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동기의 변화된 모습에 하나님 궁금해져

주님 떠나서는 살 수 없음을 깨닫게 돼

나는 전라도 남원에서 살던 시절 교회 출석하는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그러나 나는 오랜 타종교 생활을 했던 터라 교회에 출석하는 아내를 핍박했다.

1978년도에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중동에 근로자로 지원했다. 군대에서 배운 기술과 기술자격증 덕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나는 거기서 군대에서 함께 기술을 배운 동기를 만나기 됐다. 근데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친구는 군대에서 아주 악랄하기로 악명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 친구가 180도 변한 모습으로 나를 반겼다. 그의 얼굴 어디에서도 예전의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기쁘고 행복한 표정으로 주변 사람들에게도 인망이 좋았다. 그의 그런 변화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리고 더 놀라운 일은 휴일인 금요일마다 내게 찾아와 “예배 드리러 가자”고 말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그가 변화된 이유가 너무 궁금해 함께 예배 드리러 갈 것을 약속했다. 당시 그 곳에서는 숨어서 예배를 드려야만 했다. 들키면 강제추방을 당하기 때문이었다. 사막 한 가운데 음푹 파인 곳에서 20명 정도가 함께 예배를 드렸다. 처음 한두번 예배에 참석했을 때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자 외로움도 해소되고 예배를 드리는 기쁨을 알게 됐다. 아내에게 ‘나 교회간다’며 편지에 성경구절을 써서 보내기도 했다. 친구의 변화가 내게도 찾아왔다. 찬양만 해도, 기도만 해도 눈물이 나왔다. 매일 새벽기도 참석은 물론 매 예배에 남들보다 일찍 가서 예배를 위해 강대상을 놓는 일 등 예배준비봉사도 했다. 그렇게 하나님을 의지해 중동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중동에서 벌어온 돈으로 아파트를 구입하고 나니 남은 돈도 없고 당장 할 일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장사를 해보기도 했다. 그러다 역삼동에 아내와 함께 식당을 냈다. 장사도 식당도 쉽지 않았다. 어느새 나는 교회는 형식적으로 왔다갔다 할뿐 점점 세상만 바라봤다. 식당을 시작한 그 해 겨울이었다. 연탄불을 쓰던 그 시절에 밤11시경 아내에게 연탄을 교체하라고 말했다. 아내는 실수로 연탄불을 꺼뜨렸고 돌이켜보면 별일 아니었던 것인데 난 아내에게 몹시도 화를 내고 말았다. 아내도 나도 지쳐있었던 것 같다. 그 일로 크게 다투고는 나는 다른 방에 가서 누웠다. 그렇게 살포시 잠이 들었는데 꿈에 성경책이 내 머리 위에서 펴지는 것이었다. 꿈이라 성경본문은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스가랴 1장이라는 것은 똑똑히 기억할 수 있었다. 꿈에서 깨어나니 아직 한 밤중이었다. 나는 꿈에서 본 그 성경구절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깜짝 놀라고 말았다. ‘너희가 악한길, 악한 행위를 떠나서 돌아오라’는 구절을 보며 난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갔다. 난 그 말씀을 읽고 무섭고 두려워 떨며 무릎을 꿇고 회개기도를 드렸다. 중동에서 만났던 그 하나님이 아직도 나를 기억하시고 지켜보고 계셨음을 깨닫고 지난 날을 용서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새벽녘에 아침밥을 하기 위해 일어난 아내를 붙잡고 ‘나를 용서해달라’며 밤에 있었던 일을 아내에게 고백했다. 그 후 난 다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할 것을 다짐했다.

하던 식당을 접고 토목공사관련 일을 하다 찾아온 IMF로 경제적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난 도리어 내 신앙을 점검할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하고 하던 일을 내려놓고 교회봉사에 매달렸다. 그렇게 시작한 남선교회 조직실 봉사가 올해로 12년이 됐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중동에서 느꼈던 뜨거운 믿음을 회복하자 하나님께서 복을 부어 주셨다. 지하 셋방으로 몰렸던 우리 가정은 하나님께서 좋은 거처를 마련해주시고 더욱이 개인택시를 운영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셨다. 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복을 주셔서 아들은 과천시청에 근무하며 최근에 도지사 모범공무원상을 받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다. 앞으로도 나는 하나님이 내게 주신 스가랴 1장의 말씀을 늘 묵상하며, 남선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하겠다. 또한 택시를 운행하며 만나는 손님들을 전도하며 늘 하나님의 영광을 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