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해야 할 조합의 법률관계

 A,B,C는 친한 친구관계이다. 어느 날 의기 투합하여 세 사람이 공동으로 식당을 경영하여 돈을 벌기로 하였다. 그리고 공동출자하여 A는 식당건물, B는 식당 인테리어, C는 음식제공을 서로간에 책임지기로 하고 식당운영에서 나오는 이익금은 서로 똑같은 비율로 나누기로 하였다(공동경영). 그런데, 식당영업을 위해 A, B, C의 명의로 ‘갑’으로부터 1억원을 빌린 적이 있는데 식당영업이 부진하여 현재 이를 갚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자 ‘갑’은 A, B, C가 가지고 있는 개인소유의 아파트에 대해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

 1. 동업관계
 위 사례와 같이 몇 명이 모여서 식당을 같이 운영하거나, 변호사나 의사들이 서로 모여 변호사 사무실이나 병원을 같이 운영하는 경우, 또는 주부들이 모여 계를 운영하는 경우 등 동업관계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동업관계의 대부분은 민법적으로는 ‘조합’ 관계인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조합관계에서는 실제로 많은 분쟁이 발생하므로 그 특징과 주의해야 할 점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2. 조합이란
 조합은 ‘2인 이상이 서로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하는 관계이다(민법 제703조). 즉, 조합은 ‘공동출자’와 ‘공동경영’을 내용으로 하는 동업관계이다. 위 식당 사례에서도 A, B, C가 서로 일정한 내용의 책임을 부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공동출자’가 존재하고, 서로간에 영업이익을 배분하는 ‘공동경영’이 존재하므로, 조합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조합관계는 서로간의 계약에 의하여 발생되는데, 조합관계의 가장 큰 특징은 조합이라는 것이 개인, 단체, 법인과는 구별되는 별도의 법적 주체라는 점이다.

 3.조합의 재산관계 및 책임문제
 따라서 조합원 개개인과는 구별하여 별도로 조합 자체의 재산(조합재산)이 존재하고, 조합 자신의 채권과 채무(조합채권, 조합채무)도 존재하게 된다. 위 사례에서 A, B, C가 ‘갑’으로부터 1억원을 빌릴 때 A, B, C 각자의 개인적인 지위를 떠나 식당영업을 위해 공동영업자의 지위에서 ‘갑’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경우에는, 1억원의 채무자는 A, B, C 각자의 개인이 아니고, A, B, C 공동으로 이루어진 조합자체가 된다(조합채무). 그 결과 채권자 ‘갑’은 A, B, C로 이루어진 조합이 조합재산으로서 가지고 있는 재산(예를 들면, 식당건물, 식당자재 등)에 대하여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조합재산이 별로 없어서 채권자 ‘갑’에게 1억원을 다 갚지 못하는 경우, 채권자 ‘갑’은 조합재산 이외에도 A, B, C 각자의 개인 소유 재산(아파트 등)에 대하여도 강제집행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조합원의 무한책임). 이와 같이 조합관계에서는 조합채무에 대하여 조합재산 뿐만 아니라 조합원 개인재산으로도 끝까지 그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단체나 법인과는 크게 다른 점이므로 조합원들은 이를 주의해야 한다. 물론 조합원들이 자신의 개인 재산으로서 끝까지 책임지는 부분은 당초의 조합계약에서 자신들이 각자 책임지기로 하는 부분에 대하여만 책임을 지게 된다.

 만일 조합원 A, B, C 중 A가 유독 재산이 별로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 경우에는 나머지 조합원인 B, C가 A의 몫까지도 서로 같은 비율로 떠맡아 책임을 져야 하므로 조합원을 정하는데 재산이 없는 자에 대하여는 주의해야 한다.

 4. 조합원 개인이 돈을 빌린 경우
 사정을 달리하여 만약 A 혼자서 조합과는 무관하게 단독으로 개인적인 지위에서 ‘갑’으로부터 1억원을 빌린 것이라면, 채권자 ‘갑’은 조합원 개인과는 구별되는 조합재산(식당건물, 식당자재 등)에 대하여는 직접적으로는 권리를 주장할 수는 없고 A의 개인 재산에 대하여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물론 A가 조합에 대하여 가지는 지분권을 채권자 ‘갑’이 대위행사할 수는 있음)

 5.조합개인 채무와 조합채무의 구별
 그런데 문제는 실제 경제현실에서 어떠한 거래가 개인적인 채무이고 어떠한 거래가 조합채무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거래 당시에 계약서에 ‘A, B, C 조합’임을 명시하면 좋겠지만 실제 계약서에 ‘조합’이라고 명시한 경우는 많지 않다. 통상적으로 계약 당사자가 A, B, C 공동명의로 되어 있고, 계약 내용이 각자의 개인적인 입장이 아니라 A, B, C 공동의 사업과 관련되는 부분이 많다면 조합과 계약을 한 것으로 보아 조합채권 또는 조합채무로 볼 여지가 많을 것이다.

(법무법인 백석·법조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