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일컬어 ‘재미있는 지옥’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워낙 사건 사고가 많아 한국에 있을 때는 골치가 아프지만, 밖에 나가면 이 소란스러움이 그립다고 한다. 외신기자들도 우리나라처럼 재미있는 곳이 없어서 임기가 끝나 떠날 때면 상당히 아쉬워한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대형사건이 나도 며칠만 지나면 잊혀진다. 또다른 엄청난 뉴스가 곧바로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특별히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기보다, 동일한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좁은 땅에 모여 살면서 남의 일에 관심이 많다보니 열기가 더 증폭되어서 그럴 것이다.

 유행이 쉽게 번져나가는 우리나라 환경은 폐해도 많지만 이점도 많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뭐가 좋다더라”는 소문이 퍼지면 그 물건이 동이 나고, “뭐가 재미 있다더라”는 말이 들리면 대박 행진을 이룬다. 되는 건 확실히 살리는 이점이 있는 것이다. 대신 소문을 잘못 내서 사람을 죽게 하거나 폐인을 만드는 폐해가 있다는 걸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요즘 전 세계인은 “2009년은 엄청나게 어렵다”는 동일한 걱정에 빠져 있다. 그 가운데 수출에 기대 사는 대한민국의 고민이 가장 깊은 것 같다. 그런데다 국론이 분열되어 전혀 다른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으니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크리스천들도 집단 우울증 속을 함께 헤매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라, 그것은 이방인들이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 앞에서 ‘먹고 마시고 입는 일 외에도 사람은 할 일이 굉장히 많거든요’라고 툴툴거리는 건 아닌지 말이다.

 예수님을 영접한지 몇 년 안되었지만 뜨겁게 신앙생활을 하는 후배가 있다. 평신도 리더로 활동하는 그녀는 우리 동네에 올 일이 있을 때면 3대째 크리스천 집안에서 자란 나를 찾아와 간절히 기도해준다. 어제 우리 집을 방문한 후배에게 “요즘 다들 어렵다는데…”라고 하자 “2009년은 믿는 자의 입술대로 될 거니까 쉿!”이라며 검지를 세워 자기 입술에 댔다. ‘입으로 시인하는 대로 된다’는 성경말씀을 상기하고 크리스천들이 긍정적인 말을 해야 할 때라는 것이 후배의 생각이다. “주님을 의지하면 우리는 2009년에 승리할 겁니다”라는 소문을 퍼뜨리도록 노력해야겠다.

이근미 소설가 www.rootl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