가 처음 본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모습은 놀람 그자체였다.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겨울이라 눈이 내려 교회 앞에 가득 한데 그 차가운 눈위에 예배 드리러 온 사람들이 줄지어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나보다 못할게 없는 멀쩡한 사람들이 이렇게 잔뜩 몰려든데는 ‘뭔가 있긴 있나 보다’란 막연한 추측만 할뿐이었다. 조용기 목사님의 설교를 들어도 말씀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제대로 알아들을 수도 없었다. 단지 ‘예수님’ ‘예수님’ 단어만 귀에 들어왔다.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세번째 교회에 갈 때는 인도자 없이 나 혼자서 후딱 교회에 가 맨자리에 앉았다. 맨 앞자리에서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나의 믿음과 신앙은 쑥쑥 자라났다. 그때 이미 마흔 중반을 훌쩍 넘은 나이였는데 교회에서는 구역장 사명을 맡겨주셨다. 내 부족함을 너무도 잘 알기에 빨간 구역장가방을 들고 다니기가 너무 부끄러워 등뒤에 숨겨 다녔다. 하지만 하나님께 가까이 갈수록 말씀을 알아갈수록 그동안 쌓였던 설움이 모두다 사라지고 기쁨이 생겨났다. 그 기쁨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전도를 했다. 지금도 가끔 찬밥에 물 말아서 김치 한조각이랑 먹고 나가도 힘이 나서 전도를 하고 다녔던 모습을 회상하곤 한다. 열심히 다니는만큼 열매도 많이 주셔서 나는 늘 신나있었다. 하나님께서 건강에 축복을 주셔서 아무리 밤낮없이 걸어다녀도 지치지 않고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2007년도 9월 18일 나는 입원을 했다. 한달 여간 몸이 좋지 않아 동네 병원에 갔는데 더 큰 병원으로 가보셔야 한다고 했다. 이튿날 구로 고대병원에 갔더니 바로 입원하라고 했다. 세상에 그렇게 많은 검사가 있는줄 그때 처음 알았다. 검사를 다받은 후 자궁경부암 2기라고 했다. 항암주사를 맞으면서 한달간 방사선 치료를 받는데 그렇게 고통스러울 수가 없었다. 항암주사를 3번 맞아야 하는데 처음 항암주사 맞았을 때 쑤시고 저리고 메스껍고 대소변 안나왔다. 75년동안 살면서 크게 아픈 적이 없었기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막 불평이 쏟아졌다. ‘내 딴에는 열심히 살았는데 이런 병에 걸리게 하시니다니 하나님 너무 하세요. 데려 가시려면 데려가세요’ 울음이 나고 서운한 마음만 가득했다. 교회 식구들이 너무 걱정할까봐 알리지 않았다. 어떻게 아셨는지 두번째 항암주사를 맞고 있는데 당시 교구 담당이셨던 배은혜 전도사님이 찾아와 기도를 해주셨다. 그때 기도가 내몸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을 처음으로 느꼈다. 그러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죽은자로 살리는 하나님이 계신데 무엇을 걱정하느냐’라는 생각이 퍼득 들었다. 이어서 ‘하나님 은혜안에서 예수님의 사랑의 줄을 잡고 기도하라’는 말씀도 들리는 것만 같았다. 회개를 하며 “하나님 이렇게 나이 많은 저라도 필요하시면 살려주세요”라고 기도를 했다. 그와 동시에 가슴에서 무거운 게 뚝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 다시 태어난 것처럼 맘이 편안하고 날아갈 것같아 무조건 감사기도를 했다. 수술을 안하게 된 것도 감사했다.

불평을 하면 영적 전쟁에서 지는 것임을 알았다. 그때부터 나는 우리 병실에서 좋은 말로 하면 반장, 나쁜말로 하면 날라리 환자가 됐다. 여섯명이 쓰는 병실이었는데 다른 환자가 기운없어 보이거나 의식을 놓치려고 하면 자꾸 가서 말을 시키고 재미있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식사도 가장 먼저한 후 다른 환자들 그릇도 갖다 내다 주기도 했다. 그래서 퇴원 후 3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연락을 꾸준히 하는 사람도 있다. 

곧 입원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전도사님은 이틀에 한번씩은 퇴근길에 찾아와주셨고 구역식구들도 정말 열심히 찾아오셔서 휴게실에서 한바탕 수다와 웃음꽃을 피워냈다. 항암치료 중  다른 사람들은 간수치 떨어지고 그런다는데 나는 한번도 그런적이 없다. 방사선치료가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한번도 미루거나 빠지지 않고 다 받아 사람들이 놀라워했다. 퇴원이후 검진은 삼개월마다 하고 있지만 암에 대한 치료는 완전히 끝났다. 나는 요즘 어느 때보다 건강하게 살고 있다. 이제는 현재 교구 전도사님이신 고인숙 전도사님의 말씀대로 더욱 힘을 내서 전도하며 참 좋으신 하나님, 내게 기쁨과 생명을 주신 하나님을 증거하며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