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애매모호해 지고 있다. 한번은 찰랑거리는 긴 머리의 뒷모습을 보고 가다가 그에게서 나오는 굵직한 남자 목소리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이제는 남자가 여자들의 머리를 매만져 주는 직업도 여자가 군대 가는 것도 낯설지 않다. 요즘 TV 광고 CM송 ‘생각대로 하면 되고’가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는 것처럼 자기 생각대로 이렇게 해서 안 되면 저렇게 하면 되는 식으로 적당하게 살아가는 것이 잘 통하고 있다.  

어찌 세상에서 뿐이랴,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좋은 게 좋은 식으로 둥글둥글 모나지 않게 적당하게 믿으려 한다. 교회 밖을 나가 보면 누가 그리스도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적당히’가 아니다. 적당히 믿다가는 십중팔구 흉악한 사단마귀 궤계에 속아 넘어간다.

사도바울은 로마서 12장 2절에서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고 권고한다.

그러므로 점점 더 어려워지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앞에서는 순한 양처럼 ‘예’ 하고 세상의 유혹 앞에서는 용맹한 사자처럼 ‘아니오’ 할 수 있는 믿음의 결단이 필요할 때이다. 아담과 하와가 사단의 유혹 앞에 담대히 ‘아니오’ 하고 하나님의 뜻 앞에 겸손히 ‘예’ 했더라면 인류의 타락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과 세상 사이에서 ‘예’, ‘아니오’를 바로 할 수 있을 때 우리 인생은 온전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다. 그러나 ‘예’해야 할 때 ‘예’하지 아니하고, ‘아니오’해야 할 때 ‘아니오’하지 못한다면 최후의 승리의 면류관을 받지 못할 것이다. 물론 이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이 길은 좁고 외로운 길이다. 그러나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받아 죄악 된 세상에 대하여 ‘아니오’ 하고 예수님가신 그 발자취를 따르면, 하나님께서 ‘예’ 해 주시는 영광의 그날을 맞을 것이다.

이 가을,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높고 청명한 하늘을 올려다보자,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주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기로 결심하여 ‘예’ 하자. 하나님의 말씀에 어긋난 삶이었다면 지금 ‘아니오’ 하자. 그러므로 우리 모두 주님 앞에 부끄러움 없이 설 수 있도록 주 예수와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영생의 푯대를 가슴에 품고 달려가자.
 오늘의 힘 되시고 내일의 소망이 되시는 예수님, 바로 그분만이 우리의 그리스도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