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 믿기 위해 움직여야 합니다

 최근 발표된 보잉이 전체 직원의 6%에 달하는 1만명 감원계획이나 내로라하는 기업인 올스테이트, 스타벅스 월트디즈니 자회사 등 각 곳에서의 1만명이상 감원이 현실화 되고 있다. 예로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인들 중 소액투자이민(E-2)으로 이민 온 사람들이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사업장의 절반이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돈을 송금받던 일명 기러기 가족들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 달러가 급등하면서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자 한국에서 송금해야 하는 사람들의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제적 고비를 견디지 못해 결국 눈물을 머금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한인들도 급격히 늘었다. 미국이 이런데 한국은 그 경제적 고통이 어떨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경제적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분명 아닌 듯 하다. 구약성경 룻기서에 보면 지금으로부터 약 4000년 전 유다 베들레헴 땅에도 커다란 경제위기가 다가왔음을 기록하고 있다(룻 1:1). 아마 현재와 같은 극심한 경제난이 왔던 것 같다. 이 때 한 가정을 주목할 수 있는데 바로 엘리멜렉이란 사람의 가정이었다. “너무 경제가 힘들어 꽁꽁 다 얼어 붙었어. 우리 다 같이 모압이란 곳으로 이민을 준비해야겠어” 한 집안의 가장이었던 엘리멜렉이 심각하게 이민을 생각한다. 결국 그 가정은 아내인 나오미와 두 아들 말론과 기룐을 데리고 모압이란 나라로 가족이민을 떠난다. 그리고 힘든 이민생활이 시작되었다. 잘 살아보려고 떠난 이민생활이었지만 삶은 그리 호락 호락하지 않았다. 남편인 엘리멜렉이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다. 졸지에 과부가 된 나오미는 두 아들과 함께 어렵게 살아간다. 시간이 흐르매 두 아들은 어느 덧 장성하여 결혼할 때가 되었다. 모압 땅에서 오래살다보니 아이들은 모압 사람이 다 된 듯 하다. 그들은 모압 여자들을 자연스럽게 배우자로 선택하게 된다. 오르바와 룻이란 여인이었다.

 남편 복 없는 사람은 자식 복도 없다고 했던가? 결혼해서 십여 년의 세월이 흘렀을까? 평안함도 잠시 말론과 기룐 두 사람 모두 갑작스런 죽음을 맞고 만다. 생각지도 않은 불행 앞에 어머니 나오미는 가슴이 미어진다. 그리고 모압의 이민 생활을 돌아보고 결론을 내린다. “여호와의 손이 나를 치셨다”(룻 1:13).

 베들레헴을 떠나 모압으로 이민 온 것을 수십년이 지나 후회하며 며느리들에게 진심어린 말로 충고한다. “얘들아, 너희가 힘든 집에 와서 고생이 많다. 너희들은 아직 젊으니 이제라도 새로운 인생을 찾아 새 출발하거라” “어머니는 어떻게 하고요” “나는 이제 많이 늙었고 이제 다시 내 조국 유다 베들레헴으로 돌아가련다. 그곳에서 인생의 마무리를 하련다” “안돼요, 어머니. 저희도 함께 갈래요” 시어머니와 두 며느리가 서로 부둥켜 서럽게 대성통곡한다.

 결국 첫 번째 며느리인 오르바는 모압에 남고 나오미와 두 번째 며느리인 룻은 유다 베들레헴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 곳에서 재력과 훌륭한 인품을 소유한 멋진 남자 보아스를 만나 룻은 재혼하게 된다. 나오미의 가정에 다시 행복의 꽃이 핀다는 스토리가 바로 룻기서의 내용이다.

 우리를 이끄는 삶의 원동력은 무엇인가(What drives your life)? 좀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좀 더 아이에게 좋은 교육적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 움직이는 삶의 마지막은 실패와 눈물이다. 우리는 좀 더 잘 믿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왜 이사하는가? 왜 이민하는가? 항상 좀 더 잘 믿기 위해 움직일 때 거기에 진정한 행복이 있다. 나오미는 외친다. “내가 좀 더 잘 살기 위해 하나님을 떠난 것이 후회됩니다. 삶은 힘들고 고단해도 좀 더 잘 믿기 위해 이제 돌아갑니다”

 하나님께로 돌아갔을 때 그 자리에 진정한 행복이 기다리고 있었음을 우리는 잊지말아야 한다.

박재만 목사(미국 남가주순복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