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고 위축된 아동을 위한 관계로의 초대, 개입놀이
부드러운 접촉활동 통해 아이와 대화 시도  
아이들의 신체이미지 긍정적으로 형성시켜 
    
 자녀를 키우면서 부모님을 당황케 하는 상황 가운데 하나가 어른을 보고도 아이가 자발적으로 인사를 드리지 않거나 인사를 시켜도 엄마 치마 뒤에만 꼭꼭 숨어버리는 경우일 것이다. 집에서는 말도 잘하고 아빠 엄마에게는 잘 와서 안기는 아이들이 밖에만 나가면 이와 같이 행동을 하여 예의 없이 키웠다는 괜한 오해를 살까 불편한 마음을 느낄 때가 종종 있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특성의 아이를 가리켜 수줍음이 많은 아이라고 말하는데 아동상담에서는 위축된 아동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위축은 감정과 정서적 반응이 밖으로 표출되지 못하고 안으로 들어가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가 ‘눈물을 삼킨다’, ‘분을 삼킨다’라고 말하는데 감정을 이렇듯 밖으로 표현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으로 넣어버리다 보면 감정 뿐 아니라 표정과 행동도 경직되게 되고 관계에서도 회피적인 모습을 보이기 쉽다. 이러한 경우는 안전한 대상과 함께 하는 가운데 자신의 감정을 공감 받고 표현해 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기쁨을 삼키다’, ‘행복을 누르다’라는 표현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밝고 긍정적인 감정은 억압의 대상이 아닌 경우가 많고 환경에 의해 감정표현이 억압되어도 크게 상처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분노, 억울함, 배신감, 슬픔 등을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였을 때는 그것은 쉽게 떨쳐버리지도 못하고 마음만 상하게 하므로 무감정, 무감각으로 자신의 마음을 지키려 하게 되고 이로 인해 마음과 생각 그리고 정서와 표현이 경직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유아기 위축과 수줍음은 이런 성인 행동의 아동기적 모습이다.

 다음에 소개되는 놀이들은 아이들의 신체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형성하고 위축의 문제가 있는 아동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드러운 접촉활동들이다. 민감하고 상처받기 쉬운 자녀들과도 쉽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좋은 자극이 될 것이다.

 * 준비물 : 물감로션(무색무취의 베이비 로션에 물감을 소량 섞어 3∼4가지 만든다), 물수건, 붓, 물감 담을 작은 병, 비눗방울 놀이세트, 색 테이프, 꼬깔콘 또는 짱구

#1 바디페인팅
 먼저 베이비 로션에 물감을 타서 3∼4가지 칼라로션을 만든다. 페인팅을 할 신체 부위(손등, 발등, 볼 등)를 결정하는데, 거부감이 적은 손부터 시작한다. 부모가 아이의 손등에 여러 색의 로션으로 그림을 그려 준다. 손 외에 발이나 얼굴에도 활동을 해 볼 수 있다. 활동이 끝나면 사진을 찍거나 거울에 비춰보고 난 후 물수건으로 깨끗하게 닦아 주도록 한다.
 너무 묽은 로션은 흘러내려 그림 활동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물수건으로도 잘 지워지는 수용성 물감을 사용하도록 한다.

#2 비눗방울 터치
 부모와 아이가 마주 앉는다. 부모가 비눗방울을 살살 분 후에 하나를 비눗방울 막대로 터지지 않게 잡는다. 아이에게 눈을 감으라고 한 다음 비눗방울을 얼굴(코, 볼, 귀 등) 주위에 터뜨려 준다. 아이는 눈을 뜨고 비눗방울이 터진 곳이 어디인지 맞추도록 한다.
 이 때 비눗방울이 눈이나 입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3 비눗방울 테니스
 가족원을 두 팀으로 나누고, 부모 중 한명이 진행하도록 한다. 두 팀 사이를 종이 색 테이프로 경계선을 나누고, 진행하는 부모는 중앙선 옆에 선다. 진행하는 부모가 비눗방울을 다른 가족원 머리 위쪽으로 불어준다. 팀을 나눈 다른 가족원들은 비눗방울이 터지지 않게 상대팀 진영으로 보낸다. 비눗방울이 자기 팀 쪽으로 날아오면 다시 불어서 상대팀 쪽으로 보내준다. 비눗방울이 모두 터져 없어질 때까지 패스를 계속한다.
 비눗방울을 할 때에 아이가 흥분할 수 있으므로 앉아서 활동을 진행하도록 한다. 비눗방울을 세게 불어 터트리지 않도록 살살 불어 보내는 것을 충분히 연습시킨다.

#4 꼬깔콘 먹여주기
 가족원 모두가 둘러앉는다. 부모는 아이 다섯 손가락에 꼬깔콘을 먼저 끼워준다. 아이도 부모의 다섯 손가락에 과자를 끼워주고, 서로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사람에게 진 사람이 자기 손가락에 있는 꼬깔콘을 먹여준다. 둘 중 한사람의 손가락에 과자가 다 없어지면 활동이 끝난다.
 손가락에 끼워준 과자 이외의 것을 아이가 만지거나 먹지 않도록 유의한다. 가위바위보가 서툰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이긴 사람이 진 사람에게 먹여주는 것으로 활동의 규칙을 바꿔 진행해 볼 수 있다. 

글 김수정(김수정심리발달연구소장)/ 그림 염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