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삶의 길목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그 만남 속에는 참으로 아름답고 유익한 만남도 있지만 처음부터 만나지 않았으면 좋을 만남도 있다.

 좋은 친구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사랑의 뿌리가 더 깊어가고, 어렵고 힘겨울 때는 손 잡아주며 나를 위해 마음으로 울어주는 친구이다. 어떤 친구는 천사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났다가 날카로운 손톱으로 마음을 할퀴고 지나가기도 하고 심각한 손해를 입히기도 한다. 인생길에 만남의 축복은 참으로 중요하다. 나 자신도 만남의 축복을 받아야 하지만, 나 역시 누군가에게 만남의 축복이 되는 것은 또 얼마나 귀한 일인가!

 내게는 10여 년의 만남 동안 여전히 한 송이 꽃처럼 향기로운 친구가 있다. 남몰래 어려운 이웃을 돕고 헌신하며 약한 자에게 손 내미는 그녀는 유명 탤런트였던 언니를 닮아 참 고운 모습이지만 단 한 번도 미장원에 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머리에 모양을 내면 야해 보이고, 야해 보아면 신경 쓸 일이 생긴다며 평생 긴 생머리를 하나로 묶고 사는 여인이다. 머리가 길어 허리까지 내려오면 가위를 등 뒤로 넘겨 스스로 머리를 자르고, 옷차림도 국영기업의 본부장인 남편이 제발 내 체면 생각해서 옷 좀 차려입으라고 충고 할 정도로 검소하다. 

 그녀는 유명 동화작가인데도 겸손하고, 꽤 쏠쏠한 원고료를 선교지로 보내며 힘든 이웃을 섬기느라 정작 자신은 한 푼 써 보지도 못한다. 많은 사람을 일으켜 세우고 케어해 주는 것을 보면서 나는 그녀야말로 하나님께서 지상의 사람들 속에 보내신 천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녀가 천국에서 면류관을 쓰고 있는 눈부신 모습을 상상해 보는 일도 매우 즐겁다. 그녀와의 만남은 하나님께서 내게 베푸신 가장 커다란 축복이다. 내 기도는 나도 그녀처럼 누군가에게 만남의 축복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