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환마마보다 무섭고 악플보다 두려운게 ‘무플’이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 극찬의 리플을 달고 다니며 신드롬을 일으키는 열아홉살의 여왕이 있다. 세계 빙상계를 석권하며 월드챔피언에 등극한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그녀가 만들어내는 행복바이러스는 경제침체의 수렁에 빠져있는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준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종합점수 207.71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세계언론이 극찬했으며 국민동생으로 다시한번 자리매김하는 승승장구의 그녀를 바라보면서 그 성공비결이 궁금해졌다.

 먼저 그녀는 지극히 긍정적이다. 그래서 늘 웃는다. 트리플 루프를 시도하다 넘어지고도 그녀는 웃는다. “숨겨둔 기술을 시도해 본 것이 의미가 있었다”며 오히려 더 힘을 내는 김연아는 절대긍정의 마음을 갖고 있다. 제대로 된 연습장도 친절히 가르쳐줄 선배도 없는 열악한 지원환경에서도 그녀는 절대 긍정의 자세를 가졌다. 성경은 긍정적인 인물이 쓰임받음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가나안 입성을 압둔 이스라엘 민족이 보낸 열두 명의 정탐자 가운데 여호수아와 갈렙은 절대긍정의 소유자였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그들에 의해 정복됐고 하나님의 약속을 성취하는 성공자가 됐다. 요셉은 왕따였던 그의 인생 가운데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통해 결국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김연아에게는 사물과 사건을 긍정의 측면에서 해석하는 탁월함이 있다. 

 또한 김연아에겐 불같은 열정이 있다. 한때 은퇴까지 생각할 정도로 심한 허리 부상에 시달리기도 했고 지난번 국내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는 막판 프리스케이팅에서 뼈아픈 실수로 다 잡은 우승을 라이벌 아사다 마오에게 뺏기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실패에 굴하지 않는 열정은 그에게 정상을 향한 푯대를 제공해주었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김연아가 지치기전에 얼음이 먼저 지친다”고 할 정도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열정이 있기에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에 휩싸이게 한다.

 사도 바울은 옥에 갇히고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번 죽을 뻔하였으니 유대인들에게 사십에서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 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고 일 주야를 깊은 바다에서 지냈으며 여러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고 고백한다. 바울에게 열정이 없었더라면 이방인을 향한 선교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성경은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넘친 것 같이 우리가 받는 위로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넘친다고 말씀한다. 김연아가 자신에게 닥친 고난을 열정으로 극복했듯이 신앙생활에는 열정이 있어야 믿음의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열정적인 찬송과 기도를 통한 열정적인 예배야 말로 인생의 얼음을 녹이는 특장점이다.

 마지막으로 자신감이다. “사람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라고 미국 작가 앨버트 허버트는 말했다. 몇차례의 실수를 통해서도 김연아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을뿐더러 신기록을 이루어냈다. 충만한 자신감이 그를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김연아의 자신감은 자신의 주무대인 얼음위에서 스케이트를 탈 때 얼굴에 나타난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자신감은 우리 신앙생활 성적을 올려준다. 자신에게서 나온 교만이 아닌 겸손한 내 성정에 하나님의 능력을 더한 자신감이야말로 세상을 이기는 힘이다. 많은 사람이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여 움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나 하나님 나라에 주저함과 두려움은 없다. 성령충만함으로 머리와 가슴을 채우면 주님 안에서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 고난주간을 맞이하여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믿음의 신기록을 이루어야 할 때다.

임 훈 목사(강서대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