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구원 위해 신발안고 기도했던 아내
위암 선고 받고 온전한 신앙 회복 

 ‘한 3일 간 기도원에 다녀올게요’ 아내가 메모를 남기고 집을 비웠다. 신발장에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내 신 한짝이 또 자취를 감췄다. 아내가 기도원에 가져간 것이다. 아내는 나의 구원 문제를 놓고 기도원에 갈 때면 신발이나 옷을 들고 갔다. 하도 교회에 가질 않으니, 그렇게라도 기도해야 마음이 편했나보다. 기도원에 갈 때마다 신발이나 옷가지를 들고 가기 시작한 지 벌써 5년이 넘었다.

 사실 아내가 나의 구원 문제를 위해 기도한 것은 오래 전이었다. 1970년대, 30대 중반이었던 아내는 너무 말라 모두들 아내가 오래 살지 못하고 곧 죽을 거라고 했다. 마침 집 앞 교회 교인들이 내가 출근한 오전 시간을 틈타 몰래 아내와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났을까. 믿음을 갖게 된 아내 얼굴에 생기가 돋아났다. 열심히 교회 생활을 하면서 건강을 되찾은 아내는 함께 교회에 가자고 했다. 하지만 뒷마당 장독에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하시던 어머니의 신앙을 배교할 수 없었다.

 그리고 1980년대, 우리 가정이 서울로 이사를 오면서 아내는 강 건너 보이는 교회에 가면 자신이 살 수 있을 것 같다며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직접 찾아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내의 신앙은 점점 더 뜨거워졌지만 내 마음은 교회와는 더 멀어져만 갔다. 20여 년 넘게 나의 구원을 위해 기도했던 아내. 그런 아내의 기도가 드디어 1997년 열매를 맺게 됐다. 여느 때처럼 잠들었던 나는 꿈에서 조용기 목사님을 봤다. 목사님은 엄한 얼굴로 ‘네가 교회에 다니면 아내가 힘들어 하지 않을 텐데, 왜 믿지 않냐’며 꾸짖으셨다. 아내에게 당장 기도원에 가야겠다고 말하자 아내는 ‘거짓말하면 하나님이 싫어하신다’고 되레 핀잔했다. 나는 거짓이 아니라고 말하고 아침에 짐을 챙기고 집을 나섰다. 기도원으로 가는 버스 앞에서 담배 한 대를 피우고는 차에 올라 탔다. 기도원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참지 못하고 또 다시 담배 한 대를 피우고는 남아 있는 담배를 모두 꺾어버렸다. 나는 3일간 금식하며 기도하고 하산했지만 신앙생활을 꾸준히 잇기란 쉽지 않았다.

 나에게 느닷없이 위암선고가 내려진 것은 이듬해 1월이었다. 위암초기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게 된 나는 위의 3분의 2와 2미터 길이의 장을 잘라냈다. 아내말로는 마취 상태로 수술실을 나온 내가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정말이지 위암 진단을 받고 원망보다는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 앞섰다. 이번 일로 나태했던 내 신앙이 단단해지리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술과 치료로 67㎏이었던 내 몸무게는 7∼8㎏나 빠졌다. 하지만 회복은 생각보다 빨랐다. 의사들도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지만 무리는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해 여름 신수기도처가 생겨 봉사를 시작했다. 나를 구원해주시고, 병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게 해주신 은혜에 대한 내 작은 보답이었다. 나는 평일 오전 4시, 주일에는 오전 5시에 기도처에 나와 예배 드릴 준비를 했다. 수요일에는 수요예배 시간에 맞춰, 토요일에는 주일 예배를 위해 순복음가족신문과 행복으로의초대, 주보를 접는 봉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자 기도처 관리실 서무부장이라는 책임감이 주어졌다. 신기한 것은 봉사를 하면 할수록 내 몸이 건강해졌다는 사실이다. 병원을 찾는 일도 없었다. 내 안에 게으름이 조금씩 찾아올 때면 지금도 세계를 다니시며 복음 전파하시는 조용기 목사님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면 힘이 솟았다. 기도처 봉사를 시작한 지도 이제 12년이 돼 간다. 봉사를 통해 내 몸과 마음은 온전히 하나님을 바라보게 됐고, 변화된 나를 보면서 형제와 친척들이 하나씩 주님을 영접하기 시작했다.

 나는 젊은 사람들에게 교회만 다니지 말고 봉사를 하라고 권한다. 봉사하면서 신앙생활하면 신앙이 더욱 견고해지고 더 큰 은혜를 얻기 때문이다. 이제 내 나이 73세, 목숨이 있는 날까지 경건하게 믿음생활하면서 주님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