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당시 전라도 김제군 수류면 금산리 두정마을에 큰 부자로 살았던 조덕삼이란 분이 있었다. 어느날 경상도 사투리가 심한 소년 하나가 찾아와 먹여만 주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사정해서 마방의 마부로 받아주었다. 조덕삼은 호방하고 개혁적인 기질이 있어 마방을 드나드는 서양선교사 L.B테이트(한국명 최의덕)를 알게되어 신앙을 갖게됐다. 농한기에는 전주서문교회에서 열리는 사경회에 마부 이자익과 함께 참석해서 성경을 공부했고 마침내 1905년 10월 11일 최의덕 선교사의 집례로 자신과 머슴 이자익 그리고 동네사람 박희서 3인이 세례를 받아 금산교회를 사랑채에서 설립하였다. 교세가 커지고 선교사의 활동범위가 넓어지면서 금산교회에 설교자가 필요해서 최의덕 선교사는 머슴인 이자익을 조사로 세웠다. 주인 조덕삼은 놀랍게도 이를 기뻐하며 하인의 설교를 들으며 교회를 잘섬겼다. 그 당시 사회의식으로 봐서 혁명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교세가 더욱 확장되자 장로를 세우게 되었는데 주인 조덕삼은 떨어지고 머슴 이자익이 피택 되었으니 많은 교인들이 긴장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조덕삼은 자기집 머슴이 장로된 것을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며 잘 섬겼으며 그해에 크게 헌금하여 예배당을 신축하게 되었는데 지금도 전라북도 문화재 136호로 남았있는 ‘ㄱ’자 형의 예배당이다. 조덕삼 장로는 젊은 이자익 장로를 평양 신학교에 입학시켜 평양신학교 8회 졸업생이 되게 하여 금산교회 담임목사로 초빙해서 당회장으로 섬겼다고 한다(1915.9.20부임). 머슴이었던 젊은이를 세워주고 키워서 목사가 되게하고 자신은 섬기는 모범이 된 사례는 세계에 내어놓고 간증해도 손색없는 감동실화이다. 이자익 목사는 그후 3회에 걸쳐 장로교단 총회장으로 사역한 한국교계의 큰 지도자가 되었으며 조덕삼 장로의 후손들은 계속해서 금산교회를 섬겨오고 있다. 그아들 조영호 장로, 그손자 조세형 장로가 대를 이어가는 섬김의 향기는 지금도 넓은 들 김제평야의 지평선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다. 조세형 장로는 우리가 잘 아는 주일대사였고 4선 국회의원이며 전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을 역임한 정치인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영혼을 다시 한번 세척하듯 시원하고 향기로운 이야기를 접하고 우리교회 제직임명과 장로 장립식을 맞이하여 모든 제직들이 이와같은  겸손과 섬김과 충성으로 주인되신 예수님의 마음을 시원케 하는 추수마당의 얼음냉수 같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잠 25:13). 요한은 그의 서신 요한삼서 4절에서“내가 내 자녀들이 진리안에서 행한다 함을 듣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없도다”하였다. 조덕삼 장로님 뿐만 아니라 많은 교회의 일꾼들이 이처럼 섬기고 충성 했기에 한국교회는 세계교회사에 유래없는 성장을 이룰 수가 있었다. 그와 같은 분들은 세상에서는 유명하지도 않고 빛나지 않아도 하늘나라에서는 별처럼 빛나고 있을 것이다. 가장 만나고싶은 동역자, 가장 존경할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 조덕삼 장로님같은 분들이 이시대에도 많이 일어나길 열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