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가 어디에 있을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기록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후진국에서는 기록보다는 말에 의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선진국에서는 기록에 의해 사회가 돌아간다. 회사에 취직할 때도 자신의 연봉과 할 일에 대해 기록되어 있다. 이른바 직무분석이 되어 있어서 근로자들의 할 일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최근 필자가 근무하는 인간개발연구원에서는 기록문화를 높이기 위한 모임으로 ‘책 쓰기를 위한 에세이클럽’을 만들었다. 기업인이나 전문가들이 자신의 경험을 글로 정리해서 책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결성되었는데 반응이 무척 뜨겁다. 이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성원교역의 김창송 회장은 『지금은 때가 아니야』등 이미 5권의 수필집을 발간한 기업인 출신 작가이다. 김 회장이 수필가로 등장하게 된 배경은 단순하다. 그는 회사 설립 20년사를 준비하다가 자료를 정리하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아예 ‘수필 공부반’에 들어가서 2년 동안 글쓰기에 집중하여 수필가로 등단했다.

 지금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글쓰기 전도사가 되어 다른 사람들이 수필을 쓰거나 책 내는 일을 도와주며 봉사하는데서 기쁨과 보람을 찾고 있다. 그는 “글쓰기는 우리 삶의 반영이다. 글을 보면 사람을 알 수 있다”며 “글은 자기연마와 인격의 표현이다”라고 강조한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책이야말로 자신의 인격과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것이다. 자신과의 대화를 정리한 게 바로 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이란 반드시 거창한 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1페이지든 10페이지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면 되는 것이다. 분량은 중요하지 않다. 기록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만물이 약동하는 봄이다. 봄의 어원은 ‘보다’에서 왔다고 한다. 봄을 맞이하면서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자연의 신비함을 글로 적어보자.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꿈, 비전, 목표를 기록해 보면 희망이 솟아날 것이다. 하나님과의 대화인 기도문도 말뿐만이 아니라 글로도 적어보자.

양병무(인간개발연구원장, 감자탕교회 이야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