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곳 캘리포니아 한인사회에 엄청난 뉴스가 보도 되었다. 토렌스 지역에서 한인교회를 목회하던 목사님이 타살된 것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 범인이 아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아버지 목사님은 칼에 찔려 피를 흘리면서도 경찰을 부르지 않고 죽어갔다. 그 사모님 또한 신문지상을 통해 자신의 남편을 살해한 살인범의 보석금을 위해 그리고 형량을 줄여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패륜아라 손가락질할지 모르지만 그 부모에게는 여전히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여기 한 한사람의 패륜아가 있다. 3년반동안 동고동락하며 지냈지만 가장 힘든 순간에 자신이 모셨던 주군을 향해 “난 저 사람 모른다”고 부인했던 그것도 세 번이나 부인했던 배신자. 그는 세상의 눈을 피해 다시 디베랴 바다로 돌아와 원래 직업이었던 어부가 된다. 그는 매일 고깃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새벽이 동터오도록 열심히 그물을 내리고 거두는 일을 반복적으로 해보지만 전혀 고기들이 잡히질 않는다. ‘참 이상하다. 아무리 3년반만에 다시 탄 고깃배이지만 그래도 내 잔뼈가 굵은 곳인데 분명히 잡혀야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해진다. 아무런 것도 얻지 못하고 밤새 헛고생했단 말인가? 갑자기 패배감이 밀려온다.

 사실 그는 한때 잘나갔던 사람이었다. 수만의 군중들을 몰고 다니셨던 예수, 모든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했던 그 예수께서 다니실때마다 항상 그는 곁에서 그를 보좌했다. 사람들은 그가 2인자인 것으로 여길 정도였다. 그는 최초로 물을 걷는 기적도 경험한 사람이요, 놀라운 신앙고백을 함으로 대단한 칭찬까지 받던 사람이었다. 자신은 끝까지 주군을  지키겠다는 의리의 사람이요, 자신의 주군을 잡으러 왔던 군인 중 하나의 귀를 자를 정도로 용기와 기백이 있던 사람이었다. 그는 베드로다.

 그러나 오늘 그는 실패자의 모습으로 있다. 패배자의 모습으로 있다. 날이 완전히 밝아 이제 아무 것도 얻지 못한 공을 친 하루가 되는 순간이었다. 모든 것을 체념하고 귀가하려고 마음을 갖고 있는 그 시간. 세상의 관심밖으로 밀려난 실패자, 배신자에게 예수님이 찾아오셨다. 그리고 묻는다.

 “그래 고기는 많이 잡았는가?” “아닙니다” “그럼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져 보라” 이상한 말이다. 그 오른편은 조금 전에 그물을 내려보았던 곳이다. 오른편 뿐이랴 왼편 윗편 아래편 사방 그물을 안 내린 장소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다시 오른편에 내려 보랜다. 그물을 내리는 것은 보통 힘든일이 아니며 보통 수고가 따르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말씀에 의지하여 그물을 다시 내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렇게 내릴때는 없었던 고기가 그물에 가득하여 들 수 없을 정도로 채워진 것이 아닌가? 그렇게 애타게 소유하고 싶었던 고기를 가득 얻게 되었다. 그물을 육지에 끌어올린 뒤 물고기를 통에 담으면서 신나게 세본다. ‘한마리, 두 마리…오십 육 마리…일백 이십 삼 마리…일백 오십 삼 마리’ 와우! 153마리의 고기를 얻었다.

 고기는 우리들의 꿈이다. 그토록 당신이 잡길 원하는 고기는 무엇인가? 잡으면 행복할 것 같아 지금 밤낮으로 얻기를 힘쓰는 고기는 무엇인가? 주님은 묻는다. “그래 그 고기는 잡았는가? 가족의 행복이란 고기는 잡았는가? 돈의 고기는 잡았는가? 명예의 고기는 잡았는가?” “아니요. 잡지 못했습니다” 베드로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세상은 실패자에게 관심이 없다. 배신자에겐 더욱 관심이 없다. 그러나 주님은 오늘 실패한 나를 찾아오신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배오른편에 그물을 내리라고. 이성으로 이해되지 않는 말씀이지만 베드로처럼 ‘말씀에 의지하여’ 다시 시작해 보라. 새로운 인생의 출발은 바로 더 이상 내 꿈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야망을 의지하는 것이 아닌 말씀을 의지하는 삶임을 잊지말자.

박재만 목사(남가주순복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