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태풍이 전 세계에 몰아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업계가 근로자들의 정리해고에 들어간 것은 해고가 일상화된 미국의 경영 풍토에서 놀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도요타 자동차가 근로자 1만 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하여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는 여간해선 해고를 시키지 않은 기업문화의 전통이 있어 충격의 강도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도 서서히 감원바람이 불고 있다. 아직은 미풍이지만 머지않아 태풍으로 다가오리라는 전망이다. 감원바람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바로 40대와 50대 가장들이다. 구조조정이란 말이 가장들의 가슴을 짓누른다. 이런 상황이니 취업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최고치를 기록하는 청년실업률로 인해 대학생들의 시름도 깊어만 가고 있다. 

 필자는 10년 전 IMF 위기 때 가정주부들에게 ‘남편 기 살리기 5계명’을 제시하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그 때의 내용을 다시 보니 지금도 뜻이 그대로 통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1계명은 ‘휴일에 쉬게 하라’이다. 남편을 가족의 휴일나들이 전용 운전기사 자리에서 해방시켜 휴식을 통해 재충전의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 제2계명은 ‘위기의식을 함께 갖자’이다. 남편도 갑자기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대안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3계명은 ‘욕구를 낮추라’이다. 행복을 경제학적으로 정의하면 ‘소득을 욕구로 나눈 것’이다. 소득이 높지 않을 때 행복하려면 욕구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 제4계명은 ‘남편을 왕처럼 대우하라’이다. 집 밖은 칭찬이 부족한 사회다. 집에서라도 남편을 최고라고 칭찬에 주자. 제5계명은 ‘책을 선물하라’이다. 집에서 자기개발이나 재취업에 대비한 책을 읽으려다가도 아내가 걱정할까봐 못 읽는 남편들이 많은 까닭이다.

 불황은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다. 터널은 출구가 있기 때문에 참고 기다리면 반드시 통과할 때가 온다. 깊어가는 겨울을 가족의 사랑으로 감싸 안으며 이 엄동설한의 한파를  “여보 사랑해요” “아빠 힘내세요”라고 격려하면서 뛰어넘자.

양병무(인간개발연구원장, 감자탕교회 이야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