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감사합니다. 올 한 해도 주님의 은총 아래 잘 살았습니다. 주님의 보살핌이 각별한 해이기도 하였습니다. 더 깊은 말씀 드리지 않아도 잘 아시겠지요. 부존자원 하나 없는 비좁은 땅덩어리, 5천만 가까이나 복닥거리면서도 먹고살게 해주신 은혜는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분단의 현실과 이데올로기의 불합치로 인한 불협화음 요인이 상존하는 현실임에도 어느 경우에나 스스로 해법과 돌파구를 찾아내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인성과 지혜를 저희에게 허락해 주시니 그것이 또한 감사합니다.

 지금 비록 경제사정이 다소 어렵다고는 하나 중동이며 어디며 지구촌 곳곳에서 들려오는 더 큰 불행의 사건 소식들에 비하면 새털보다 더 가벼운 어려움인줄 저희가 잘 알고 있습니다. 돌아보매 축복 아닌 것이 없고 그래서 감사하지 아니한 것이 없습니다. 거리낌 없이 감히 말씀드려도 좋겠지요. 축복의 대한민국 그 한 가운데서 우리 주님이 역사하시는 섭리의 프로그램이 총체의 중심축으로 항상 뜨겁게 작동하고 있음을 저희가 모를 리 없지요.

 그 다음에 감사한 것은 한 해 동안 우리 가정을 지켜주신데 대한 크신 은혜입니다. 우리에게 지금 허락된 가정의 구성원 조직이 겉보기에는 얼핏 마침한 듯이 보이는 틀을 갖추고는 있습니다만,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노라면 구성원 각자 나름의 제각기 다른 욕망과 잣대 탓으로 하루하루 자잘한 시련과 시험 속에서 살고 있는 속 모습을 주님께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로 하여금 기도하게 하시고 회개하게 하시고 그것이 결국 누구 탓이 아닌 각자 자신의 탓임을 스스로 깨닫게 해주시니 그것 또한 감사합니다. 주님의 이름은 그래서 온유이시고 지혜이십니다. 주님의 이름은 그래서 사랑이시고 치유이십니다.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할 때마다 가슴 속 깊은 곳으로부터 뜨거운 감동이 치밀어 올라오는 것도 그래서이지요. 아버지로 바로 설 수 있게 붙잡아 주시니 감사합니다. 어머니로 바로 설 수 있게 힘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아들로 딸로 부모님을 섬길 수 있게 해주시니 그것이 또한 감사합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우리에게 교회를 허락하신 은혜입니다. 개개의 마음과 가정의 연장선상에서, 마음과 가정과 사회의 구심점으로서 교회가 주어져 있기에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하나가 되어 하나님의 거룩하신 섭리를 매일매일 깨우치며 생명의 양식을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격변 속에서 다사다난했던 2008년 한 해가 이제 저물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의 염원을 담아 나라가 더 건강하고 가정이 더 건강하며 교회가 더욱 뜨겁게 축복받는 새해가 되도록 그에 합당한 지혜와 은혜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주님께서 하고자 하지 않으시면 어느 것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음을 저희가 잘 알고 있습니다. 주님의 은혜 하나부터 열까지가 온통 감사한 까닭입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