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양은 얼마일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아주 적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당연히 내일 그리고 또 내일이 연속될 것을 믿고 있다.  친구들과  모인 자리에서 한 여인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우리 오늘은 뭘로 시간을 죽이지?” 시간을 죽이다니, 시간을 죽이기 위해 산다는 말에 삶의 허무가 무겁게 실려 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는 채 방황하는  인간의 짙은 슬픔이 배어있다.

 왜 사람이 살아야 하는가? 파리나 모기 같은 해충은 인간 편에서 보면 정말 귀찮은 존재이다. 하지만 이러한 해충들도 살아야 할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생태계의 균형에서 먹이사슬을 이루는 중요한 개체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아무 의미 없이 그냥 살다가 죽는다면 얼마나 허무한 일인가. 인간은 너무나 고귀하고 살아갈 가치가 드높은 존재로 지음을 받았다.

 인간은 누구나  세상이란 연극무대에서  주인공으로 발탁된  연기자이다. 연기는 전혀 연습이 없는 실전이고 항상 리얼리티가 넘친다. 시한부인생을 사는 이들에게 한순간 한순간은 금쪽같다. 사정없이 지나가는 시간들을 붙잡아  못 다한 용서와 사랑으로 채우고 싶어 할 것이다. 모든 인간들도 사실은 시한부 인생이며 내일은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  학처럼 거북처럼 천년을 산대해도 우주 저 편에서 보면 그 시간의 길이는 아주 잠간일 뿐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시간을 죽이지 말고  시간을 귀하게 활용하는 시간의 주인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