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한테는 너무 착하고 성실한 남편, 가정에서는 배려심도 없고 이기적인 사람. 가족이라는 게 마음속에 있기나 한지 답답합니다. 빠듯한 살림에 부모님께 쪼개 쪼개 용돈을 드립니다. 연로하시긴 해도 재산도 좀 있으신데 말입니다. 조금이라도 싫은 내색을 하면 잡아먹으려 듭니다.저한테는 ‘왜 이리 살림이 헤프냐, 아껴 써라, 여자가 인색하면 못 쓴다’하며 잔소리를 해댑니다. 매사에 이런 식입니다. 돈 없다고 난리치면서도 시댁에는 돈 그대로 부쳐야 하고 우리 애들은 학원도 끊고 집에서 공부해야 하고 말입니다. 이렇게 남에게 쓸건 다 쓰면서 두 아이 교육시키고 어느 세월에 1억이 넘는 대출금을 갚을지 모르겠네요. 자기 주변사람, 시댁 식구에게 잘하기 위해서 우리가 이리 살아야 합니까? 드라마라도 좀 보고 있으면 공부안하고 뭐하냐고 면박 줍니다. 무식하다합니다. 자기는 손끝하나 움직이지 않으면서 저는 온갖 집안일에 아이들 공부까지 맡아야 합니다. 남편의 무시와 무관심, 배려 전혀 없음에 완전 질려버려 마음이 가질 않습니다. 정말 우울증에 미칠 것 같습니다. 이혼하지 않더라도 잠시라도 떨어져 있고 싶습니다.

 사람은 누구든지 관심을 받고 싶습니다. 관심은 곧 사랑입니다. 더구나 남편에게는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싶은 건 당연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호인으로 친절한 사람으로 의리의 사나이로 칭찬을 받으면서도 아내에게는 무심한 남편 때문에 가슴 아픈 아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남한테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면 가정에도 그렇게 성실하고 착할 수 있습니다. 단 아내가 어떻게 남편을 요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남편이 하자 그러면 하자는 대로 하면 되고 돈 떨어지면 굶으면 됩니다.

 어떤 남편이 있었습니다. 그의 별명이 뭔 줄 아십니까? “먹고 가, 자고 가” 입니다. 누구든지 집에 오면 하는 소리입니다. 아내는 손님 치루는 일 보다 남편이 나의 수고를 몰라주는데 속이 상했습니다. 너무 힘이 들어 한소리 할라치면 여자가 그리 인색해서 뭐에 쓰냐고 소리 지르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가 아내가 전략을 바꾸었습니다. 아주 상냥하게 최선을 다해 손님도 접대하고 솔선해서 했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자기의 생각을 말하고 감정을 표현 했습니다. 그것도 애교 있게, 지나가는 말처럼 “이번 달은 아이 학원 못 보내겠네. 약간의 적자가 나서” 실제로 적자도 납니다. “이번 달은 이러 저러 해서 어렵지만 아버님 용돈 드릴 거 제일 먼저 챙겼어”, “자기가 시댁 식구에게 잘하는 거보면 진짜 효자여서 우리 애들도 담에 효자 될 꺼야” 이렇게 입에 발린 소리도 해가면서 남편의 생각에 맞장구를 쳐 주는 것입니다. 나를 비우시면 어떨까요? 그래 이렇게 사는 남편 만났으니 이것도 내 복이지 하는 맘으로 사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 먹고 가 자고가 하던 집 어찌되었을까요? 지금은 남편도 자기 가족이 우선이란 걸 알고 아내한테도 예전 보다 훨씬 더 잘한다고 합니다.인내와 너그러움이 사람을 변화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