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관계, 합유관계 등 이해 필요

 A와 B는 사업을 같이 하는 관계인데 최근 서울에 상가건물 하나를 공동으로 구입하게 됐다. 건물지분은 각자의 투자금액을 기준으로 하여 A가 5분의 4를, B가 5분의 1을 소유하는 것으로 하여 건물등기부에 지분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최근에 5분의 1 지분을 가진 B가 A와는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고 무단으로 상가건물을 C에게 임대하여 임대보증금 5000만원을 받고 매월 임차료도 500만원씩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A는 어떠한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A는 임대보증금 5000만원 중 자기의 지분(5분의 4)에 해당하는 4000만원을 B로부터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매월 임차료 500만원 중 자기의 지분에 해당하는 400만원도 B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B는 임대보증금은 자신의 것이 아니므로 A에게 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매월 임차료도 자신의 노력으로 임대하여 벌어들인 수입이므로 A에게 돌려줄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과연 누구의 주장이 타당할까?

 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가건물에 대한 소유관계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A와 B는 상가건물에 대하여 지분등기를 마쳤는데, 지분등기는 각자의 지분 비율만큼 분할적으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으로서 공유관계에 있다. 소유관계에는 이와 같이 각자 지분의 자유로운 처분이 가능한 ‘공유관계’ 이외에도, ‘합유관계’가 있는데 이는 조합재산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조합원 각자가 자신의 지분이 있더라도 마음대로 분할처분하지 못하며, ‘총유관계’는 종중재산, 교회재산과 같이 아예 지분이 존재하지 않고 종중자체나 교회자체에 소유권이 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위 사례는 A와 B 각자가 지분을 서로의 동의 없이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공유관계에 있는데, 공유관계에서도 지분처분이 자유롭다 하더라도 지분 처분이 아니라 공유물 자체(상가건물)를 다른 사람에게 ‘처분’하는 경우에는 다른 공유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한편 ‘관리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지분권의 과반수가 찬성하여야 하고, ‘보존행위’는 지분비율과 무관하게 공유자 각자가 자유롭게 행할 수 있다(민법 제264조, 265조).

 위 사례에서 공유자인 B가 공유물인 상가건물을 C에게 임대한 행위는 상가건물을 통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종의 ‘관리행위’로 분류된다. ‘처분행위’는 위 상가건물을 다른 사람에게 아예 매도하는 등의 행위를 말하며, ‘보존행위’는 단지 건물의 현상을 유지하는 행위를 말하기 때문에, B의 행위는 ‘관리행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민법 제265조는 공유물의 관리행위시에는 지분권자의 과반수에 의하여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5분의 1 지분권자로서 과반수 지분권자도 아닌 B가 공유물인 상가건물을 A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C에게 임대한 행위는 민법 제265조에 위반하여 무효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B가 C로부터 받은 매월 임차료 500만원 중 A의 지분에 해당하는 400만원은 지분과반수의 찬성이 없어 무효가 되는 관리행위를 통하여 벌어들인 수입이기 때문에 부당이득이 되어 A에게 반환되어야 한다.

 반면에, B가 C로부터 받은 임대차보증금 5000만원은 결국 B가 C에게 반환하여야 할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상태라서 B가 자신의 수입으로서 부당이득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A의 지분에 해당하는 4000만원을 B가 A에게 반환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91다23639판결).

 한편, A는 자신의 지분에 해당하는 5분의 4만큼의 상가건물이 C에 의하여 무단으로 점유당하는 피해를 입고 있는 상태에 있고, C의 점유는 무효인 관리행위에 의하여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A는 불법점유자인 C를 상대로 하여 불법점유를 원인으로 한 부동산인도청구를 할 수 있다.

법무법인 백석 (법조인선교회)