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하는 아동과의 신뢰 회복을 위한 터치놀이
부모와 자녀사이 솔직한 대화 나누는 친밀감 필요 
베개와 방석 이용한 놀이로 신뢰감 높일 수 있어 

 아이들이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꾸중 듣는 경우 중 하나가 거짓말을 하였을 때다. 아이이고 어른이고 거짓말이 나쁜 행위라는 것을 알지만 그것을 하지 않았던 사람도 없을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를 혼내는 이유는 뭘까?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뭘까? 거짓말은 사실에 직면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에 바탕을 둔 행위인 경우가 많다. 사소하게는 상대가 싫어하거나 불쾌해 할 것을 알기 때문에 알고도 모른 척 넘어가는 것부터 크게는 남에게 손해를 끼치고 자신이 이익을 보려는 사기행동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거짓행동에는 그 바탕에 사실을 직면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있다. 

 한번은 도벽문제를 가진 아동을 상담한 적이 있다. 어머니는 자녀가 계속해서 돈을 훔치자 아이의 문제행동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 알려 주기 위해 경찰서로 데리고 간 적도 있다고 했다. 우리는 일주일에 한번씩 만남을 가졌고 아이는 좋아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한달이 지난 어느 날 어머니는 얼굴이 어두워져서 상담실에 들어왔고 상담을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내가 그 이유를 묻자 상담을 해도 아이가 달라지지 않는다며 한동안 괜찮은가 했는데 아이가 또 어머니 지갑에서 돈을 가져갔다는 것이었다. 나는 아이에게 어떻게 했는지 여쭸고 어머니는 아이를 호되게 야단쳤다고 했다.

 나는 다시 아이의 반응이 어땠는지 여쭸다. 아이가 울었다고 대답하며 어머니는 표정이 다시 바뀌었다. 그 아이는 어머니가 어떻게 꾸중을 해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경찰서에까지 데리고 갔던 아이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머니 앞에서 울었던 것이다. 어머니는 그 얘기를 하며 본인 스스로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고 종결까지 상담을 성공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

 아이들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고 그러다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오는 부정적인 결과를 막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된다. 자아가 약한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를 조절하는 데 미숙하고 부모님의 꾸중을 듣지 않으려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자신의 욕구를 채우게 된다. 이런 문제 행동을 예방하기 위해 먼저 부모님과 자녀 사이에는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밀감과 이해가 필요하다. 자녀는 부모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욕구를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부모는 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둘 사이에서 정말 안되는 것과 허용되는 것의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부모와의 이런 실갱이를 통해 자녀는 자기욕망과 사회질서 간의 타협점을 찾아가는 건강한 자아가 발달해 가는 것이다. 또한 이미 거짓행동이 형성된 경우라면 자녀가 자기행동을 조율할 수 있을 때까지 부모의 조율이 필요하며 이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먼저 부모와 자녀간의 친밀감과 이해의 바탕이 있어야 한다. 부모에 대한 신뢰와 연결감이 형성된 이후에 아동은 부모님의 통제를 받아들일 수 있으며 이후 스스로 자신을 잘 조율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번에 소개되는 놀이들은 부모와 자녀간의 신뢰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신체접촉 놀이들이다. 늘 잘못된 행동을 찾아내고 혼내기만 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사랑과 관심 그리고 배려가 있는 긍정적인 부모 이미지로 바꾸기에 적합한 친밀감 향상의 시간일 될 것이다.

*준비물 : 방석 또는 베개 여러 개

#1. 방석 숨바꼭질
 부모 중 한명은 술래를 하여 눈을 감고 다른 한명이 방석으로 아이의 몸을 숨기도록 한다. 숨을 때에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자세를 하고 있도록 하고 부모님이 방석으로 몸을 가린 후에는 신호가 있을 때까지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아이를 다 숨기면 술래인 부모는 눈을 뜨고, 방석 안의 자녀를 찾아본다. 방석으로 아이를 숨긴 부모가 “반짝 반짝 눈을 찾아보세요”라고 말하면 술래는 방석 중 하나만 움직여서 아이의 눈을 찾아야 한다. 부모가 아이를 찾으면 아이를 꺼내서 꼭 안아 주도록 한다. 이번에는 아이를 숨겼던 부모가 술래가 되어 다시 활동을 진행해 보도록 한다.
 아이가 몸을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에는 부모가 아이를 숨기고 “열려라 참깨”와 같이 신호를 하면 방석을 뚫고 나오는 활동으로 전환할 수 있다.

#2. 방석 밀치기
 두 사람이 한팀을 이루어 방석(또는 베개나 쿠션)을 서로의 등 사이에 끼우고 떨어뜨리지 않고 함께 바닥에 앉아 본다. 어머니 또는 아버지의 지시에 맞춰 일어나 본다. 이제는 왼쪽, 오른쪽, 앉고 서기, 걷기 등을 구호에 맞춰 반복하면서 함께 움직여 본다. 방석을 두 사람의 몸 사이에 끼운 채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면서 선을 따라 걷거나 반환점을 두고 돌아오는 활동을 해 보기도 한다.
 단, 부모와 아이가 짝을 이뤄서 할 때에는 부모가 아이의 키에 맞춰 움직이도록 한다.

#3. 방석 점프하기
 먼저 부모가 방석 하나를 바닥에 두고 건너편으로 점프 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후 부모가 “하나 둘 셋 점프!” 하고 신호를 보내면 자녀가 점프해서 방석을 뛰어 넘도록 한다. 방석 하나를 뛰어 넘고 나면 그 위에 방석을 얹어 가며 단계를 높여 나간다. 아이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높이까지만 활동을 계속한다. 신호를 바꿔서 부모가 윙크를 하면 점프하도록 할 수도 있다.
 유의할 점 ①점프를 할 때에 아이가 넘어지지 않도록 양말을 벗고 하도록 한다. ② 혼자 점프하는 것을 두려워 할 경우 부모가 손을 잡고 함께 점프해 보도록 한다.

#4. 방석 징검다리
 아이가 방석 위에 서면, 부모는 자녀 앞에 새로운 방석을 놓아 준다. 아이는 부모가 놓아주는 방석 위로 이동한다. 다시 방석을 앞에 두면 아이가 부모가 놓아 준 방석위로 움직이는 식으로 목표지점을 정하고 방석 징검다리 건너기를 한다. 이번에는 가능한 좀 더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도록 활동해 본다. 부모와 자녀가 한 팀을 이루어 먼저 목적지에 도착하는 팀이 이기는 방석 건너기 게임을 해 볼 수도 있다.
 유의할 점 ① 아이가 건널 수 있는 거리를 고려해서 방석을 놓아 주도록 한다. ② 방석을 건너다 미끄러지는 위험이 없도록 주의한다.

글 김수정심리발달연구소장/ 그림 염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