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몇 년전만 해도 단풍으로 아름답게 물든 산과 계곡 그리고 열매가 가득 맺힌 과수원, 들녘의 가을이 좋았다.  그런데 나이가 더해가면서 ‘가을’보다는 ‘봄’이 더 좋게 느껴진다. 들녘의 새싹, 나무들의 새 잎은 나무마다 색깔을 달리하여 조화를 이루는 ‘봄’이 화려하게만 느껴지는 ‘가을’의 단풍보다 오히려 잔잔하며 신선하게 느껴진다. 이와같이 개념이 달라진 것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젊음을 회상하고 그리워하는 것에서 발상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나이가 관념을 달리한다는 생각이 든다.
 늦은 감이 있었지만 몇주일 전 가까운 곳에서 단풍구경을 하게 되었다. 착각인지 현실인지 모르겠지만 나무로 비유하여 나의 일생을 계산하면 현재의 내가 가을의 ‘인생단풍’의 계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나무는 일년에 한번씩 단풍의 계절을 거쳐서 봄의 새 잎으로 새로워지는데 우리 인간은 수 십년이라는 일생에 단 한번 단풍의 때를 거치게 된다. 아쉬운 생각이 들면서도 하나님의 값진 선물이 아닌가 싶다. 언젠가는 육신은 낙엽같이 떨어지고 영혼은 천국에 가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우리는 곧 오게 될 낙엽의 때를 망각한 채 오래 살 줄만 생각하고 또한 현재의 내가 있는  자리가 오래 갈 것으로 착각하고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생단풍’도 아름다울 수 있고 어떤 자리도 명예로울 수 있어서 사람들이 모여들기도하고 사진도 찍히게 되어 행복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필연적인 것은 얼마 안있어 요즘같이 낙엽이 질 것이며 하얀눈에 덮히게 되는 것이 하나님의 자연섭리다. 모든 것은 지나가기 때문이다.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면 시간의 흐름속에 ‘나’라는 인생도 같이 흘러 현재의 ‘인생단풍’의 계절이 되었다. 소망이 있다면 낙엽이 지지 않는 아름다운 사람의 색깔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인생단풍’으로 사람들에게 비쳐지기를 바랄뿐이다.  그러나 낙엽의 때는 분명히 온다.  그런데 놀라운 감격적인 소망의 말씀을 주님이 주셨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고후 4: 16)
 우리의 생각, 마음은 현실을 초월하여 새로워질 수 있고, 달라질 수 있고, 새로운 각오로 살 수 있다는 말씀이다. 또다시 마음을 새롭게 하자! 쓸쓸함을 주는 인생 낙엽은 생각하지 말자! 나는 ‘人生단풍’이 아니라 ‘人生 새 잎’이다. 봄의 새싹, 새 잎을 생각하며 부활이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날마다 새롭게 되며 젊어지자!내가 이렇게 생각하며 살겠다는데 누가 뭐라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