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위험 높아, 친환경 먹거리로 바꿔야
똑똑한 소비자가 기업, 정부 변화시킬 수 있다
처음 멜라민 이야기가 나왔을 때 옆 나라 일인줄로만 알았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내가 좋아하는 과자에 그 문제의 성분이 들어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자리에서 경악했다. 텔레비전에서는 아침 6시 뉴스부터 마감뉴스까지 하루종일 멜라민 관련 소식을 전하고 식품안전청에서는 먹지 말라는 식품의 명단을 매일 업그레이드해 공시하고 있다.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이를 확인하며 전전긍긍한다. 우유성분이 들어간 식품들인줄만 알았는데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건빵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되었다는 것에 의아해하고 있다.
세계화가 되어 먹을거리 문제가 발생하면 세계의 문제가 되고 만다. 먹을 거리가 풍족한 이 시대에 ‘먹을게 하나도 없다. 무엇을 먹느냐’며 공포에 떨고 있다. 생존과 건강 두가지가 걸려있는 이상 인류는 먹을거리에 대한 문제에 예민할 수 밖에 없다. 얼마 전 우리 나라를 휘청이게 했던 소고기 문제가 한 예다.
멜라민사태가 불거지면서 부랴부랴 과자 봉지에 적힌 성분표시를 찾아 읽지만 합성착향료, 산도조절제, 향미증진제 등등 알 수 성분 투성이에 초콜릿이면 초콜릿이지 준초콜릿은 무엇인지 또 가공버터는 일반 버터와 무엇이 다른지 알 수가 없다. 겨우 사람들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이란 그동안 먹었어도 별탈 없었으니 일단 이런 것들은 무시하고 그래도 중국산은 무섭고 찜찜하니 중국산인지만 확인하자는 식의 조촐한 대응 밖에 할 수 없다.
따지고 들면 원래 가공식품 자체가 일반 소비자가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고 알고 보면 유해 물질들이다. 거기다 생산과정에서 압축과 정제 과정을 거치며 예상치도 확인하기도 힘든 독소 물질들이 생성되어 식품에 영향을 주고 인체를 해롭게 해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아무 것도 모르고 믿고 먹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을 뿐이다. 미량으로 섭취되어 세월에 따라 누적된 유해물질로 인한 피해가 언제 어떤식으로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
웰빙 바람이 불고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문화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가공식품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친 연구들이 서점가에 한코너를 차지하고 있다. 정보는 사람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삶을 개선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요즘에는 인터넷 때문에 과장된 정보도 쉽게 사람들 속으로 침투되어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행동을 이끌어 엉뚱한 결과를 일으키게도 한다. 일부는 맞다하더라도 과장되고 비약이 심한 정보들을 듣고 있노라면 당장 병에 걸리고 죽을 것같은 공포감까지 갖게 된다.
학계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물질들을 밝혀내고 왜곡되지 않은 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발빠른 대처로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줘야한다. 식품업체들도 식품을 만드는 비법까지 공개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무엇을 가지고 만드는지, 어느곳에서 온 재료인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직해야 한다. 하나님은 속이는 저울을 싫어하신다. 애초에 멜라민 사태도 단백질의 함유량을 높아 보이게 하기 위해서 플라스틱을 만드는 멜라민을 우유에 넣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사람이 먹지 못할 것을 식재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사고가 났다.
무엇보다 먹을 거리 문제에서 해결의 열쇠는 소비자들이 쥐고 있다. 소비자의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행동할 때 이에 따라 식품제조사와 관리 당국의 조치도 수준이 높아진다. 남들도 먹으니까 나도 먹어도 괜찮다는 것은 요즘처럼 먹을거리 문제가 많은 세상에서는 잠시 밀쳐두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자연에 가까운 것을 먹고 스스로 몸을 움직여 먹거리를 만드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는 진리가 더욱 절실해 지는 요즘이다.
추천도서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
전직 제과회사에서 근무한 저자의 양심선언이자 일반 소비자는 알 수 없는 가공식품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공개한 책이다. 2005년 출간 이후 막연히 몸에 나쁠 것이라는 과자와 가공식품의 문제성을 사회 전반에 알리는데 일조했다. 아이들을 타깃으로 상술에만 눈이 먼 기업들의 실체, 과자가 어떤 근거로 악영향을 끼치는지 어떤 폐해를 입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책에 첨부된 부록에서는 소비자가 꼭 알아야할 식품완전표시제의 7대 맹점을 실었다.
◎슈퍼마켓이 우리를 죽인다 / 낸시 드빌 지음, 이강훈 옮김 / 기린원
이 책에는 가공식품이 우리의 삶과 죽음에 미친 영향을 연구한 내용이 담겨있다. 식품첨가제들의 우험성, 콩에 대한 광기, 지방에 대한 오해, 저칼로리 다이어트의 문제점과 실패원인, 또한 공포를 배경으로 만병통치 영양제를 팔아치우는 제약회사들의 횡포 등 조목 조목 따졌다. 의료계, 정부, 식품업체, 다이어트업체 그리고 소비자의 불건전한 공생 관계를 드러내고, 가공할만한 위험을 가진 가공식품들로부터 나와 가족을 지키는 법도 제시한다.
◎가난한 밥상 / 이원종 지음 / 시공사
‘배부른 영양실조에 걸린 현대인들을 위한 음식 이야기’가 이 책의 부제이다. 가공식품과 식품첨가제의 위험을 경계하며 직접 키운 채소와 자연식이 우리몸에 얼마나 유익한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건강한 장수를 위한 가난한 밥상 차림이다. 아침, 점심, 저녁 상차림 메뉴는 물론 간식까지 조리법과 함께 효능과 효과를 알기 쉽게 가르친다. 또한 바쁜 현대인들도 베란다 등을 이용해 직접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방법들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