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 치료놀이(Theraplay)
이불과 솜 이용해 아이와 친밀감 높이기

(그림 염미영)

‘사랑해’를 언어로 표현한다면 나라마다 그 표현법이 다르지만 몸으로 표현한다면 문화와 연령이 다를지라도 그 안에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아동상담 현장에서 부모로부터 가장 많이 받게 되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자녀가 달라질 수 있는가?”이다. 이 질문 안에는 ‘부모가 어떻게 키워야 자녀가 이와 같은 문제행동을 보이지 않을까’, ‘자녀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는 게 맞을까’ 등의 다양한 궁금증들이 포함되어 있다. 많은 부모님들이 이러한 질문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행동지침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모의 질문에 꼭 맞는 단 하나의 명쾌한 해답은 없다. 마치 ‘사랑해’를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서로 다른 언어로 표현하는 것과 같이 가정마다 그들에게 통하는 적절한 반응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부모가 자녀에게 전해 주고 싶은 공통적인 내면의 메시지인 “우린 너를 사랑한다” “너로 인해 우리는 매우 기쁘다” “너는 우리에게 참으로 소중한 존재이다” 등을 몸으로 표현한다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 가정에서도 소통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있다. 그것이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할 치료놀이(Theraplay)이다. 놀이치료(play therapy)의 다양한 기법 중 하나인 치료놀이(Theraplay)는 0-3세의 영아와 부모간의 건강한 초기관계 회복을 위해 고안된 아동상담 기법이지만 이것은 부모자녀관계 뿐 아니라 부부관계와 형제관계까지 모든 가족구성원들의 건강한 친밀감을 촉진시키는 유익한 ‘놀이’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아랫목에서 이불을 덮고 옹기종기 모여앉아 군고구마라도 함께 먹고 있는 가정의 화목한 모습을 놀이로 담아 보았다.

준비물: 탈지면, 로션, 이불

#1 솜공 전달하기
 먼저, 솜공을 만들기 위해 탈지면을 탁구공만한 크기로 떼어 살살 동글린다. 솜공을 두 손 위에 올려놓고 입으로 바람을 불어 옆에 앉은 다른 가족원의 두 손 위에 전달한다. 솜공을 전달 받은 사람은 다시 옆의 또 다른 가족원에게 같은 방법으로 솜공을 전달한다. 이번에는 반대방향으로 솜공을 전달해 보도록 한다. 모든 가족원이 이와 같은 방법으로 돌아가며 솜공을 전달받고 나면 눈신호(윙크)를 이용한 방법으로 전환해 보자. 받는 사람이 눈신호를 하면 솜공을 불어주는 방법으로, 솜공을 보낼 사람은 받는 사람의 눈신호가 있을 때까지 솜공 불기를 멈추고 기다려야 한다. 둘러앉은 모든 가족이 솜공을 차례로 전달받고 나면 이번에도 반대방향으로 솜공 전달하기를 해 보도록 한다. 만약, 전달과정에서 솜공이 상대방의 두손이 아닌 다른 곳에 잘못 전달되어지거나 바닥으로 떨어진다면 다시 두손 위로 솜공을 올려 주고 다시 한번 불어보도록 기회를 준다. 눈신호를 기다리고 반응하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솜공을 불지 않고 상대의 손에 전달하기도 한다. 그런 경우에도, 다시 한번 기회를 주어 눈신호를 받고 바람을 불어 전달하는 방법으로 다시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의! 솜공을 만들 때에는 솜 특유의 부드러움과 가벼운 느낌이 잘 살아있도록 유의한다. 솜공을 만들 때 너무 단단하게 솜을 뭉치면 바람을 불어도 잘 날아가지 않는다.

#2 솜공 불어 떨어뜨리기
 솜공에 약간의 로션을 발라 코에 붙인다. 옆 사람과 두 손을 맞잡고 상대의 손을 꼭 잡아준다. 이렇듯 두손을 한번 꼭 잡을 때마다 상대는 코에 붙은 솜공을 한번씩 불 수 있다. 우리 자녀는 과연 몇 번째 시도에서 솜공을 떨어뜨릴 수 있을까? 자녀가 바람불기를 너무 어려워할 때는 ‘하나 둘 셋’ 하고 신호를 보내면 솜공을 붙인 사람과 손을 맞잡고 있는 사람이 함께 솜공을 불어 떨어뜨리는 것으로 활동을 전환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역시 다른 가족의 코에 솜공을 붙여 주고 또 다른 가족원과 손을 맞잡고 솜공을 불어 떨어뜨려 보도록 한다.
 주의! 솜공에 로션을 소량만 바르도록 한다.

#3 솜공 눈싸움
 가족을 두 팀으로 나눈다. 솜공을 여러 개 만들어 각 팀에 나누어 준다. 바닥에 선을 긋거나 탁자를 두어 팀의 영역을 구분해 준다. ‘시작’ 신호와 함께 상대팀으로 솜공을 던진다. 중지 신호가 있을 때까지 계속하여 상대팀을 향하여 솜공을 던지도록 한다. 솜공 던지기를 할 때에는 한 번에 한 개씩 던지도록 하고 한 개의 솜공을 찢어 나누거나 여러 개의 솜공을 뭉쳐 하나로 만드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준다. 던지기가 모두 끝나면 각 자의 영역에 솜공이 몇 개 떨어져 있는지 세어보도록 한다. 더 작은 수의 솜공을 가진 팀이 이기는 놀이이다.
 응용: 마쉬멜로를 잘라 사용할 수도 있다.
 주의! 자녀들이 너무 흥분한 경우에는 방석이나 의자와 같이 자리를 만들어 앉히고 자기 자리에 앉아 눈싸움을 하는 것으로 규칙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4 이불 속 발찾기
 술래 한사람을 제외한 가족 모두 바닥에 둘러 앉아 이불로 다리를 함께 덮는다. 다리를 이불 속에서 잘 섞은 상태에서 술래인 사람이 이불 위를 손으로 만져서 누구의 발인지 찾는 놀이이다. 술래가 한사람의 발을 찾아 맞추면 이번에는 그 사람이 술래를 이어 하고 술래 였던 사람은 이불 속에 발을 넣어 다시 한번 발을 섞어 보도록 한다. 같은 사람이 반복하여 술래가 되는 일이 없도록 부모가 “이번에는 ○○의 왼발을 찾아보세요!” 라고 제시하여 가족 모두에게 골고루 술래를 해볼 기회가 돌아가게 한다.
 응용: 테이블에 손을 숨기고 찾는 것도 가능하다.
 주의! 발을 찾는다는 것에만 마음이 집중되어 가족들의 발을 너무 아프게 누르거나 꼬집는 일이 없도록 한다. 이불은 어린 아이들의 퇴행욕구를 자극할 수도 있다. 이불속에 자기 몸을 숨기고 나오지 않으려 할 때에도 역시 다른 신체부위가 아닌 발찾기를 하여 가족모두가 함께 하는 놀이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수정심리발달연구소 소장인 김수정 교수는 숙명여대 문학박사, 미국 공인 치료놀이 치료사, 국제 공인 영아 마사지 지도사이다. 현재 총신대와 한세대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치료놀이』 2, 3편과 『애착증진을 다지는 지혜』, 『시그마프레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