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속에서도 말씀에 의지, 전도와 봉사
병 고침 받고 환우들의 아픔 알게돼
 
  나는 어려서부터 건강체질은 아니었다. 오히려 약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잔병치레도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늘 건강에 유의하는게 습관이 돼 특별한 이상없이 살아왔었다. 학창시절에 미션스쿨을 다니면서 언젠가는 성당이나 교회를 다니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었다. 그리고 지인을 통해 1991년 우리교회에 왔다. 교회에 오니 이제까지 내가 막연하게만 알던 교회의 이미지와 하나님은 너무 피상적이었다는 것을 알게됐다. 하나님 품안에서 진정한 행복과 믿음으로 사는 삶에 대해 깨닫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며 살았다. 주님의 은혜 가운데 별다른 어려움없이 믿음의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키우며 행복하게 지냈다.  

그런데 2000년 쯤 갑자기 무릎에 이상이 생겼다. 처음에는 조금 불편하던 정도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통증이 더해졌다. 조금 그러다 말겠지 하고 참고 지내다가 결국 허리까지 통증이 생겨서 아파서 병원에 갔다. 병원에서는 연골이 닳아았지만 수술할 정도는 아니고 물리치료를 받으라고 했다. 치료를 받을 때만 시원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원래대로 고통이 찾아왔다. 일시적인 효과에 실망된 마음이 생겼지만 그럴수록 하나님께 의지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고통 속에서 성경대학과 아카데미 과정을 다니기 시작했다. 어느날은 계단을 못걸어 다닐 정도로 아파 지하철역에서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고 무릎으로 기어서 나온 적도 있지만 성경공부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프다는 이유로 인상쓰고 다니면 다른 사람의 기분까지 나쁘게 만들 것 같아서 항상 억지로 웃고 다녔다. 사람들 보는데서는 웃었지만 통증 때문에 잠못 이루고 밤새도록 울고 지낸날이 많았다. 만약 내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었다면 내 고통만 바라보며 원망과 눈물로 살았을 것 같다.
 몸이 아픈데도 하나님께서는 자꾸 내 마음속에 전도해야한다는 마음을 심어주셨다. 주일이면 교회에서 ‘행복으로의초대’ 전도지를 100장에서 150장 정도를 늘 가지고 와서 한장 한장 정성스럽게 접어 평일에 이웃들에게 전도했다.
 무릎이 아프지 않은 날이 점점 늘어나고 조금씩 나아졌다. 감사한 마음에 하나님께 더욱 무엇으로라도 보답하고 싶었다.  2001년 어느날 교회에서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를 뽑는다는 광고를 보았다. 그 광고를 보는 순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무작정 봉사를 하겠다고 나서니 이를 안 자녀들이 엄마도 아픈데 무슨 호스피스 봉사를 하느냐며 말렸다. 남편은 말리는 말은 안했지만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가족들의 만류를 뒤로하고 자원봉사자 교육을 열심히 받았다. 이론교육을 받고 용인 샘물의집으로 실습을 다니면서 멀미도 자주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곳에서 환자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는 무릎 통증이 싹 사라지곤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릎은 물론 허리 통증도 깨끗이 사라졌다. 할렐루야! 나의 변화를 보고 남편도 봉사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아팠던 것이 은혜다. 아파보았기 때문에 누군가가 아픔을 내 아픔처럼 여기게 됐다. 특히 연세드신 분들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들어 길을 가다가도 손을 잡아드리게 된다. 그분들의 손을 잡아드리면 내가 꼭 그분들의 자녀가 된 것 같다. 사람들은 내가 호스피스봉사를 한다고하면 나를 칭찬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영등포노인복지회관에 가면 치매 노인들이 계시는데 그분들에게 내가 순한 마음으로 다가가면 난폭했던 분들도 착해지시고 사랑을 나눠주신다. 천사처럼 변한 그분들을 통해 내가 받는 사랑이 더욱 많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겸손한 사람이 되어 봉사하고 싶다. 하나님께서 내게 명령하신 나눔의 삶을 평생 사명으로 여기며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