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상황에서 기적처럼 살아났어요

무거운 롤에 깔려…생각보다 빠른 회복 
일본인 복음화 위해 생애 바칠 계획   

 지난해 10월 중순, 점심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좋지 않은 느낌이 들었고, 이내 무거운 물체가 나를 덮쳤다. 나는 철강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나를 덮친 건 다름아닌 고온에 녹인 쇳물이 평평하게 굳을 수 있도록 밀어주는 롤(Roll)이었다. 작게는 7∼10톤이 나가는 롤이 크레인 기사의 실수로 쓰러지면서 내 위로 떨어져 몸이 롤에 깔리고 만 것이다. 머리에서는 피가 흘렀고, 손가락은 그 자리에서 두 개가 절단이 되는 등 사고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그중 가장 염려되는 부위는 바로 머리였다. 그러나 사고 직후 의식을 잃지 않은 걸 봐서 일단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 없는 중에도 하나님이 나를 살려주셨다는 것을 순간 깨닫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나는 즉시 병원으로 후송돼 정밀검사를 받았다. 롤에 눌린 머리가 대략 5∼7㎝ 찢어졌을 뿐 다행히 머리 뼈에는 아무런 이상증세가 발견되지 않았다.하지만 허리 척추뼈에 금이 가면서 몸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었다. 나는 꼼짝없이 보름 동안 누워있어야 했다. 병원에서는 “롤에 깔린 것치고는 이만한 게 기적이다”라며 상황을 지켜보자고 했다. 후유증도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자칫 죽을 수도 있었던 일이었는데 살아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졌다.그리고 곧 내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임을 깨닫고 그 은혜에 감사했다. 내가 하나님께 드린 기도는 바로 선교에 대한 꿈이었다.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나는 정년 후 일본에서 가서 복음을 전하고 싶었다.

 지난해 여름, 일본을 다녀오면서 하나님께 ‘선교를 하고 싶다’고 구체적으로 기도했다. 좀 더 적극적인 훈련을 위해 남선교회 섭외실에 들어가 우리교회를 찾는 일본인들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외국어예배국 일본어예배를 드렸다. 성경공부와 일본어 공부도 꾸준히 하며 일본을 가슴에 품고 기도했다. 이러한 내 작은 소원과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주시고 살려주셨다는 것을 생각하니 한없이 감사했다. 

 비록 몸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아팠지만 꼼짝없이 누워있는 그 시간은 내가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귀한 시간이 됐다. 평소 시편과 잠언을 즐겨 묵상했지만 이 기간 묵상한 성경말씀은 꿀보다 더 달게 느껴졌다. 내가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의 위로를 받는 동안 남선교회 섭외실과 외국어예배국 일본어예배부에서는 나를 위해 쉼없이 중보기도했다.

 이들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 보좌를 움직였는지 내 몸은 빠른 회복을 보였다. 여러번 수술해야 한다던 손가락 접합수술은 한 번으로 끝이 났고, 적어도 6개월은 병원에 누워 있어야 한다던 병원측의 처음 진단과는 달리 2개월뒤인 12월부터 걸어서 교회에 오게 되었다. 교회 식구들은 모두들 나를 보고 놀라워했다. “아직까지 병원에 누워있어야 할 사람이 이게 웬일이냐. 정말 기적이다”라며 자신들의 기도를 들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모두들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주는 교회 식구들은 보면서 참 행복했다. 세상 어디에서 이런 좋은 사람들은 만날 수 있겠는가. 교회안에서만 찾을 수 있는 기쁨이었다.

 나는 이번 일을 통해 믿음은 고난을 당할 때 더욱 강해진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나에게 주신 사명이 크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체험한 일을 통해 나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더 자세히 증거할 것이다. 바라기는 많은 사람들이 내가 전하는 복음을 통해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