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예수 믿기 전, 함께 술마시던 형 뻘되는 유명한 소설가 한 분이 있었습니다. 일주일이면 거의 두세 번꼴로 만나 술을 마셔댔으니 어찌 됐건 그 관계가 꽤는 끈끈했으리라는 사실이 짐작되지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지 그가 술집에 나타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참 이상도 한 일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본 즉 이분이 그동안 술꾼 대신 예수님을 만나 교회엘 다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어떻게 만났나요?”하고 단도직입으로 물었던 기억도 납니다.

 그의 대답이 당시로는 괴이쩍었습니다. 어느 날 속이 안 좋아 혼자 누워 있는데 어둠 속에서 예수님의 하얀 손이 홀연히 나타나 배를 쓸어주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온몸과 영혼이 날아갈 듯 가뿐해지면서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황홀경을 맛보았다는 것입니다. 당시의 나로서는 믿을 수 없는 일이었으나 그로부터 세월이 한참 지난 후 내 자신이 술꾼생활을 졸업하고 예수님을 영접하게 됨으로 하여 우리 주님이 행하시는 수없이 많은 기적의 간증들을 가는 곳마다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주님의 기적은 성경 속에만 있는 전설이 아니라 우리의 실생활 가운데 어제도 오늘도 라이브로 생생히 살아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믿게 된 것입니다. 불신자들이나 초신자들과의 대화 도중에 흔히 듣게 되는 질문이 “하나님이나 예수님을 보았나요?”입니다. 어쩌면 헐리우드식 종교영화의 스펙터클한 한 장면을 떠올리며 묻는 질문일 것이 틀림없습니다.
 하나님이 계시다는 증거물을 보고 싶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때 나는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합니다. “하나님이 계시다는 증거물은 바로 당신 자신, 그리고 당신 앞에 앉아 있는 내 자신의 존재 사실이 바로 그 증거물이란 말이오. 곰곰 생각해보오. 하나님이 아니시면 누가 우리를 이처럼 놀라운 영적 생물체로 살아 움직이게 만드셨겠소?”   

 젊은이들로부터 다음 질문이 던져집니다. “그럼 예수님의 존재는 무엇으로 증거할 수 있나요?”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곤 합니다. “예수님이 성경으로 남기신 진리의 말씀들이야말로 예수님의 존재하심을 증거하는 가장 확실한 물증이 아니겠소? 인간사 그 어느 경우라 할지라도 예수님의 말씀에서 한치인들 벗어나 비롯되거나 귀결하거나 하는 것이 없는 게 현실이라면 예수님 말고 누가 그처럼 정교하고 완벽한 세상구조의 시나리오를 쓴단 말이오?”

 진리요, 빛이요, 생명으로 이땅에 오셔서 지금 이 순간에도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고, 미움을 사랑으로 바꾸고, 다툼을 평화로 바꾸기 위해 우리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역사하시는 주님의 존재하심이야말로 우리가 몸과 마음과 눈과 귀로 체험하는 기적 중의 기적들이 아니던가 싶습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볼 줄 아는 눈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진리와 빛과 생명에 대한 감사함을 믿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