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선교사를 떠나기 전 나의 아들은 9살이었다. 아들은 항상 나의 지갑을 신기하게 여겼다. 아들이 무엇을 먹고 싶다고 하면 나는 지갑에서 1000원 짜리를 주었기 때문이다. 아들은 아빠의 지갑을 보면서 행복해 했고, 아빠를 최고 능력자로 여기며 존경(?)했다. 미국선교사로 간지 몇 일 동안 여전히 아들은 나에게 무엇을 사달라고 졸라대었다. 그런데 얼마 후 아들은 더 이상 나에게 무엇을 사달라고 조르지 않았다. 그리고 왠지 풀이 죽어 있었다.  내가 물었다. “아들아 왜 요즈음 아빠한테 무엇이든지 사달라고 조르지 않니?”
 그러자 아들은 “아빠! 나도 이제 다 알아요. 아빠 지갑을 몰래 봤어요. 돈이 하나도 없었어요. 더 이상 아빠에게 무엇을 사달라고 조를 수가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잠시 어안이 벙벙했다. 아들은 미국에서는 거의 지폐(cash)를 사용하지 않고 수표(check)나 신용카드를 사용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아들에게 신용카드를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마트(Mart)에 가서 물건을 사고 카드로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아들은 무척 신기하다면서 자존감을 되찾는 듯이 보였다. 그리고 외쳤다.“이제 우리 집도 부자다. 아빠카드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살 수 있다.”
 나는 이 사건을 겪으면서 왜 크리스천들이 믿음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주저 앉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신앙생활을 잘하는 것 같다가도 예수 그리스도를 잊어버리는 순간, 마치 아버지 지갑은 현찰이 없다고 기가 죽어버린 아이처럼 문제 앞에서 주저 앉아버리기 때문이다. 요한복음 6장에 나오는 벳새다 광야에서도 예수님의 제자 빌립은 똑같은 소리를 했다. “주님! 여기는 빈들이요. 때는 저물었고 이 무리를 먹이려면 200데나리온이 필요한 데 우리는 없어요. 주님! 우리는 아무 것도 없고요 가난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어떻게 하셨는가? 안드레가 가져온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축사하신 후 모든 사람들을 배불리 먹게 하신 후 남게 하셨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천국능력을 쏟아부어 주시는 신용카드를 가지고 계셨던 것이다.  
 지금 세계는 아빠의 텅빈 지갑을 바라보며 실망하고 있고, 어린아이처럼 경제적인 위기 앞에서 두려워 떨고 있다. 그러나 우리 크리스천들에게는‘예수 그리스도’라는 천국의 축복을 공급받을 수 있는 천국카드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요한복음 15장 5절에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라고 약속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말씀과 약속을 믿고, 기도의 청구서를 주님께 올리고, 구하는 자마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천국의 축복과 풍성을 누리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