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과 환경은 모두 ‘절망’ 뿐 
‘합력하여 선 이루시는 하나님’만 의지       

 지난해 6월 한 밤중에 아들의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버님, 종진이가 쓰러져서 119 구급차에 실려갔어요. 위급하니까 빨리 병원으로 오세요”  다급한 목소리에 옷을 주섬주섬 집어 입고 아내와 함께 중앙대학교병원으로 달려갔다. 가는 길에 아들의 상태를 확인하니 심각하다는 말 뿐이었다. 병원에 도착해 보니 아들은 뇌출혈로 왼쪽 뇌에 피가 많이 고여 빨리 수술해야 했다. 새벽 4시, 수술이 시작될 때 나는 급히 교회에 전화해 새벽 예배 때 중보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오전 7시가 돼서 수술을 마친 아들은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의사는 수술이 잘 됐다고 했지만 아들은 3일이 지나도록 깨어나지 못했다. 손과 발이 퉁퉁 부어올랐고 신장이 180㎝가 되다보니 부어오른 다리를 제대로 피지 못해 침대를 늘려 맞춰야 했다. 하지만 뇌압이 올라 머리가 부어 또 다시 수술을 해야 했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들은 또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내와 나는 중환자실 복도에서 밤을 새가며 깨어나기만을 간절히 기도했다. 장로님들과 양천5교구 식구들이 끊임없이 중보기도해 주었고, 이영훈 담임목사님께서 직접 심방오셔서 아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주셨다. 밤낮으로 병실 앞을 지키며 기도하고 있는 우리 부부 모습에 감동을 받았는지 의사들은 쉬는 날 없이 아들의 쾌유를 위해 정성껏 간호해주었다.

 하지만 보름 가까이 깨어나지 않는 아들을 보고 의사는 “더 이상 우리가 할 일은 없다. 오직 신만이 아들을 살려주실 수 있다”며 미안해했다. 주변 사람들은 부정적인 말만 할 뿐 환경은 너무나도 절망적이었다. 

 그러나 나는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죽은 자도 살리시는 하나님께서 아들을 못 고쳐주실 리 없었다. 나는 질병의 여리고를 무너뜨리기로 하고 병실 앞을 지키며 쉬지 않고 기도했다. 기도하다 잠들기도 했고, 다시 깨어나 아들을 살려달라고 기도했다. 그러자 아들이 왼쪽 다리를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직 눈을 뜨거나 말을 할 순 없었지만 다리를 움직이는 것을 봐서 의식이 깨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기적이었다.

 나와 아내가 사고 직후 계속 병실 앞을 떠나지 않자 사위와 딸은 “집에 가서 잠시 눈이라도 붙이셔야 한다”며 많이 걱정했다. 가져올 짐도 있고 해서 집에 들어간 우리 부부는 집에 도착해 아파트 현관에 들어서다 물고기 형상을 한 구름을 발견했다. ‘참 신기하다’고 생각하고 집에 들어갔는데 머릿속에서 그 형상이 떠나질 않았다. 순간 밤새도록 물고기를 잡지 못했던 베드로가 예수님의 말 한마디에 던진 그물로 153마리 물고기를 잡았던 기적이 떠올랐다. ‘아, 하나님! 물고기의 기적처럼 아들을 살려주시겠다는 증거군요’ 마음속에 강한 확신이 들었다.

 그 후 2주 뒤 아들은 의식이 돌아왔고, 팔과 다리를 움직였다. 그리고는 두 달이 못되어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또 다시 부정적인 말을 했다. “깨어났지만 이런 경우 신체 일부를 잘 사용하지 못하거나 언어 장애를 가질 수 있다던데…” 나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든 부정적인 것을 물리치고 하나님을 더욱 의지했다. 중앙대학교병원에서 어느 정도 회복한 아들은 재활과 언어치료 등을 위해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겼고, 그 곳에서 한 달 정도 치료를 받은 후 뛰기 시작했다. 아들을 돌보던 간병인은 “간병인 생활 10년에 이렇게 빨리 회복되는 환자는 처음”이라며 놀라워했다. 병원에서도 의사들이 “환자가 뛰네. 환자가 뛰네”하며 놀라워했다.

 빠른 회복을 보인 아들은 사고났던 일만 기억하지 못할 뿐 나의 안부를 묻는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적다. 지난 3월에는 며느리와 함께 국제신학연구원에서 주관하는 성경학교에 입학해 말씀을 공부하며 하나님 안에서 회복되고 있다. 나는 요즘 아들에게 요셉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고난을 딛고 일어선 요셉처럼 아들 역시 ‘크고 비밀한 일을 보여주시는 하나님’을 의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이제껏 신조로 삼아왔던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로마서 8장 28절 말씀을 강조하며 아들이 하나님만 의지하며 살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