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아주 인상적인 기업의 경영자를 만나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는 고등학교 학력으로 대기업의 임원이 됐고 회사 이름이 여섯 번이나 바뀌는 가운데서도 살아남아 능력을 발휘하는 경영자다. 회사의 주인이 바뀌면 전 회사의 임원들은 대부분 교체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그 만은 살아남아 새로운 주인으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받으며 회사를 탄탄하게 키워 놓았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 그것이 궁금해서 그를 만났다. 그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기업 생산직으로 취업했다. 매일 아침 한 시간 일찍 회사에 출근해 청소를 하고 기계를 닦아 기술자가 오면 곧바로 작업이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이렇게 6개월을 근무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대학졸업자들이 주로 일하는 기술직으로 발령을 받았다. 그는 그 곳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고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대기업의 임원으로 승진이 됐을 때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성실과 열정이 그의 심볼이 되었다. 기독교 신자인 그는 자신의 직무에 충실한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직장생활을 했다.

 “생각하며 행하자. 자기본분을 다하고 봉사심을 기르자. 진실한 사람이 되자” 그가 다녔던 초ㆍ중ㆍ고등학교의 교훈이다. 학교 다닐 때 배운 교훈처럼 살려고 노력했다고 소개해 주었다. 학교 졸업 후 40년이 지나서도 교훈을 외우고 있는 사람을 만난 것도 처음이라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는 세상을 살면서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며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고백한다.

 “저는 주어진 일에 감사하며 열심히 일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율이 의외로 높지 않더군요” 그래서 그는 “세상사는 게 참 쉽다”라고 결론을 내렸단다. 50대 중반인 그가 명예퇴직이나 감원이 두렵지 않은 이유이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주어진 일에 감사하며 혼신의 힘을 바칠 때 세상은 외롭지도 힘들지도 않을 뿐 아니라 행복한 보금자리가 될 수 있다는 그의 말이 계절의 여왕 5월의 라일락 향기처럼 따뜻하게 다가온다. 

(인간개발연구원장·감자탕교회 이야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